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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사진 색깔 실제와 달라

빨강 필터 대신 가져간 적외선 필터 때문

 

색을 보정하지 않은 화성사진. 오른쪽 아래 컬러판의 색이 원래색(아래 사진)과 다름을 알 수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을 탐사하면서 수집한 영상을 연일 보내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NASA가 공개한 화성 사진의 색상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이 밝혀졌다.

지난 2월 10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화성마니아들의 주장을 인용해 NASA의 화성 사진 일부에서 탐사로봇에 장착된 색상판이 원래와 다른 색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즉 파랑판은 분홍색으로, 초록판은 갈색으로 각각 변했다는 내용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보통 컬러사진은 원하는 대상을 빨강, 초록, 파랑의 3색 필터로 각각 찍은 3장의 사진으로 만든다. 하나의 필터로 찍은 사진은 흑백이지만 3장의 사진을 합성하면 하나의 컬러사진이 완성된다. 물론 이 사진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정확히 같지는 않다.

그런데 화성 탐사로봇에는 빨강색 필터 대신 적외선 필터가 장착돼 있다. 여기에는 화성의 철광물과 같은 암석성분을 좀더 쉽게 구별하기 위한 과학적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적외선 필터를 쓰면 가시광선의 일부 정보가 왜곡되기 때문에 컬러사진을 만드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적외선 필터로 찍은 사진을 파랑, 초록 필터로 각각 찍은 두장의 사진과 합성하면 컬러사진이 완성되는데, 이 컬러사진에서는 파랑판이 분홍색으로 바뀌고 초록판은 갈색으로 바뀐다.

그래서 NASA가 실제 색을 구현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갈색, 파랑, 초록, 주황 4색 컬러판이 들어간 ‘보정장비’다.

NASA는 탐사로봇이 화성의 주변 풍경이나 대상을 촬영할 때 이들 컬러판을 함께 찍도록 했다. 컬러판의 진짜 색은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지구에 전송된 화성 컬러사진에서 컬러판의 색을 원래대로 보정하면 화성의 컬러사진은 실제 색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문제가 된 일부 화성 컬러사진은 NASA 과학자들이 제대로 색을 보정하지 않고 공개한 것이다. 실제 색에 가깝게 보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해프닝인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29일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NASA가 화성 사진에서 컬러를 조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NASA가 화성 탐사로봇이 보내온 영상을 필터로 조작해 일반적인 인식처럼 붉은색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심지어 생명체의 존재를 감추려고 초록색으로 된 표면 일부를 없앴다고 주장했다.

물론 NASA의 컬러 보정과정을 조작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갈색, 파랑, 초록, 주황 4색 컬러판이 들어간 ‘보정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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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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