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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의학]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망친 전염병의 정체는?

▲UMR 6578 Aix-Marseille Université, CNRS, EFS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묻힌 나폴레옹 원정군의 유골. 프랑스 근위대 복장에 달렸던 단추가 보인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연구팀은 시신의 치아에서 고(古)DNA를 채취해 분석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이 나폴레옹의 프랑스 육군을 괴롭힌 전염병의 정체를 밝혀냈다. doi: 10.1016/j.cub.2025.09.047  


1812년은 나폴레옹에게 절망적인 해였다. 전 유럽을 정복한 최강의 프랑스군은 이때 러시아를 침공했고, 겨우 반 년 사이 무려 30만 명이 넘는 병사를 잃었다. 러시아 원정 패배는 나폴레옹은 물론, 전 유럽의 역사를 극적으로 바꿨다.


지금까지 역사학자들은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 굶주림, 전염병이 큰 인명 손실을 일으켰다고 봤다. 특히 러시아 원정에 참여한 의사들은 발진티푸스, 이질, 참호열 등의 전염병이 군대에 떠돌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연구팀은 러시아에서 후퇴하다 사망해 현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뉴스에 묻힌 프랑스 병사들의 시신을 분석했다. 전염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병사 13구의 치아에 남은 DNA 잔해인 고(古)DNA를 긁어냈다. 이후 고DNA 염기서열을 기존의 미생물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해 어떤 병원체의 DNA가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파라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균(Salmonella enterica subsp. enterica)과 재귀열의 원인인 보렐리아 레쿠렌티스(Borrelia recurrentis)의 DNA가 검출됐다. 파라티푸스는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재귀열은 이나 진드기에 물려 전염되는 급성 감염병이다. 연구팀은 고DNA 분석에서 이전에 프랑스 군대에 유행했다고 알려진 발진티푸스나 참호열 원인균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에 관해 한국의 생물정보학 전문가인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나폴레옹군의 인명 손실에 관해 정확한 답을 주는 논문은 아니지만, 나폴레옹군의 이동이 살모넬라균 등 병원체 확산을 일으켰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표본 수가 적고, 게놈 해독량이 적은 점 등이 한계일 수 있다”면서도 “역사학이 과학화되는 큰 흐름 속의 연구이며 앞으로 수십년 간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0월 24일자에 게재됐다.

 

▲Wikimedia Commons
독일 화가인 아돌프 노르텐이 그린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퇴각’. 러시아 원정에서 프랑스 육군은 굶주림, 전염병에 시달리며 엄청난 패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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