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를 아십니까?”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주목받으며 ‘줄기세포’는 누구나 한 번씩 입에 올리는 말이 됐다. 그렇지만 위 질문을 받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
동아사이언스에서 새로 내놓은 ‘줄기세포’는 이런 답답함과 궁금증을 한 권으로 속 시원히 해결해 준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인 박세필 박사와 카톨릭의대 오일환 교수, 그리고 동아사이언스 기자들이 함께 펴내 문외한이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 책은 줄기세포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기 쉬운 오해를 하나씩 풀어준다. ‘어른 몸에도 줄기세포가 있다’ ‘난자와 정자도 줄기세포로 만들 수 있다’ ‘줄기세포로 유방 성형도 가능하다’ 모두가 사실이다.
줄기세포는 성인의 몸에도 있으며, 골수뿐만 아니라 피부, 혈관, 근육, 간, 신장 폐 등 수많은 장기에 들어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난자와 인공정자 생산은 인공배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유방 성형과 대머리 치료까지 가능해 앞으로 맞춤 미용 시대가 온다.
저자들은 줄기세포 연구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가 황우석 교수를 주목하는 이유,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 한국에 세워지는 세계줄기세포허브 등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미국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와 지난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강원래는 척수손상 환자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치매로 고생하다 사망했다. 이들의 병도 줄기세포로 고칠 수 있을까.
학자들은 척수손상을 입은 리브나 강원래의 경우 줄기세포는 부분적인 손상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치매는 대뇌피질 전체가 독성 단백질 때문에 망가지는 질병임으로 줄기세포를 이식해도 치료는 역부족이다.
저자들은 “줄기세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선천성 유전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세포를 떼어내 복제한 줄기세포 역시 유전자 결함을 안고 있다. 따라서 병을 치료할 수 없다. 즉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후천성 난치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만 유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책은 다양한 의문을 곧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Q&A’ 형식으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줄기세포의 전문가인 저자들이 직접 제공한 사진과 다양한 자료가 돋보이며, 꼼꼼한 일러스트는 줄기세포의 여러 주제를 한 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꾸며져 있다. 무엇보다 아직도 ‘줄기세포는 식물의 줄기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