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모험이와 슬기가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집에 아무도 없었다.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아 날씨도 쌀쌀했고 체육시간에 운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배가 몹시 고팠다.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핫케이크 가루와 우유, 소시지가 있었다. 모험이와 슬기는 전자렌지로 핫케이크 가루와 우유로 빵을 만들고, 소시지를 따뜻하게 데워 먹기로했다.
하지만 모험이는 며칠 전 엄마가 고장난 전자렌지를 수리하기 위해 대리점에 맡긴 것을 기억했다. 할 수 없이 핫케이크 가루에 우유를 부어 반죽한 재료를 후라이팬에 담아 가스불을 켰다.
슬기 : 어? 이상하다. 왜 가스불이 켜지지 않지?
모험이 : 아까 집에 들어오는 길에 경비아저씨께서 점검 때문에 오늘 밤까지 가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셨잖아.
슬기 : 맞다, 그렇구나. 할 수 없지, 뭐. 차가운 소시지라도 그냥 먹을 수밖에 없겠네.
때마침 모험이는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사용했던 스테인레스 판과 전선이 아직 가방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모험이 : 잠깐만, 오빠한테 스테인레스 판과 전선이 있는데….
배가 고픈 모험이와 슬기는 빵을 굽고 소시지를 데울 수 있는 오븐이 필요하다. 이들은 어떻게 전자렌지와 가스 없이도 맛있는 빵과 따뜻한 소시지를 먹을 수 있을까.
어드벤처 1 우유팩 오븐으로 빵 굽기
■ 왜 그럴까?!
▶▶▶ 우유팩 안에서 어떻게 빵이 구워질까?
빵 반죽에는 소금과 베이킹파우더가 우유에 녹아 이온 형태로 존재한다. 이 이온들이 빵 반죽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빵 반죽은 도체가 아니므로 전기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기저항에 전류가 흐르면 열이 발생하고, 열이 빵 반죽을 익게 한다. 소시지도 마찬가지로 전류를 흐르게 하면 도체가 아니므로 열이 발생해 구워지는 것이다.
니크롬선이나 텅스텐과 같이 저항이 큰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열이 발생한다. 도선 내의 자유전자가 이동하면서 수많은 원자들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열을‘줄열’이라고 한다. 빵 반죽이나 소시지의 저항이 거의 일정하다고 본다면 전압이 높을수록 전류의 세기는 커진다. 발열량(Q)은‘Q = VIt = ${I}^{2}$Rt = (${V}^{2}$/R)t ’(V 전압, I 전류, R 저항, t 시간)이다. 따라서 저항이 일정할 때 발열량은 전압의 제곱에 비례한다.
▶▶▶ 빵이 먹음직스럽게 부풀어오르는 이유는?
빵이 구워지는 동안 부풀어오르는 것은 전기에너지에 의해 발생한 열이 빵 반죽 속에 들어있는 탄산수소나트륨(베이킹파우더)을 분해해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이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면서 공간을 만들기 때문이다.
2NaHC${O}_{3}$ → N${a}_{2}$C${O}_{3}$ + ${H}_{2}$O + C${O}_{2}$ ↑
탄산수소나트륨 탄산나트륨 물 이산화탄소
어드벤처 2 포크로 소시지 굽기
■ 왜 그럴까?!
▶▶▶ 우유팩 오븐은 자동으로 꺼진다?
빵이 다 익어 반죽에 수분이 없어지면 이온이 거의 이동하지 못한다. 따라서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열 발생이 자동으로 멈춰 빵이 더이상 부풀어오르지 않는다. 즉 우유팩 오븐은 빵이 다 구워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된다.
하지만 소시지를 구울 때는 수분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익히면 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