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필름을 이용해 물체가 상자 속 벽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마술을 부릴 수 있다. 또 편광필름에 셀로판 테이프를 붙이면 다양한 색과 무늬를 연출할 수 있다.
슬기와 모험이는 168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근대과학의 위대한 선구자인 뉴턴을 만나기 위해서다. 슬기와 모험이가 도착했을 때 뉴턴은 최신과학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슬기와 모험이도 뉴턴의 강의를 들었다.
뉴턴 : 가운데가 막혀있는 상자가 여기 있습니다. 이 상자의 한 곳에 공을 집어넣습니다. 외부에서 아무 일도 해주지 않는다면 이 공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옆의 상자 안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공이 갖고 있는 에너지로는 가로막혀 있는 벽을 절대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죠.
이 내용을 듣고 있던 슬기와 모험이는 뉴턴의 말이 옳지 않음을 알고 있다. 20세기에 등장한 양자역학에 따르면 낮은 에너지로도 높은 에너지 장벽을 뛰어넘을 확률이 0이 아니기 때문.
모험이 : 뉴턴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은 옳지 않습니다. 공은 상자를 나누는 장벽을 넘어 이동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아요. 1927년 훈트는 물체가 이런 장벽을 뚫고 지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인 터널링 현상을 처음으로 밝혀… 윽.
모험이는 미래의 일을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시간여행의 규칙을 어길 뻔해서 급히 말을 중단했다.
뉴턴 : 학생! 학생의 말은 그러니까 이 상자 안의 공이 다른 부분으로 이동할 수 있단 말인가?
모험이 : 예.
뉴턴 : 그럼, 이를 증명할 수 있나?
이 순간 모험이는 입을 다물었다. 이때 슬기가
슬기 : 뉴턴 선생님! 직접 눈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요.
이 말에 놀란 모험이는 슬기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때 슬기는 모험이에게 귓속말로“너무 걱정하지마, 오빠! 눈속임수를 쓰면 되잖아”라고 전했다.
슬기가 생각한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어드벤처 : 편광현상 이용한 마술상자
■ 왜 그럴까?!
▶▶▶ 두장의 편광필름으로 빛의 세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까닭은?
두장의 편광필름(편광판)으로 하나는 고정시키고 나머지는 조금씩 회전시키면 빛이 밝았다 어두워졌다 한다. 이처럼 편광판에 의해 빛의 세기가 달라지는 까닭은 빛이 종파가 아니라 횡파이기 때문이다.
자연광은 여러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퍼져나가는 빛이다. 이 빛을 걸러주는 얇은 막이 바로 편광판이다. 빛은 사방으로 진동하면서 퍼져나가는데, 이 빛이 편광판을 만나면 편광판의 살과 같은 방향의 빛만 통과할 수 있다. 이처럼 편광판을 통과해 편광판의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을‘편광’이라고 한다.
편광판 한장으로는 빛이 편광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두장을 같은 방향으로 놓으면 첫번째 편광판에 의한 편광이 다음 편광판을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두장을 서로 수직으로 배치하면 첫번째 편광판을 통과한 편광이 다음 편광판을 통과할 수 없다.
▶▶▶ 상자에 없던 막이 보이는 까닭은?
마법상자에서 서로 마주보는 두장의 편광필름은 같은 방향이므로 빛이 그대로 통과해서 밝게 보인다. 창의 가운데는 편광방향이 서로 수직을 이루는 대각선 방향의 필름이 겹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곳은 빛이 통과 못해 어두워 장애물로 막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점을 이용해 마술을 부릴 수 있다. 탁구공을 이동시켜보면 마치 장애물이 있어도 그냥 지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또는 길다란 펜을 집어넣으면 펜이 벽을 뚫는 것처럼 보인다. 마술의 효과를 높이려면 상자를 정면에서 약간 뒤쪽으로 기울어지게 놓는다. 가운데 어두운 부분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보너스 어드벤처 : 빛 매직카드 만들기
▶▶▶ 셀로판 테이프를 붙인 편광필름에서 다양한 색이 연출 되는 까닭은?
보너스 실험에서 두 편광필름 사이에 셀로판 테이프를 붙이고 편광 필름을 회전시키면 방향에 따라 물체가 만드는 아름다운 무늬를 관찰할 수 있다. 첫번째 어드벤처에서 힘을 주어 구긴 투명한 비닐을 마술상자에 넣으면 투명비닐이 갖고 있지 않았던 형형색색의 아름 다운 색깔을 나타낸다.
이같은 현상은 외부에서 물체에 힘을 가하면 물질을 이루는 분자 구조가 변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물질에 빛을 비추면 이전에는 없던 빛에 대한 반응을 보인다. 즉 구겨진 투명 물체에서 빛은 두갈래로 갈라져 굴절한다. 결국 이 빛들이 서로 만나면 간섭현상이 생기고 그 결과로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간섭무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무늬의 모양을 분석하면 각 위치에 작용한 힘의 크기를 알아 낼 수 있다.
▶▶▶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편광은?
노트북의 화면에 편광판을 놓고 회전시켜 본다. 그러면 화면이 잘 보였다가 안 보였다 한다. 노트북 화면도 편광인 것이다. 전자시계, 계산기, 액정화면도 마찬가지다. 또 책상 위에 전등을 켜고 책상면에서 반사된 빛을 한장의 편광판으로 돌리면서 보면 이때도 빛의 세기가 밝았다 어두웠다 한다. 즉 반사된 빛도 이미 편광이란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