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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안내하는 몸속 미시세계

제1회 의학인체사진전 출품작

지난 5월 막을 내린 '제1회 의학인체사진전'에 출품된 몇몇 작품을 소개한다. 의사들이 직접 연구나 진료를 하면서 얻은 인체 사진들에 미학적 의미를 담아 출품했다. 이번 사진전은 대한의사협회 제31차 종합학술대회의 일환으로 대한의학회와 충북대 의학연구정보센터의 후원을 받아 마련됐다.

01. 깊은 바다 속 산호 
강석진·수원 성빈센트병원 임상병리과


심해 바닥에서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산호 같다. 내시경으로 대장암 조직을 떼어낼 때 묻어나온 정상조직을 광학현미경 100배 배율로 찍은 작품. 대장 점막 사이사이에 진하게 염색된 부분에서는 중성 점액이, 파랗게 염색된 부분에서는 산성 점액이 분비된다.
 

깊은 바다 속 산호


02. 잠수하는 물총새 
강석진·수원 성빈센트병원 임상병리과

총알처럼 날쌔게 물속으로 들어가 먹이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이름 붙은 물총새. 이 새가 사람 몸 안에도 있나? 사실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부위를 내시경으로 떼어낼 때 묻어 나온 정상조직. 먹이를 향해 물속으로 돌진하는 물총새를 포착한 듯하다. 광학현미경 200배 배율로 찍었다.
 

잠수하는 물총새



03. 가면무도회
박찬흠·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배우 중 누군가 이런 가면을 쓰지 않았을까. 코를 성형수술 할 때는 고어텍스 같은 물질을 넣는다. 환자의 코에 넣었다가 모양이 잘 맞지 않아 다시 꺼낸 고어텍스를 전자현미경 40배 배율로 찍은 작품. 고어텍스의 원래 색깔은 흰색이다.
 

가면무도회


04. 사막의 블랙홀
이도형·경기 일산백병원 안과

갈색 모래로 뒤덮인 사막의 모래사구가 시커먼 구멍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모습. 헤극등현미경으로 홍채가 찢어진 환자의 눈을 찍은 작품이다. 가운데 까만 원은 동공, 주위의 까만 배경은 홍채 뒤에 있는 수정체, 허물어지는 모래는 찢어진 홍채. 눈을 얻어맞거나 부딪치면 홍채가 찢어진다.


사막의 블랙홀


05. 엄마가 쓰던 바늘꽂이
이경호·부천 성가병원 피부과

실이 감겨있는 바늘과 옷핀 여러 개가 꽂혀 있는 바늘꽂이. 사실은 사람 피부에 달라붙어 옴을 일으키는 옴진드기를 편광현미경 200배 배율로 찍은 작품이다. 옴에 걸린 부위는 심하게 가렵다. 바늘과 옷핀 모양은 옴진드기 몸에 붙어있는 가시.


엄마가 쓰던 바늘꽂이


06. 지구를 찾아온 외계인 ET
박지영·서울 삼성제일병원 진단병리과

26주 만에 죽은 태아의 콩팥 단면 육안 사진. 태아를 부검한 결과 콩팥에 혹이 생기면서 구멍이 뚫리는 병 때문에 유산됐다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ET’에서 소년 엘리어트와 순수한 우정을 나누는 외계인을 닮았다. 눈 부위는 콩팥에서 만든 오줌이 모이는 신우.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있다.
 

지구를 찾아온 외계인 ET


07. 파란 장미
서연림·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파란색 장미꽃밭. 특수 염색한 장딴지 신경조직 단면을 광학현미경 400배 배율로 찍은 작품이다. 이 환자는 말초신경이 양파껍질 모양처럼 증식하는 유전병에 걸렸다. 장미꽃에서 연한 분홍색을 띠는 부분은 슈반세포 돌기, 파란색은 콜라겐이 침착된 것, 붉은 점은 슈반세포의 핵이다.
 

파란 장미


08. 벚꽃 사이로 보이는 하늘 서연림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흐드러지게 핀 봄의 여왕 벚꽃. 꽃잎과 줄기 사이로 파란 하늘이 살짝살짝 보인다. 줄기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실 뇌에 있는 별아교세포의 돌기. 이 세포가 갖고 있는 세포골격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항원과 항체가 결합하는 면역반응을 이용해 염색한 다음 광학현미경 200배로 찍은 작품이다. 파란 점은 염색되지 않은 희소돌기아교세포다.
 

벚꽃 사이로 보이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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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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