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최대한 스릴을 즐기려면 어디에 앉아야 할까요?"
대학 입시에서 심층면접과 논술의 비중이 한층 높아지는 가운데 만일 대학 면접에서 이런 문제가 나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정답 맞추기에 급급한 요즘 교육으로는 선뜻 대학이 원하는 깊은 수준의 설명이 어렵다. 그러나 롤러코스터에 작용하는 알짜힘의 방향과 가속도 등 물리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이 문제는 어렵지 않다(정답은 왼쪽 아래).
한국물리학회가 직접 6명의 대학교수와 4명의 교사를 뽑아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배우는 '힘과 운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책을 내놓았다. '속보이는 물리-힘과 운동 뛰어넘기'다. 휴대폰의 진동 모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힐리스(바퀴 달린 신발)를 신으면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지, 번지 점프를 하면 속도가 얼마나 커지는지, 큰 차와 작은 차 중 교통사고가 날 때 어떤 차가 안전한지 등 실생활과 관련된 재미있는 문제를 통해 학생들이 물리개념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나온 물리 참고서 대부분은 교과서의 물리 공식을 설명할고 문제를 푸는데 급급해 개념과 원리의 정확한 이해에 소홀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정작 대학에 와서는 개념 중심의 물리 강의를 따라가지 못해 애를 먹는다. '학력 저하'라는 말도 나왔다.
대학 교수들이 대거 참여한 이 책은 친절하고 정확한 설명을 통해 책을 읽기만 해도 물리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2002년 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홍명보의 승부차기를 놓고 '힘의 작용과 반작용'에 대해 설명하며 '물리학적으로' 홍명보의 발도 아팠다고 너스레를 떤다. 내신이나 수능 시험은 물론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심층면접을 대비하는데 최고의 학습서로 손색이 없다.
중ㆍ고교 교과서는 다루지 않는데도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내용도 이 책에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장력을 설명할 때 물체 내부의 원자들 사이에 투명한 용수철이 있다고 가정하고 원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장력의 원인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는 기존 교과서와 크게 달라 대학 교육까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인천기계공고 최은정 물리 교사는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페이지마다 물체의 운동 상태와 그 때 작용하는 힘을 재미있게 표현한 일러스트가 가득하다. 어려운 물리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독자들의 머리 속에 쏙쏙 넣어준다. 마지막에 있는 '책을 다 읽고나서' 코너는 결코 놓치지 말자. 물리학자들이 '찍어준' 중요한 실전 문제인 만큼 시험에 대비할 때 효과적이다.
한국물리학회ㅣ 1952년에 창립돼 물리학의 응용·보급에 이바지해 왔다. 현재 11개의 분과와 7개의 지부, 6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정상의 학회다. 네 종류의 학회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물리홍보지, 물리용어집과 일반 물리학 실험교과서를 발간해 물리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답 : 롤러코스터의 속력은 뒷부분이 레일의 꼭대기를 지나며 급격히 빨라진다. 롤러코스트에 작용하는 알짜힘과 롤러코스터의 운동방향이 같기 때문이다. 맨 뒤에 앉은 사람이 가장 빠르게 추락할 뿐 아니라 가장 긴 구간에 걸쳐 짜릿한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