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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공동조상 가진 진흙 생명체

후구동물 중 가장 원시적인 형태

스웨덴의 호수에 사는 민달팽이처럼 생긴 초라한 생명체가 인간과 공통된 조상을 갖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과 DNA를 공유한다고 이번에 밝혀진 생명체는 80여년 전 처음 발견된 제노튜벨라(Xenoturbella bocki)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막스 텔포드 박사팀은 제노튜벨라가 인간이 속해있는 후구동물 그룹에 속한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 8월 21일자에 발표했다.

후구동물이란 동물의 배 발생 과정에서 원구라는 구멍이 항문이 되는 동물을 가리킨다. 후구동물에는 불가사리 같은 극피동물과 어류, 포유류 등 척추동물이 속해 있다. 바다밑 질퍽한 곳에서 사는 제노튜벨라는 일반적인 후구동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뇌나 성 기관 물론 입이나 항문 같은 관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동안의 DNA 분석은 제노튜벨라를 홍합이나 굴과 같은 쌍각조개류로 분류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이는 제노튜벨라가 조개류를 먹기 때문이었다.

텔포드 박사팀은 스웨덴 피오르드의 수심 1백m 아래 부드러운 진흙에서 제노튜벨라를 채취했다. DNA를 추출해 비교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제노튜벨라가 후구동물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라는 결론을 내렸다. 텔포드 박사는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제노튜벨라는 지금것 발견된 무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인간과 가까운 친척이다”며 “이 작은 동물이 인간처럼 오랜 시간을 진화해왔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롭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인간의 오랜 진화과정을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노튜벨라에 대해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번식과정은 물론 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가앞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초라한 외형을 지닌 제노튜벨라가 인간과 비슷한 DNA를 갖 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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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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