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압의 작용을 이용하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로켓을 발사할 수 있고 주사기 속의 풍선을 크거나 작게 만들 수 있으며 플라스크 안에 풍선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펌프 내에서 물이 어느 정도 이상 내려가지 않거나 어느 높이(10m)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는 현상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자연이 진공을 무서워한다는 '진공 공포'라는 말로 표현됐으나 그 이유는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
중세 이후 갈릴레이의 제자인 토리첼리가 물 대신 수은주로 해답을 제안했으나 그것이 공기의 무게 때문이라는 사실은 파스칼이 높이에 따라 수은주의 높이가 달라진다는 실험을 통해서 겨우 알 수 있었다. 이후 펌프 분무기 사이펀 등의 여러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대기의 압력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을 몇가지 실험을 통해서 알아보자.
1. 물로켓 발사하기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밑이 둥근 플라스틱 병에 물을 1/4 가량 넣고 고무마개로 만든 분사구를 붙이고 날개를 단다. 그런 다음 거꾸로 세우고 마개를 통해 공기 펌프로 공기를 넣는다.
물병 속에 공기를 계속 넣으면 물병 속의 공기 압력이 고무마개가 막고 있는 힘보다 커지게 돼 물을 분출시키게 되고 그 반동으로 물병은 공중으로 날아가게 된다. 물로켓의 날개나 물의 양, 방향 등을 달리해 가면서 실험을 하면 더욱 재미 있다.
2. 주사기 속의 풍선크기 조절하기
주사기 속에 조그마한 풍선을 넣은 후 주사기를 눌렀다 당겼다 하면 어떻게 될까? 둥근 풍선이 납작하게 될까, 그대로일까. 아니면 모양은 그대로인 채 크기만 작아질까.
주사기의 피스톤을 누르면 주사기 속의 공기가 누르는 힘, 즉 압력이 커져 풍선은 모든 방향으로 같은 압력을 균일하게 받게 돼 작아지고 피스톤을 당기면 공기를 누르는 힘이 작아져서 풍선은 원래의 크기가 된다. 만약 주사기를 처음보다 더 많이 잡아당겼을 때는 풍선 모양이 어떻게 될 것인지 실제 실험을 해 보도록 하자.
3. 플라스크 안에 풍선 넣기
플라스크에 풍선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플라스크에 풍선을 넣고 공기를 불어 넣었다고 할지라도 풍선의 입구를 막지 않는 이상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플라스크에 고무풍선이 부풀어 오를 때 찬물로 플라스크를 식히면 풍선을 플라스크 안에 넣을 수 있다.
플라스크 안의 수증기가 액화돼 물이 되고 플라스크 안은 거의 진공이 되며 플라스크 안과 대기중의 공기 압력차이로 인해 고무풍선이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상태에서 외부의 대기압이 풍선을 누르게 되고, 이 압력이 고르게 전달돼 풍선이 안쪽으로 따라 붙게 된다.
4. 집기병 안에 삶은 달걀 넣기
집기병 안에 삶은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집어 넣을 수 있을까? 대기압보다 집기병 안의 압력을 작게 해준다면 쉽게 달걀을 집어 넣을 수 있다. 알코올을 묻힌 솜에 불을 붙여 집기병 안에서 태운 다음 집기병 위에 달걀을 올려 놓거나, 끓는 물을 집기병에 넣고 달걀을 올려 놓은 다음 찬물로 조금씩 식히면 달걀이 서서히 집기병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5. 손 적시지 않고 물 속 동전 꺼내기
물이 담겨진 접시 안에 거꾸로 백원짜리 동전이 들어 있다. 손에 물을 적시지 않고 동전을 꺼낼 수 있을까? 보통의 병 안에서 솜을 태운 후 바로 물이 담긴 접시 안에 거꾸로 세우거나 플라스크에 물을 넣고 가열한 후 물을 제거한 플라스크를 접시 안에 거꾸로 세우면 물이 서서히 병이나 플라스크 안으로 빨려 올라가게 돼 물을 묻히지 않고 동전을 꺼낼 수 있다.
6. 눈이나 찬 물로 물 끓이기
눈이나 찬물로 물을 끓게 할 수 있다. 먼저 플라스크에 물을 적당히 넣고 끓기 시작하면 미리 준비해 둔 고무마개로 막는다. 그리고 병을 거꾸로 해 끓는 것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다음 뜨거운 물을 부어본다. 물은 끓지 않는다. 그러나 눈이나 찬물을 붓게 되면 물이 끓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크 안의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끓는점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플라스틱 음료수 병을 끓는 물에 담근 다음 꺼내서 마개를 닫고 찬물로 식히면 병이 찌그러지는 것이나, 컵에 물을 가득 담고 종이를 붙인 다음 거꾸로 세웠을 때 물이 쏟아지지 않는 현상, 헤론의 분수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대기압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