충돌하는 은하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암흑물질’이 우주 전체에 퍼져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1970년대 말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를 비롯한 몇몇 은하가 눈에 보이는 물질의 중력만으로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떤 빛도 내지 않지만 질량을 가진‘암흑물질’이 우주에 널리 퍼져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보이지 않아 관찰할 수 없을뿐더러, 눈에 보이는 물질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독립적인 중력효과를 계산하기 어려웠다.
미국 애리조나대 덕 콜로웨 교수팀은 100만년 전 초속 4600km으로 충돌한 2개의 은하로부터 생성된 1E 0657-556이라는 은하를 관찰해 암흑물질의 중력 효과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으로 1E0657-556 은하의 가스구름 분포를 분석해 은하의 질량 중심을 구했다. 그러나 질량 중심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 은하의 운동을 관찰한 뒤 얻어낸 질량 중심과 일치하지 않았다. 두 은하가 스쳐지나갈 때 전하를 가지고 있는 가스구름은 상호작용하며 그 자리에 남았지만, 전하가 없는 암흑 물질은 그대로 통과해 분리됐던 것.
콜로웨 교수는“눈에 보이지 않는‘암흑물질’이 빈 공간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 결론내리고, 이를‘네이처’온라인판 8월 22일자에 발표했다.
시카고대의 신 케롤 교수는“이 연구성과는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는 중요한 결과”라면서도“암흑물질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고 수정된 중력이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