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일어난 뒤 무려 130억년이 지나서야 형성되기 시작한 은하가 있다는 사실이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 그 주인공은 태양계에서 4500만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난쟁이 은하 ‘I 쯔비키 18’로 약 5억년 전부터 형성됐다.
120억살로 추정되는 우리은하를 비롯해 대부분의 은하는 빅뱅이 일어난 뒤 10억년 전후에 형성됐다. 따라서 이 은하는 거의 태아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I 쯔비키 18의 나이를 알 수 있었던 것은 허블망원경의 뛰어난 감도 때문. 오래된 은하의 내부에는 수명이 다해 가는 적색 거성이 존재한다. 또 성간 가스의 조성도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높다. 별 내부의 핵융합 반응과 초신성 폭발로 인해 가벼운 원소가 많이 소모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I 쯔비키 18 내에는 적색 거성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성간 가스도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별의 형성이 아직 활발하지 않다는 증거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버지니아대 트린 튜안 교수는 “수소와 헬륨은 빅뱅이 일어나고 처음 3분 동안 만들어진 원소들”이라며 “이 은하를 연구하면 초기 우주에서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