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유전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한단계 더 진척을 보였다.
지난 2월 13일 ‘뉴사이언티스트’는 1백세 이상 장수한 사람의 유전자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특정 돌연변이를 5배 더 많이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의 주세페 아타르디 박사 연구팀은 99세-1백6세 노인의 약 17%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중 1백50번째 염기서열이 시토신(C)에서 티민(T)으로 바뀌는 ‘점 돌연변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60-75세 노인의 경우에는 단 3.4%에서만 점 돌연변이가 관찰됐다.
장수한 노인들의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특정 돌연변이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는 사실은 인간 수명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하나의 염기서열이 바뀌는 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나이가 들면서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한번 손상되면 잘 회복되지 않는데, 손상된 DNA가 많을수록 세포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로부터 유전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만이 수정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가 유전된 경우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부터 받았다는 얘기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가 장수의 비결이라면, 자식의 수명에 대한 결정권은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