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의 여성들도 현대여성에 못지 않은 품질의 화장품을 사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 리차드 에버쉐드 교수팀은 기원후 150년경 것으로 추정되는 크림의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네이처’ 11월 4일자에 보고했다. 지난해 여름 런던 부근의 고대 로마 사원 유적지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이 크림은 당시 통의 뚜껑을 열자 크림을 떠내던 손가락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완벽했다.
연구자들이 밝힌 이 크림의 주성분은 녹말과 동물지방으로 각각 40% 정도를 차지한다. 녹말은 지방의 번들거리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화장품에서도 이런 용도로 쓰이기 때문.
한편 이 화장품에는 석석(錫石), 즉 주석의 원석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크림을 희게 만들기 위한 처방이다. 에버쉐드 교수는 “녹말과 지방을 섞으면 괜찮은 핸드크림이 나오지만 여기에 석석을 더하면 반투명한 흰 크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자들이 이 처방을 재현해 만든 크림은 흰색이다. 연구자들은 “고대 로마의 여성들은 흰 피부를 선호했다”며 “사치스럽게 장식된 용기도 이 크림이 고급 화장품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