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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하고 있는 지구온도 새 빙하기는 언제 오는가?

온실효과가 빙하기의 시작을 지연시켜 줄 것이라는 빙하학자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50만년 동안 지구의 역사는 대부분 빙하기로 점철됐으며 약 10만년의 간격으로 찾아온 이상난동기후(간빙기)에 의해 이 추위가 중단되곤 했다.

과학자들은 자연이 제 본래의 과정을 거듭한다면 인간이 문명을 개척해 낸 지금의 간빙기가 2천년후 혹은 그보다 빨리 종식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자연은 반드시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기권에 전에 없이 집중된 이산화탄소가 지난 50만년간의 어느때보다도 높은 평균기온을 유지시켜 줌으로써 현재의 간빙기를 기존의 예측보다 1천년 이상 연장시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기도 한다.

빙하기의 시작이 지연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나, 많은 위험과 이상현상이 수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우리는 자연이 이제껏 경험해 온 것의 바깥 세계로 가고 있다"라고 빙하학 새클리턴 박사는 말한다.

지구의 온도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 것인가의 문제는 학계의 격렬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미 '초(超)간빙기'가 시작되었다는 주장, 혹은 초간빙기가 다음 빙하기의 시작을 지연시킬만큼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구 냉각의 원인

지난 수년에 걸쳐 해빙의 순환시기를 결정짓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빙하주기는 몇만년에 한번씩 일어나는 지구의 자전동요, 자전축의 기울기 변동, 공전궤도의 변화 등 세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이들은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태양의 각도와 거리를 변화시킨다. 이중 최단주기는 지구의 자전동요로 인한 1만9천년 내지 2만3천년 간격의 주기다. 자전축 경사가 4만1천년 간격으로 약22도에서 25도까지 변동해 발생하는 주기가 두번째 요소. 가장 긴 순환은 지구의 공전궤도가 거의 완전한 원형에서부터 타원으로 길쭉해졌다가 다시 원형으로 돌아오는 10만년 가량의 주기로, 이 순환은 그 자체의 힘만으로 직접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양대기권에 장기적이고 복잡한 영향을 미칠 뿐이다.

그러나 이들 주기가 일치할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빙하기의 정확한 예측 역시 불가능에 가까우며, 증가하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생기는 온실효과가 이 시기를 어떻게 결정 지을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인간에 의해 생성된 열기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다음 빙하기는 2천년 이내에 도래할 것이다. 지난 50만년 동안 간빙기가 1만2천년 이상 지속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생물체는 지금으로부터 1만8천년 전에 있었던 마지막 빙하기의 극한 상황에서도 생존했다. 그러나 빙하는 유럽과 북미 대부분을 뒤덮었고 바닷물을 얼려 수면을 1백m이상 떨어뜨렸다. 건조한 툰드라대가 빙하의 남단에 형성됐고 여름은 짧고 추웠다. 남반구의 경우 오세아니아주와 아르헨티나의 일부가 얼음에 덮였다.

소(小)빙하기

이러한 장기적 기후변동 위에 보다 작은 규모의 변화가 덧붙여진다. 지금부터 1천년전 기온이 갑자기 상승해 바이킹이 그린랜드와 영국으로까지 활동범위를 넓힌 적이 있으며, 한편 15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유럽의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1.7℃가량 떨어진 적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지구의 냉각현상을 2천5백년 주기의 '소(小)빙하기'라고 부른다.

완전한 빙하기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영향력을 미치는 이 소빙하기는 그 형성원인이 분명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태양에너지 방출량의 변동과 관련돼 있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이보다 작은 기후변동이 1세기를 전후하여 나타나기도 하며 보다 소규모로는 수년에 한번 찾아오는 변동도 있다. 이러한 변동의 원인중 하나로 과학자들은 화산활동과 더불어 '엘니뇨-라니나' 순환으로 알려진 태평양 적도의 해수면 온도변화를 꼽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영향

기후학자들과 빙하학자들은 대기권의 이산화탄소와 바다, 이 두가지가 장기적 기후변화에 있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확신한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증감량이 두번의 간빙기를 거친 지난 15만년간의 빙하주기와 평행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산화탄소량의 변화가 기온변동의 원인이냐 결과냐의 문제는 닭과 달걀중 무엇이 먼저인가를 묻는것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천문학자 에드워드 보일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해양퇴적물의 연구결과 빙하기에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의 상층부에서 심해로 이동하였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러한 이동으로 바다는 점차 알칼리성화하고 대기로부터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되었다. 이로인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량이 감소하면 지구의 기온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지질학자 브로커와 덴톤은 해류의 돌연한 변화가 지구의 열분배를 바꾸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들은 현재 지구의 '컨베이어벨트'인 해류가 더운 공기를 북대서양으로 전달하여 북극지방의 기온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빙산의 확산을 막고 있다고 본다. 빙하기에는 이 컨베이어 벨트가 작동하지 않았음이 고대기후의 연구결과 밝혀졌다.


대기중에 집중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인해 마지막 간빙기의 최고온도보다 더 높은 평균기온이 형성되고 있다.


새클리턴박사는 "현재의 이산화탄소량은 10만년전 간빙기의 최고치보다 훨씬 많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이산화탄소는 더욱 대기중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집중현상이 빙하기의 도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상이한 견해가 있다.

브로커박사는 '초간빙기'의 정점이 2천2백년안에 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 이후에 길고 느린 기온강하가 수세기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빙하학자 제임스 헤이즈는 "우리는 이 다음 빙하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온실효과라는 에피소드를 겪고 있으며, 이것이 끝나면 다시 정상적인 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량의 결핍이 해양대기 체계를 빙하기로 이끈 것과 같이, 이산화탄소량의 과잉은 지구과열 현상을 낳을 수도 있으며 그 결과는 예측불가능하다.

브로커박사는 주장한다. "우리는 괴상한 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체계속에서 살고 있다. 작은 촉성제가 거대한 물체를 생산해 낼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가 격변을 낳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선험적 단정이 큰 재앙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그런 체계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마지막 빙하기대 빙하의 최대분포
 

199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월리엄 스티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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