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는 메커니즘이 처음 밝혀졌다. 미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의 수잔 피셔 박사는 1월 16일자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수정란의 자궁벽 착상을 돕는 분자들이 수정란과 자궁벽 모두에 있으며, 이 분자들이 방출되는 타이밍이 일치해야 자궁 착상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난소에서 방출된 난자는 나팔관을 따라 자궁벽으로 이동하며, 이때 정자를 만나면 수정란을 이뤄 세포분열을 시작한다. 자궁벽을 배회하던 수정란이 자궁벽에 안착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면 임신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수정란이 어떻게 자궁벽에 착상하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며 수정란은 수정 후 6일 동안 세포 표면에 L-셀렉틴이라는 단백질을 방출하며, 자궁벽에서는 임신이 가능한 기간에 특정 구조를 가진 탄수화물을 방출된다.
자궁벽을 배회하던 수정란은 표면의 L-셀렉틴을 통해 자궁벽 탄수화물 분자와 결합해 자궁벽에 들러붙게 된다. 퍼즐 조각을 맞추듯 착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피셔 박사는 “새로운 사실을 근거로 자연수정이나 인공수정에 의해 임신을 확실히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5-40%에 머물고 있는 인공수정의 임신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현재 쓰이고 있는 호르몬을 이용한 피임약이 아닌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방해하는 새로운 피임약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피셔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