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어팝토시스 유도인자’(AIF)라는 물질이 신경세포의 사멸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발견은 뇌졸중, 간질 등 뇌질환과 뇌진탕, 당뇨병 등으로 인한 뇌손상을 치료하는데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의 주인공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의학과 유성운 박사.
유박사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평소 머물러 있는 AIF라는 물질이 신경세포가 사멸 시 세포핵으로 자리를 옮겨 활동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내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7월 12일자에 발표했다.
유박사는 임신중인 쥐의 태아에서 뇌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다음 특수 물질로 유전자를 손상시켰다. 그런 후 컨포컬 현미경이라는 특수 미세 광학현미경으로 세포 내 변화를 관찰하고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뇌의 신경세포는 보통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멸과정을 밝히는 것이 뇌질환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AIF는 세포사멸이 진행될 때 핵심 역할을 하며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박사의 스승인 같은 대학 테드 도슨 교수는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신경세포가 어떻게 죽는지를 이해하고 각종 뇌질환의 정복을 앞당기는데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유박사는 1999년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듬해 부인 김은경 박사와 함께 도미해 존스홉킨스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