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에서 살아남을뿐 아니라 증식도 하는 초내열성 미생물이 발견됐다. 미국 메사추세츠대 미생물학과 러브레이 교수팀은 태평양 심해 열수분출구 주변에서 채집한 미생물이 압력솥 내부의 온도인 1백21℃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8월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에게 ‘변종 12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백-3백℃의 뜨거운 물을 내뿜는 열수분출구는 심해의 산맥인 중앙해령을 따라 분포해 있다. 이곳은 지각 확장으로 불안정해 해저화산이나 열수분출구가 많아 다량의 지각 물질이 분출되고 있다. 고미생물(archae)에 속하는 미생물은 분출구 주변에서 나오는 황이나 철 등 무기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고 살아간다.
고미생물은 약 40억년 전 지구에 최초로 등장한 원시생명체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시 지구환경과 해저 열수분출구 주변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변종 121도 고미생물에 속한다.
변종 121은 3가 산화철(Fe3+)을 환원해 에너지를 얻는다. 이 녀석은 85-1백21℃에서 증식하는데, 85℃ 이하에서는 살아있지만 번식하지 못한다. 또 1백30℃에서 두시간을 둔 뒤 1백3℃로 옮기면 다시 증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이 분야 챔피언은 1백13℃에서 견딘 미생물로 그나마 1%만이 살아남았다.
이 미생물들이 어떻게 이런 극한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변종 121같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원리가 밝혀지면 초기 생명탄생의 신비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