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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멸종기 다가오나

영국서 20년간 나비개체수 71%감소

 

점박이푸른부전나비(Maculinea arion)는 1979년 영국에서 멸종됐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모기를 죽이기 위해 살포한 DDT가 새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고발했다. 과학자들은 카슨의 말처럼 수많은 생물이 인간에 의해 멸종되고 있다며 현시기를 ‘6번째 대규모 생물 멸종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몇몇 조류 연구에 의해서만 입증될 뿐이었다. 게다가 조류는 지구 생물종의 0.6%에 불과해 전지구적인 생물 멸종에 대한 증거로는 불충분했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새와 나비, 식물의 개체수가 지난 40년 사이 최고 71%까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나비의 개체수 감소였는데, 지구 생물종의 54%를 차지하는 곤충이 멸종위기에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6번째 멸종기 가설에 대한 강력한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 자연환경조사위원회의 제레미 토머스 박사팀이 지난 3월 19일자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나비 58종의 개체수가 71% 줄었으며, 조류는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1천2백54종의 개체수는 40년간 28% 감소했다.

지구는 이미 크게 5번의 대멸종을 경험한 바 있다. 2억5천만년 전,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멸종이었다는 폐름기 대멸종 때는 당시 생물의 96%가 사라졌다. 이는 공룡을 멸망시켰던 가장 최근의 대멸종인 6천5백만년 전(백악기)보다 3배나 큰 규모였다.

이밖에 1억9천8백만년 전(트라이아스기), 3억5천7백만년 전(데본기), 4억3천5백만년 전(오르도비스기)에도 대멸종이 일어났다.

이날 사이언스에 함께 실린 영국 개방대의 칼리 스티븐스 박사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의 대규모 개체수 감소는 축산업과 화석연료가 원인이었다. 영국의 초지 68군데를 조사한 결과 화석연료의 연소나 가축의 배설물을 통해 토양에 축적된 과도한 양의 질소가 생물종의 20%를 멸종에 이르게 했다는 것.

미국 듀크대의 스튜어트 핌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생물 멸종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은점표범나비(Boloria euphrosyne)는 1970년대 이후 잉글랜드 남부 산림지대에서 사라졌다.
 

200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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