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력으로 달리는 버스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승객들은 앞으로 넘어지고, 서 있던 버스가 갑자기 출바하면 승객들은 뒤로 밀립니다. 이런 일은 왜 일어날까요?
동전과 함께 관성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봅시다. 책상 위에 카드를 놓고 그 위에 동전 하나를 올려놓은 뒤 카드를 천천히 잡아당기면 동전은 그대로 따라옵니다. 그렇지만 카드를 빠르게 잡아 당기면 동전은 카드에 얹혀서 따라오지 않고 그대로 있게 됩니다. 천천히 잡아당길 때는 카드와 동전 사이에 마찰력이 작용해 카드와 동전이 함께 움직이지만 카드를 빠르게 잡아 당기면 마찰력보다 훨씬 큰 힘이 카드에 작용하기 때문에 동전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게 된답니다. 이는 관성 때문이죠. 여기서 관성이란 정지해 있는 물체는 그 물체에 직접 힘이 가해지기 전에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이것을 정지의 관성이라고 합니다.
관성을 이용한 본격적인 실험을 함께 해봅시다. 관성의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실험 1. 동전의 다이빙
컵 위에 카드를 올려 놓고, 그 위에 동전을 올려 놓은 뒤 카드를 잡아 당겨서 동전을 컵 속에 넣어 보세요. 재빠르게 카드를 당기면 보기 좋게 컵 속으로 동전이 다이빙을 합니다. 잘 안되면 몇 번 연습해 보세요. 카드를 흔들지 않고 매우 재빠르게 당기면 잘 될 것입니다.
①유리컵 위에 카드를 올려 놓고 그 카드위에 동전을 올려 놓는다.
②카드를 재빠르게 당긴다.
③보기 좋게 동전이 컵속으로 다이빙한다.
실험 2. 아슬아슬한 동전의 곡예
컵의 테두리 위에 신문지를 가늘고 조금 길게 잘라서 걸쳐 놓고 그 종이 위에 동전을 두 개 올려 놓은 뒤 종이의 끝을 한 손으로 잡고 자를 이용해 종이를 내려치면 종이만 빠져나오고 동전은 아슬아슬하게 테두리 위에 그대로 있습니다.
①컵 테두리 위에 신문지를 가늘고 길게 걸쳐 놓고 그 위에 동전을 올려 놓는다.
②종이 끝을 한 손으로 잡고 막대로 종이를 내리친다.
실험 3. 굴러가지 않는 동전
폭 3㎝ 정도의 신문지를 책상 위에 길게 걸쳐 놓고, 그 종이 위에 10원짜리 동전을 세운 뒤 종이의 끝을 한 손으로 잡고 자를 이용해 종이를 내려치면 종이만 빠져 나오고 동전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습니다. 와우!
①폭 3cm정도의 신문지를 책상 위에 길게 걸쳐 놓고 그 위에 동전을 세운다.
②종이 끝을 한 손으로 잡고 막대로 종이를 내려치면 동전을 쓰러지지 않고 그대로 서 있다.
보너스 실험.삶은 달걀과 날달걀 구분하기
여러분은 삶은 달걀과 날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구분할 수 있습니까? 관성을 이용하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느냐구요? 자, 함께 실험해 볼까요.
①삶은 달걀은 잘 돌고 날달걀은 잘 돌지 않는다. 도는 달걀을 정지시켰을 때 이내 멈추면 삶은 달걀. 계속 돌려고 하면 날달걀이다.
②달걀에 실을 테이프로 붙여 감아 놓는다.
③실이 풀리면서 금방 멈추면 샮은 달걀(오른쪽), 실이 다시 감기면서 돌면 날달걀(왼쪽)이다.
삶은 달걀과 날달걀을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각각의 달걀을 돌려 보십시오. 삶은 달걀은 잘 돌지만 날달걀은 잘 돌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삶은 달걀은 그 속이 굳어 있어서 껍데기와 속의 내용물 전체가 한 덩어리가 돼 돌지만 날달걀은 속이 액채상태로 돼 있어서 껍데기와 함께 돌지 못합니다. 즉 액체 상태인 속은 '정지의 관성'에 의해서 회전하지 않고 정지해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달걀의 회전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달걀로 한 가지를 더 실험해 볼까요? 삶은 달걀을 팽이처럼 돌린 다음 순간적으로 손을 대어 정지시켰다가 손을 떼면 달걀은 더 이상 돌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달걀은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회전하고 있는 날달걀에 순간적으로 손을 대어 정지시켰다가 손을 떼면 날달걀은 정지하지 않고 다시 돌기 시작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운동의 관성'때문입니다.
날달걀이 회전하면 속에 든 것은 껍데기의 회전을 따라가지 않고 방해합니다만(정지의 관성), 회전하는 날달걀에 갑자기 정지시키는 힘을 가하면 달걀의 껍데기는 바로 정지하더라도 이번에는 속에 든 것이 즉시 정지하지 않습니다.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운동의 관성). 움직이고 있는 물체는 방해하는 힘이 직접 작용하지 않으면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또 다른 성질이 있습니다.
달걀을 이용해서 한 가지 실험을 더 해 볼까요?
삶은 달걀과 날달걀에 각각 테이프를 붙여 실을 고정시킨 뒤 고리를 만듭니다. 고리에 손가락을 끼워 놓고 달걀을 돌려서 실을 꼰 뒤 손을 놓으면 달걀이 돌기 시작합니다. 삶은 달걀은 실이 풀렸다가 감기면서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또 다시 반대 방향으로…. 이렇게 몇 번이고 되풀이 합니다. 삶은 달걀이 마지막으로 정지할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날달걀은 속에 든 내용물이 액체이기 때문에 처음 회전하는 방향으로 계속 회전하려는 관성이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쉽게 정지합니다.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는 관성
자, 그럼 관성에 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합시다.
관성이란 물체의 성질중의 하나로 외부에서 힘을 주지 않거나 또는 힘이 작용하더라도 그 합력이 0인 경우에는 그 물체가 자기의 운동 상태(또는 정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0이 아닐 때에는 그 물체가 일정한 시간 동안에 변화시키는 속도의 크기가 유한한 값을 가집니다.(무한히 커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물체의 관성이 클수록 그 물체에 작용하는 힘에 대해 단위 시간 사이에 속도를 변화시키는 양은 적습니다. 이러한 관성의 크기가 곧 질량인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관성도 비례해서 커집니다.
무거운 물체를 움직이게 하기도 힘들지만, 움직이면 그만큼 정지시키기도 힘듭니다. 이것을 뉴턴의 운동의 제1법칙, 또는 관성의 법칙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