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과학자들이 이번에는 사람 유전자를 가진 복제양 ‘몰리’와 ‘폴리’를 생산해 또한번 화제를 모았다. 피를 응고시키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를 사람에게서 추출해 양의 젖 생산 유전자에 이식시켰다. 이제 젖에서 천연의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양들이 대거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윌멋 박사는 최근 ‘사이언스’지에서 지난 7월 몰리와 폴리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험 방법은 돌리의 경우와 거의 유사했다. 먼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그곳에 생후 26일 된 양의 체세포(돌리의 경우 다 자란 어미 양의 체세포였음)에서 얻은 핵을 이식했다. 핵의 젖 생산 유전자에는 사람의 혈액응고 단백질(IX) 생산 유전자가 주입된 상태였다.
세포는 배양기에서 분열을 거듭하며 수천개의 세포로 발생했고, 이 중 건강하게 생존한 62개의 배(embryo)가 대리모 자궁에 이식됐다. 무사히 출생한 6마리 중 사람 유전자를 지녔다고 확인된 것은 3마리. 1마리는 곧 사망하고 남은 양이 몰리와 폴리였다.
지금까지 치료제를 동물 젖에서 나오게 만드는 실험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수정란 단계에서 사람 유전자를 주입하는 것이었다. 수정란 중 2% 정도만 생존에 성공했고, 그나마 사람 유전자를 포함한 개체는 소수였다. 현재 과학자들은 폴리와 몰리가 충분한 양의 혈우병 치료제를 젖에서 생산해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