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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교의 미를 한껏 자랑하는 스위스의 겐터교.(왼쪽위)일본의 타타라대교는 현재 세계에서 경간이 가장 큰 사장교이다.(오른쪽아래).1986년 당시 세계 최장이었던 캐나다의 아닉시스교.이후 합성형 사장교가 주류를 이룬다.


다리를 케이블로 들어올려 교각 수를 줄이는 사장교(斜張橋, cable stayed bridge)의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차량이 다니는 다리로 건설된 것은 1955년 독일의 쉬트름순트교(경간 1백83m)가 처음이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기에는 적은 수의 케이블로 다리를 들어올렸기 때문에 케이블이 매우 굵어야 했고 이를 설치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또한 케이블의 설치 간격이 매우 넓었기 때문에 힘을 받는 다리 상판도 두꺼워야 했으며 시공하기도 어려웠다.

만일 케이블의 간격이 좁히고 케이블 수를 늘린다면 힘을 분산시킬 수 있어 케이블의 굵기가 작아지고, 다리의 두께도 얇아져 시공이 쉬워진다. 컴퓨터의 발달로 어려운 수학적인 문제가 해결되자, 1967년에 케이블 간격이 좁은 대신 여러개의 케이블을 사용한 프리드리히 에베르트교(경간 2백80m, 케이블 굵기 1백23mm, 케이블 간격 2.24m)가 등장했다. 이러한 다중 케이블 형식은 교각과 교각 사이의 경간을 넓혀도 한 케이블에 걸리는 힘이 작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과 다리를 연결하는 부위를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어서 사장교를 일반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1970년대 들어서는 사장교의 장대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1969년 독일의 크니교는 최대 경간 3백19m의 기록을 세웠으나, 이듬해인 1970년 두이스버그-듀엔캄프교(3백50m)에 의해 그 기록이 갱신됐다. 다시 1975년에 프랑스의 성 나자이르교(4백4m)가 건설됐다. 이처럼 사장교의 장대화 추세가 나타나면서 많은 다리에서 바람에 대한 검토와 실험이 시작됐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는 교각간의 거리가 긴 사장교에 일반적으로 무게가 작은 강재를 사용했으나 공사비와 유지관리의 경제성을 필요로 할 때는 콘크리트를 사용해 사장교가 보편화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서면서 사장교의 건설은 주춤했고 규모도 예전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출발한 북미지역에서는 1980년대에 사장교의 건설이 활발해졌다. 1986년 건설된 캐나다의 아낙시스교(경간 4백65m)는 당시 세계 최장일 뿐 아니라 합성형 사장교를 선보인 최초의 다리다. 합성형 사장교란 강재와 콘크리트를 합성해 상판을 만들어 시공의 효율성과 구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방식이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합성형 사장교가 주류를 이뤘으며 서해대교 사장교도 이와 같은 형식이다.

1995년 프랑스에 지어진 노르망디교와 1999년 일본에 지어진 타타라대교는 각각 경간이 8백56m, 8백90m로서 사장교 기술의 단계를 급격히 끌어올린 혁신적인 성과다. 사실 사장교가 현수교 형식에서 발전했지만, 그전까지는 현수교만큼 넓은 경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노르망디교와 타타라대교는 사장교의 적용범위가 현수교 영역으로 확대된 예다. 긴 중앙부는 가벼운 강재로, 짧은 좌우 양쪽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거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다리들은 복합사장교로 분류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장대화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사장교는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형식의 설계가 가능하듯이,시공도 기술자의 선택 폭이 대단히 넓어 설계와 시공 그 자체가 기술자에게 부여된 하나의 창조작업이라고 할수 있다.앞에서 소개한 큰 규모의 다리들 외에도 공원의 보도교,도로상의 육교 등 작은 규모의 다리,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같이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필요로 하는 곳에 미적인 감각을 한껏 살릴 수 있는 아름다운 다리,사장교가 만들어지고 있다.

200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박찬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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