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됐던 영화 ‘코어’에서는 정예요원들이 지구 내부의 외핵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지구물리학자 데이비드 스티븐슨은 이처럼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네이처’ 5월 15일자에서 밝혔다.
스티븐슨이 제안한 계획이 영화와 다른 점은 지구 내부로 들어갈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포도송이만한 탐사장비라는 것이다. 이 탐사장비는 지구 중심의 높은 온도와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특수한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탐사장비가 성공적으로 핵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지구 내부로 들어갈 길을 만드는 것이 관건. 스티븐슨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백-1천배 큰 핵폭탄의 폭발력이나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강한 지진(리히터 규모 7.0)의 위력으로 탐사장비가 들어갈 균열을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균열에 수천t의 액체 철을 붓고 탐사장비를 넣는다. 탐사장비는 지구의 중력에 의해 점점 깊어지는 균열을 따라 계속 들어갈 수 있다.
약 1주일 후면 탐사장비가 외핵에 도달해 지구 내부의 온도, 압력, 조성에 대한 자료를 고주파의 지진파 형태로 보낸다.
핵에 접근해 직접 지구 내부에 대한 자료를 얻는다는 것은 획기적인 계획이다. 성공하면 지각을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나 지구의 생성 과정 등에 대한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에든버러대의 케시 왈러 박사는“이 계획은 아직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정보를 전달할 지진파가 빠른 속도로 약해지는 것을비롯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