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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망원경으로 즐기는 가을밤 페르세우스

맨눈관측엔 페르세우스 운동성단, 사진관측엔 캘리포니아성운

 

페르세우스자리와 페르세우스 운동성단^다른 성단에 비해 너무나 흩어져 있어서 성단처럼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엄연한 성단이다. 사진에서 밝은 알파별 주위에 보이는 많은 별들이 바로 운동성단이다. 페르세우스자리에는 가을철 은하수가 지나간다.


맑고 투명한 가을의 밤하늘. 이곳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3대 육안성단의 하나인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이 있다. 메두사의 목을 단칼에 벤 그리스 신화의 용사, 페르세우스가 별이 돼있는 자리를 찾아가 10월 밤하늘의 주인공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을 만나보자.

눈으로 볼 수 있는 3대 성단

성단은 수천-수만개 별들의 모임이다. 이 가운데에는 별들이 좀 성기게 모여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산개성단이라고 한다.

산개성단이 태양계에 가까이 위치해 있다면, 그 성단은 넓은 범위에 퍼져 개개의 별들로 빛난다. 그래서 산개성단은 맨눈으로 볼 때 뿌연 구름처럼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별무리처럼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태양계 가까운 곳의 산개성단은 오히려 망원경에서 너무나 퍼져 있어 성단임을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맨눈으로 봐야 별들이 군데군데 성기게 모인 성단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넓게 퍼져있는 산개성단이 밤하늘에 3개 있다. 황소자리의 히아데스성단, 머리털자리의 머리털산개성단, 그리고 이번호 주인공인 페르세우스자리의 운동성단이 그것이다. 이 세 성단은 맨눈으로 보기에도 개개의 별들이 밝으면서도 각각 흩어져 있어 쉽게 확인될 뿐 아니라 별자리와 어울리며 나름대로 특별한 멋을 보여준다.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알파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성단이다. 지구로부터 2천광년 떨어져 있는데, 이 정도 거리는 우주공간에선 꽤 가까운 편이다. 성단을 이루고 있는 별은 대략 1백여개로 그 가운데에서 눈으로 보이는 별만 10여개나 된다.

운동성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구성 별들이 대단히 뚜렷하게 동일한 방향으로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즉 이 별들은 우주공간에서 같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을 본 참에 그 근처에 위치한, 가을철 볼 수 있는 가장 큰 성운인 ‘캘리포니아성운’도 한번 둘러보자.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이 육안으로 관측하기에 훌륭한 대상이라면, 사진으로 관측하기에 멋진 대상은 캘리포니아성운이다.

캘리포니아성운은 페르세우스자리의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이 성운은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반면 사진에서는 의외로 너무나도 잘 나타난다. 초보 아마추어들이 표준렌즈 카메라로 페르세우스자리를 찍은 별자리 사진에서도 그 붉은 모습이 쉽게 확인될 정도다. 밝기가 비교적 고르고 크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의 소형카메라를 사용한 짧은 노출 사진에서도, 망원경을 사용한 장시간 노출 사진에서도 캘리포니아성운은 잘 나타난다. 그래서 사진관측가들에게 가을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관측 대상으로 꼽힌다.

신화 속 한가족이 박혀있는 곳
 

캘리포니아성운^붉은색의 거대한 성운이 동서로 펼쳐져 있는 이 캘리포니아성운은 가을밤의 가장 유명한 붉은색 발광성운이다. 성운의 내부에 마치 검은 눈처럼 성운이 엷은 둥근 영역이 존재한다. 이곳을 흔히 캘리포니아의 눈이라고 부른다.


캘리포니아성운은 가을철에 볼 수 있는 가장 큰 성운이다. 성운의 겉보기 크기가 긴 변이 1백50′, 짧은 변이 40′가량으로 대략 달 5개에 해당할만큼 대단히 크다. 이름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성간가스의 양이 태양의 2백40배나 된다.

이 성운은 바로 남쪽에 위치한 4등성 별인 크시별에 의해 빛나고 있다. 성운은 별빛을 받아서 빛을 낸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운들은 그 주변에 밝고 큰 별을 포함하고 있다.

페르세우스자리는 카시오페이아자리의 남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부근에 안드로메다자리, 세페우스자리와 함께 신화의 한폭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와 결혼을 하는데 안드로메다의 아버지가 세페우스고, 어머니가 카시오페이아다. 한가족이 하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페르세우스자리를 찾기는 매우 쉽다. 이 별자리는 가을철 북쪽하늘을 흐르는 은하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가을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자. 그리고 별이 가장 많이 빛나고 있다고 느껴지는 하늘 방향을 선택하자. 그러면 페르세우스 지역에 이를 수 있다. 또다른 길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별자리인 카시오페이아자리를 통해서다.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면 바로 페르세우스자리에 도달한다.

페르세우스 알파별은 페르세우스자리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흔히 페르세우스자리는 사람 인(人)자로 그려지며 알파별은 그 중앙에 있다. 이곳은 페르세우스 용사의 오른쪽 옆구리에 해당한다. 페르세우스자리의 알파별은 밝기가 2등성으로 상당히 밝다. 그래서 별자리에 조금만 익숙하면 알파별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은 이 알파별을 둘러싸고 있다.

캘리포니아성운은 어떻게 찾아갈까. 페르세우스자리의 알파별에서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2번째로 밝은 별인 알골이라는 변광성에 이른다. 캘리포니아성운은 알골에서 동쪽에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보일까. 페르세우스 운동성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던 별무리다. 다만 너무 넓게 퍼져 있어서 과거에는 성단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 대상을 별도의 장비 없이 맨눈으로 쉽게 감상할 수 있다.

가을철 북쪽하늘 높은 곳을 맨눈으로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분명 다수의 별들이 모인 밝은 별 하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페르세우스자리 알파별이며 운동성단의 중심이다.

찾기 어렵다면 페르세우스 별자리를 익혀 그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을 찾는다. 그 다음 이 별을 중심으로 주변에 둘러싼 10여개의 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성단은 구성하는 별들의 집중도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화려한 맛은 없다. 대신 맨눈으로도 보인다는 사실이 대단한 장점이다. 주의 깊은 관측자라면 이 성단을 찾은 다음 보이는 별들의 위치를 기록해보자. 좁은 영역 안에서 의외로 많은 별들이 눈에 보인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쌍안경이 있다면 좀더 멋진 구경을 할 수 있다. 쌍안경으로 보이는 운동성단의 별의 개수가 늘어난다. 쌍안경에서 쉽게 보이는 별의 밝기인 10등급보다 밝은 별들이 대략 70개를 헤아린다. 은하수에 위치해 있어서 운동성단의 주요 별들이 빛나는 배경으로 잔별들이 깔려있다.

망원경이 있다면 이제 캘리포니아성운을 관측해보자. 이 성운은 소형쌍안경으로도 볼 수 없다. 다만 하늘이 아주 좋다면 천체망원경으로 가장 밝은 부분만 겨우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대상의 진정한 장점은 사진에서 나타난다. 비교적 밝기가 고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의 노출에도 의외로 쉽게 찍히며 그 모습도 뚜렷하다. 그래서 많은 아마추어들에게 멋진 천체사진 대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페르세우스자리^페르세우스자리는 카시오페이아자리와 안드로메다자리에서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200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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