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그늘에서 커온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라는 차세대 운영체제(OS)를 발표하면서 거인 IBM에 창끝을 겨누었다. 이를 응징하기 위해 거인 IBM은 숙적 애플과 손잡고 '핑크'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윈도우즈 NT와 핑크의 대결'로 요약되는 차세대 OS 싸움의 승자는?
이제까지는 주로 하드웨어 측면에서 올해 PC시장의 판도변화를 그려보았다. 그렇다면 PC를 움직이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즉 운영체계(OS) 측면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가. 그 어느때 보다도 OS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PC가 고성능화 되면서 PC를 움직이는 운영체제 또한 고성능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PC용 운영체제시장은 IBM 호환기종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도스(MS-DOS)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하드웨어 부문에서 16비트에서 32비트의 고성능 시스템으로 주력제품이 옮겨가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OS부문에서도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채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가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해 PC시장에서 자리를 굳히게 됐다. 도스가 문자 입력방식으로 운영됐던 것에 반해 윈도우즈는 그림화면과 마우스로 간편하게 명령어를 선택, 조작할 수 있고 모든 면에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유닉스에 도전하는 '윈도우즈 NT'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가 인기상승하자 IBM은 OS/2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발표해 윈도우즈와 대결을 펼쳤고, IBM 호환 PC 대열에 맞서 매킨토시 군단을 이끌고 있는 애플컴퓨터 역시 OS 성능을 강화한 '시스템7'을 발표했다. PC의 기술발전에 따른 고성능 OS 개발경쟁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에도 OS 분야의 신기술 개발경쟁이 한걸음 진전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 애플컴퓨터 IBM 등 주요업체들에서 새로운 기술을 채용한 OS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신제품 OS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나갈 것인지는 순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도스에 이어 GUI방식의 OS 윈도우즈로 차세대 OS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윈도우즈 NT'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사용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윈도우즈 NT는 윈도우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다 뛰어난 처리능력과 통신기능, 그래픽기능 등을 강화시킨 OS로 그야말로 '차세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윈도우즈 NT는 하드웨어 이식성이 뛰어나 어떠한 하드웨어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데스크톱 PC 뿐만 아니라 워크스테이션 등에서도 이용될 수 있는 OS로 소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윈도우즈 NT는 PC시장에는 물론이고 워크스테이션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크스테이션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운영체제인 유닉스(UNIX)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윈도우즈 NT가 나올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명성만으로도 유닉스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거나 올해 모습을 드러내게 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NT는 PC용 OS의 기술진보는 물론 PC와 워크스테이션간의 구분이 점차 의미를 잃어가는 현재의 컴퓨터시장의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IBM과 애플의 합작품 '핑크'
PC분야 뿐 아니라 오랫동안 컴퓨터업계의 거인으로 불려온 IBM 또한 OS/2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과의 OS 경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93년중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NT와 호환성을 갖는 OS/2의 새로운 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아직까지 IBM이 OS경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매킨토시 PC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애플도 시스템 7의 확장버전을 계속 발표,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IBM과 공동으로 개발작업을 벌이고 있는 새로운 OS '핑크'(Pink)를 올해안에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BM과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는 새로운 OS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91년에 설립한 탤리전트사에서 개발중인 핑크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신기술인 객체지향형 기법을 도입한 OS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올해의 OS시장은 그야말로 PC시장의 거대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벌이는 신기술 경쟁이 모습을 드러내는 한 해로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애플 등이 OS시장에서 벌이는 한판승부의 승리가 누구에게로 돌아갈 것인지는 순전히 사용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아직 그 결과는 누구도 쉽사리 점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대형 업체들의 차세대 OS 개발경쟁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PC사용은 보다 효율적이고 쉬워진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