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어린 시절 꿈을 간직한 안드로메다은하

2백20만광년 밖 수천억개의 별무리

가을은 하늘이 맑아 별을 보기 좋은 계절이다. 별이 반짝이는 가을밤, 어린시절 만화영화의 꿈을 안고 하늘 높이 빛나는 대형은하 안드로메다를 찾아가보자.

최초로 관측된 외계은하 안드로메다


대단히 장대한 모습의 안드로메다 은하는 북반구에서 가장 밝고 큰 은하다. 우리은하와 매우 비슷 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우리은하 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은하를 보면 된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우 리은하와 같은 국부은하군에 속해 있으며 우리은하보다 조금 더 크고 별 수도 많다. 주변에 두개 의 위성 은하가 보인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은하철도 999’란 만화가 있다. 주인공들은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를 여행을 한다. 은하철도의 최종목적지는 어디일까? 바로 안드로메다은하다. 안드로메다은하!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과학소설에서 때로는 꿈과 희망의 장소로, 때로는 무시무시한 외계인의 고향으로 안드로메다은하가 나온다. 대부분 인류의 문명에 필적할 뛰어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살고 있다. 안드로메다은하의 어떤 점이 이 은하를 소설의 단골 배경으로 만든 것일까.

안드로메다은하는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은하들 중 가장 밝고 큰 대형은하다. 이 은하는 어두운 밤에 맨눈으로도 쉽게 확인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래전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은하이기도 하다.

안드로메다은하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954년 페르시아의 천문학자였던 알 수피(Al-Sufi)가 쓴 별에 관한 책에 나온다. 이 책에서 안드로메다은하는 안드로메다자리 누별(ν) 부근에 있는 작은 구름으로 묘사돼 있다. 물론 당시에는 이것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외부은하로 알려진 두번째 대상은 남반구의 마젤란은하로서 16세기 네덜란드의 항해가들에 의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안드로메다은하를 체계적으로 연구했던 사람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르 장티(Le Gentil)다. 그는 천체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은하를 관측하다가 1749년 이 은하의 위성은하인 M32를 발견했다. 또다른 위성은하인 M110은 메시에가 1773년에 발견했다.

안드로메다은하에는 지금도 안드로메다성운이라는 이름이 남아있듯이 초기에 우리은하 내의 성운으로 알려져 있었다. 1924년에야 이 대상이 다른 별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형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외부은하라는 단서는 유명한 천문학자 허블에 의해서 밝혀진다. 허블은 당시로선 가장 큰 망원경이었던 구경 1백인치 헤일망원경을 이용해 4천장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천체사진을 찍었다. 그는 이 사진들에서 하늘에는 수많은 은하들이 있으며 그 은하들은 수많은 별들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 은하들이 우리은하 내부의 존재인지 외부의 존재인지는 여전히 애매모호했다.

그러던 1923년, 허블은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역사적인 사진 한장을 찍었다. 그 사진에는 세페이드변광성 하나가 찍혀있었던 것이다. 세페이드변광성은 주기와 밝기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변광성으로 천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가장 정밀한 방법 중 하나를 제공하는 열쇠였다. 이 변광성에 의해 안드로메다은하까지의 거리는 이전에 알려져 있던 10만광년이 아니라 무려 93만광년으로 늘어났다.

이것은 사실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10만광년은 우리은하 내부 천체임을 의미했지만, 90만광년이면 우리은하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또다른 천체임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이것은 이전에 알려진 우주의 크기를 수십배 이상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은하란 우리은하와는 별도로 외부에 존재하는 수천억개의 별이 나선형, 또는 타원형으로 모인 새로운 천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보다 정밀한 관측 결과 현재 안드로메다은하는 2백20만광년 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괴물에 희생될 뻔한 안드로메다 공주

안드로메다은하가 위치한 별자리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 공주의 이름이다. 안드로메다의 아버지는 케페우스왕이며 어머니는 허영심이 많은 카시오페아였다. 카시오페아는 항상 바다의 요정보다 자신이 더 아름답다고 떠벌리고 다녀 요정들의 미움을 샀다. 참다못한 요정들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카시오페아를 혼내 달라고 요청한다.

포세이돈은 카시오페아를 벌하기 위해 괴물 고래를 에티오피아로 보냈다. 괴물 고래의 습격으로 나라가 황폐해지자 케페우스왕은 이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탁에 따라 안드로메다 공주를 제물로 바치게 된다.

이때 부근을 지나던 페르세우스가 바위에 묶여 괴물 고래에게 희생되기 직전의 안드로메다를 발견한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이용해 괴물 고래를 돌로 만들고 그녀를 구한다. 안드로메다는 자신을 구한 페르세우스와 결혼해 함께 살았고 훗날 죽은 후 밤하늘의 별자리가 됐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안드로메다자리는 한밤중에 하늘 높이 떠오른다. 안드로메다자리는 페가수스자리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페가수스 사각형에서 보면 세번째 별인 안드로메다 베타별(β)을 지나 북쪽으로 다시 세번째 별인 누별(ν) 옆에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다. 그래서 흔히 안드로메다은하의 주소를 ‘3가3번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베타별은 2등성으로 상당히 밝은 별이며, 누별은 4등성이다. 그러므로 그 위치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안드로메다은하는 맨눈에도 잘 보인다. 그렇다고 도심에서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메다은하를 보기 위해서는 어두운 하늘이 필요하다. 적어도 도심 불빛이 없는 시골로 가야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안드로메다은하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희뿌연 구름처럼 매우 흐릿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처럼 뚜렷한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구름처럼 떠다니지도 않고 고정되어 있으면서 흐릿하게 빛나는 모습은 일종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흐릿한 대상이 빛의 속도로 2백20만년이나 걸리는 먼 곳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새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안드로메다은하는 맨눈으로 보면 상당히 큰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지만 뚜렷한 형체를 알기란 어렵다. 좀더 뚜렷이 보기 위해서는 쌍안경같은 보조도구를 이용해야 한다.

전형적인 나선은하

쌍안경에서 보이는 모습은 좀 색다르다. 다른 은하들과 마찬가지로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은하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은하의 나선팔을 뚜렷하게 느끼기는 어렵다. 다만 중심 부분이 상당히 밝고 타원형이라는 사실만 확인된다. 대략 쌍안경 시야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날씨가 좋을수록 더욱 크게 보인다. 안드로메다는 달을 대략 6개 가량 늘어놓은 크기로 보인다.

천체망원경에서 보이는 모습도 쌍안경과 그리 다르지 않다. 은하의 모습은 좀더 밝고 커지지만, 여전히 경계는 불명확하다. 은하가 커서 망원경의 시야를 벗어나기 때문에 흡사 시야에 연한 커텐이 쳐진 듯한 느낌이 은하의 표면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줄 뿐이다. 안드로메다은하를 망원경으로 볼 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안드로메다의 두 위성은하다. 이중 M32는 매우 밝아서 잘 보이는데, 크기가 작아 초보자들은 별과 구분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별보다 크고 타원으로 일그러져 있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M110은 M32보다 보기 어렵다. 크기는 좀더 크지만 매우 흐릿하다. 그러나 소형망원경에서도 관측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안드로메다은하의 웅장한 모습을 망원경에서 그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서 관측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밤하늘에 있는 수많은 은하들 상당수는 안드로메다은하를 축소시켜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망원경의 구경이 매우 커진다면, 안드로메다 내부에 있는 수많은 구상성단과 산개성단을 볼 수 있으며, 이것은 또다른 재미를 제공해준다.

이달의 밤하늘에 어떤 일이?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떨어진다
 

(그림)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위치


10월의 새벽이 되면 추위와 함께 한겨울의 별자리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새벽이 되면 한겨울철 별자리들이 남쪽하늘 중앙에 올라온다. 10월 22일에는 겨울의 왕자인 오리온자리에서 유성들이 쏟아진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유명한 핼리혜성을 그 모혜성으로 하고 있다. 즉 핼리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조각들이 유성우의 근원이 된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그 관측 역사 또한 대단히 오래됐다. 최초의 기록은 서기 288년 중국의 것으로 보인다. 문헌에는 ‘이날 비처럼 유성이 떨어져 내렸다’고 쓰여 있다. 그 뒤에도 수차례에 걸쳐 문헌에 기록되었으며 특히 1400년대에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극대일은 10월 22일이다. 이 유성우는 다른 유성에 비해 극대시각이 그리 뚜렷하지 않으며 2-3일의 비교적 긴 기간을 갖고 있다. 극대시각에 떨어지는 유성우는 시간당 약 20개 가량이다.

올해의 경우 10월 22일은 월령 26일로서 그믐에 가까운 달이 새벽에 떠오르는 날이다. 달의 방해가 거의 없는 만큼 관측 조건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날 오리온자리는 자정을 넘어가면 동쪽하늘에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새벽이 되면 남쪽하늘 높이 위치한다. 오리온자리가 떠오를수록 점점 더 많은 유성이 보이게 될 것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역사·고고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