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기상천외한 곤충의 감각

편광 이용해 집 찾아가는 수리거미

단순해 보이는 곤충에게도 그들만의 첨단 생존 비결이 있다. 인간의 눈보다 몇배는 뛰어난 광학망원경 시력을 갖고 있으며, 렌즈 없이 편광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한다.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인 페로몬도 알고 보면 인간언어 못지 않은 복잡한 내용을 전달한다. 상상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곤충의 감각은 어떤지 알아보자.


쌍안경 차고 다니는 깡충거미


자기 몸의 30배 정도의 높이를 제자리에서 점프할 수 있는 깡충거미는 무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시력을 갖고 있다. 깡충거미의 눈은 모두 8개다. 얼굴 쪽에는 정면을 향하고 있는 커다란 눈 두개와 측면을 향하고 있는 이보다 작은 눈 두개, 그리고 등쪽에는 중간크기의 눈 두개와 그 앞에 아주 작은 눈이 두개 있다. 이 많은 눈들이 왜 필요할까.

우리처럼 시력이 좋은 눈 두개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각각의 눈은 하는 일이 다르다. 모양과 위치가 다른 것은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미의 눈은 사람의 눈처럼 자유롭게 방향을 돌릴 수 없다. 또한 거미는 목을 돌려 전후좌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따라서 이처럼 몸 구석구석에 눈을 달아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시각정보를 각각 취합해야 한다.

거미의 뇌를 열어 눈의 구조를 보면 좀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을 향하고 있는 커다란 두개의 눈은 다른 것보다 더 길다. 망원경이 그렇듯이 관이 길어지면 초점거리가 길어져 멀리 있는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다. 대신에 볼 수 있는 시각의 영역은 좁아진다. 그래서 가운데 커다란 눈은 먹이를 정확히 잡는데 주로 사용한다. 옆에 있는 두 눈은 정반대의 구조를 갖고 있다. 관의 길이가 짧다. 넓게 볼 수 있는 대신에 해상력은 떨어진다. 이 두 눈은 주위를 살피는데 주로 사용한다. 넓게 보는 것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사실 깡충거미의 뇌에서 시각과 관련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뇌의 거의 절반은 될 정도로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의 경우 뇌에서 시각부분을 담당하는 영역은 만물의 영장답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깡충거미도 사람못지 않게 뇌의 많은 부분을 시각과 관련된 기능에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깡충거미가 우리만큼 영리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뇌의 절대적인 크기이기 때문이다.
 

깡충거미는 모두 8개의 눈을 갖고 있다. 얼굴 정면의 두눈은 멀리 있 는 사물을 정확히 보며, 옆의 두 눈은 넓은 범위를 관찰한다.



렌즈없이 특수파장 감지한다

최근 수리거미과에 속하는 거미(Drassodes cupreus)에서 8개의 눈 가운데 한쌍이 편광을 이용해 집을 찾아간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사람에게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이런 기능을 하는 눈의 구조가 나머지 다른 눈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게 생겼다는 점도 발견됐다.

수리거미과에 속하는 거미들은 대부분 8개의 눈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등 앞쪽에 있는 한쌍의 눈은 마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 거미가 집을 제대로 찾아올 수 있게 한다. 수리거미의 이같은 특징을 발견한 스웨덴 룬트대의 마리 데커 박사팀은 수리거미가 특히 해질녘과 해뜰녘에 햇빛에서 많이 발생하는 특별한 파장의 빛을 감지해 자신의 위치를 알아낸 다음, 자기 집과의 각도를 계산해 집을 찾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빛의 편광현상을 이용해 집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수리거미는 햇빛의 편광과 자신의 집 사이의 각도를 기억한다. 하루 종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닌 수리거미는 해질녘이면 다시 햇빛의 편광을 확인하고 아침에 기억했던 편광과 집 사이의 각도를 찾아 몸을 그 방향으로 튼다. 만약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편광이 15°였다면, 저녁에 다시 이 각도를 찾아 몸을 틀어 자신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햇빛은 한가지 빛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수많은 파장의 빛들이 모인 결과다. 빛은 직선운동을 하지만 그 빛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색깔의 빛들은 각기 다른 파장과 각도를 갖고 있다. 햇빛을 날아가는 화살에 비유하면 이 빛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빛들은 화살 끝에 붙어있는 깃털에 비유할 수 있다. 화살이 날아가는 방향을 X 방향이라고 한다면 어떤 깃털은 XY면으로 파동을 만들고 어떤 깃털은 XZ면으로 파동을 그리면서 날아간다. 이렇게 일정한 방향으로 파동을 그리면서 날아가는 빛을 ‘편광’이라고 한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새, 무척추동물은 편광감지기를 갖고 있으나 포유류는 편광을 볼 수 없다. 사람도 맨눈으로는 편광을 감지할 수 없다.

그러나 개미나 벌같은 곤충은 편광을 감지하는 감지기가 있어 햇빛이 대기중으로 흩어지면서 만들어내는 일정한 방향의 편광을 이용해 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이용한다. 편광의 방향과 자신의 집 사이에 생기는 각도를 이용해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들이 집에 돌아올 때 직선코스(최단거리)로 올 수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구에서 편광현상이 가장 잘 나타나는 시간이 해질녘과 해뜰녘이다. 그래서 이들은 주로 이 시간을 이용한다. 말하자면 거미는 편광이라는 ‘바늘침이 없는 나침반’을 갖고 다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우연한 실수로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다. 마리 테커 박사의 실험실에 있는 한 대학원생이 그가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깡충거미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깡충거미를 채집했는데, 그 속에 수리거미가 한마리 끼어들게 됐다. 실수였다. 그렇지만 이 색다른 거미는 머리끝에 있는 부리부리한 눈이 묘하게 생겨서 실험실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이들은 이 거미를 현미경 아래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신기한 일이 벌여졌다. 거미의 눈들 가운데 일부가 빛을 반사하지 않는 것이다. 눈에 렌즈가 들어 있다면 당연히 빛을 쪼였을 때 반사해야 마땅하다. 잘못 채집해온 이 수리거미의 눈에는 렌즈가 없었다. ‘렌즈가 없는 눈’. 이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서 수리거미가 가진 이 눈의 기능을 알아보기로 마음먹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렌즈가 없는 눈’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렌즈가 없는 눈’만을 남겨 놓고 다른 6개의 눈은 페인트로 칠해 볼 수 없도록 했다. 그런 다음 거미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든 둥근 공간에 거미를 넣었다. 그리고 거미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나온 거미에게 편광을 비춰줬을 때는 정상적으로 집을 찾아갈 수 있었지만, 다른 조건은 동일한 상태에서 편광을 비추지 않았을 때에는 집을 제대로 찾아가질 못했다.

거꾸로 ‘렌즈가 없는 눈’은 페인트로 칠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 채 이들에게 편광을 비춰주기도 하고 비춰주지 않기도 하면서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랬더니 이 거미는 편광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집을 제대로 찾아가질 못했다.

‘렌즈가 없는 눈’은 편광을 이용해 집을 찾아가는 기능을 가진 것이 분명했다. 깔때기 모양의 렌즈가 없는 눈은 명암은 구분할 수 있으나 주변을 볼 수는 없고, 특별한 파장의 빛만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숫나방은 암컷의 페로몬 냄새만 맡 고 수km 먼 길을 찾아 간다. 수 컷이 가까이 오면 암컷은 날개를 펼쳐 화답한다.
 


적은 비용으로 광고효과 극대화

몸 안을 순환하면서 생리 현상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을 ‘호르몬’(hormone)이라고 부른다. 곤충에게는 이 호르몬과 매우 비슷한 구조의 ‘페로몬’(pheromone)이라는 물질이 있다. 하지만 페로몬은 호르몬과는 다르다. 페로몬도 역시 분비샘에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그냥 몸 안에서만 도는 것이 아니라, 몸 밖으로 나가 다른 생명체에게 영향을 미쳐 그 생명체가 어떤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물질이다.

동물 사회의 여러 의사소통 수단 중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은 화학 분자를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이 냄새로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로몬 중에서 제일 먼저 알려진 것이 성 페로몬(sex pheromone)이다. 성 페로몬에 대해서 제일 먼저 연구된 대상은 누에나방이다. 페로몬처럼 화학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에는 그 화학물질을 쫙 쏘는 것이 아니라,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분비샘을 그냥 공중에 열어놓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바람이 와서 ‘쓰윽’하고 그 물질을 운반한다. 이때 성 페로몬은 바람의 방향을 따라 공기중으로 쭉 퍼져나간다. 성 페로몬이 퍼져나가는 범위 내에 숫나방이 있기만 하면 그 숫나방의 안테나를 페로몬 분자가 때리는 것이다.

숫나방은 처음에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어디서 오는 냄새인지를 알기 위해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 쪽으로 갈수록 점점 진해지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다음에는 페로몬이 진한 방향으로 거의 직선으로 이동한다. 암컷 근처에 오면 냄새가 너무 진해서 또 정확하게 방향이 안 잡힌다. 그러면 여기저기 찾다가 암컷을 만나 드디어 짝짓기를 시작한다. 그러므로 성 페로몬이 금방 날아가버리면 곤란하다. 암컷이 앉아 있는 부분에 수컷이 올 때까지는 남아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 있어도 안된다. 암컷이 성 페로몬을 뿌리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 날아가 버렸는데, 성 페로몬이 계속 남아있으면 수컷이 수km를 힘들여 날아왔어도 암컷은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 페로몬은 적당한 수준의 휘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기능에 따라 페로몬의 휘발성은 조절이 된다.

화학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은 다른 방법에 비해 굉장히 경제적이다. 약 2백 분자만 있으면 충분하므로 많은 양의 물질을 만들 필요도 없고, 조금만 만들어 공중에 노출시키면 된다. 제작비가 적게 들고 광고 효과도 아주 크다. 소리를 이용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소비하며 소리를 질러야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바람을 이용하면 된다. 정말 경제적인 방법이다.


‘양치기 소년’ 용납하는 꿀벌사회

경보음은 보통 소리의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냄새로 내는 경보음도 있다. 즉 페로몬을 분비하는 방법이다. 영어로 ‘alarm pheromone’, 우리말로는 경보 페로몬 정도로 번역되는 이런 종류의 페로몬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은 꿀벌이 분비하는 페로몬이다. 일벌들이 가끔 자기 벌집 앞에서 꽁지를 하늘로 거꾸로 세우고 침이 있는 부분을 열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바로 일종의 경보 페로몬을 분비하는 행동이다. ‘큰일 났다. 외부에서 누가 침입했다’는 경보 페로몬을 감지한 다른 일벌이 벌통에서 몰려나와 같이 공격을 하거나 협동해 위험을 물리친다. 이런 모습은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페로몬이 분비되는 일벌의 신체 일부분을 떼어내 벌통 앞에 갖다 놓으면 경보 페로몬이 분비된다. 그러면 비상 사태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다른 일벌이 순식간에 모여든다.

개미도 사회를 구성하고 살기 때문에 위급한 일이 벌어지면 동료를 불러모아 함께 대처하자는 의미의 페로몬을 분비한다. 외부에서 누가 공격해 들어왔을 때 자기 동료들을 불러모아 외부 침입자를 죽이는 과정이다. 경보와 결집을 합해 놓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 페로몬은 경보 페로몬과는 조금 구별해서 ‘recruitment pheromone’이라고 부른다. 소집 또는 징병 페로몬이란 의미다.

사회성 곤충의 집단에서는 경보음이 너무 자주 울리면 곤란하다. 그런데 개미 사회에는 조금만 공격을 받아도 소집 페로몬을 분비하는 일개미가 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했던 양치기 소년의 경우처럼 별 일도 아닌데 소집 페로몬을 분비하는 일개미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이런 경우에 이번에도 또 거짓말이겠거니 하고 관심을 갖지 않을텐데, 개미나 벌은 그렇지 않다. 소집 페로몬이 분비될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모여든다. 그 대신 소집 페로몬은 휘발성이 강하다. 그래서 울리긴 울렸는데 별 일이 없으면 금방 증발해버린다. 따라서 확 모였다가 ‘에이, 없네’하고 금방 흩어지면 된다. 만약 페로몬이 휘발성이 낮아서 빨리 없어지지 않으면 계속 모여들텐데, 금방 날아가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휘발성을 갖고 조절을 하는 것이다.


수만가지 화학물질 섞은 칵테일 페로몬

거의 모든 페로몬은 한 물질로 돼 있는 것이 아니라 칵테일처럼 몇가지 물질이 섞여있다. 칵테일은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흔들어 만든다. 이것은 화학적 의사소통 수단이 경제적인 동시에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창출해낼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여러 동물에서 다양한 화학적 의사소통이 밝혀져 있다.

어떤 동물은 이런 페로몬을 갖고 있고, 또 어떤 동물은 저런 페로몬을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잘 살펴보면 한 동물이 여러 페로몬을 동시에 모두 갖고 있다. 물론 단순한 동물도 있겠지만 꿀벌이나 개미 정도 되면 무척 복잡한 페로몬 구조를 갖고 있다. 몸 안에 여러 개의 분비샘을 갖고 각각의 분비샘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여러 종류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마치 인간이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듯이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조금씩 섞어 전혀 다른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뜻한 햇살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은 꿀벌들은 어쩌면 칵테일 페로몬을 이용해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대해 지상 토론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동물 사회에서는 냄새로 이뤄진 매우 다양한 언어구조를 통해 서로 말을 하고 지낸다. 인간도 어쩌면 냄새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도 모른다. 말을 안 해도 은근히 끌리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혹시 그 이유가 냄새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인간 시각 연구에 도움주는 파리 눈

인간 시각 연구에 도움주는 파리 눈


인간의 뇌는 아주 복잡하다. 인간의 뇌에는 ${10}^{10}$개의 신경세포가 있는데, 각각의 세포는 다시 수천개의 다른 신경세포들과 연결돼 있다. 연결된 세포는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런 엄청난 기관을 직접 알아보는 연구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뇌를 직접 조사하기 보다는 구조가 훨씬 간단한 다른 생물을 이용해 인간의 뇌를 추론해 보는 방법을 자주 이용한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많이 이용하고 있는 동물은 파리다. 파리의 뇌 신경세포는 약 105개에 불과하다. 인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러나 파리는 이 작은 뇌를 갖고도 지구에 잘 적응해 성공적으로 살아왔다. 파리와 인간의 뇌 신경세포는 구성물질, 전기적 특징, 그리고 정보를 만들고 전달하는 방식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 이런 구조적인 공통점 말고도 파리는 인간과 거의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함께 겪는다.

파리는 열이 잘 맞춰진 겹눈을 갖고 있다. 각각의 눈에는 빛에 반응하는 렌즈가 들어있다. 각 렌즈 아래에는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시각신경에 정보를 보내는데 필요한 8개의 광수용기가 들어있다. 광수용기에는 다시 세가지 형태가 있는데, 광수용기 종류에 따라 반응하는 빛이 다르고 이 때문에 파리도 사람처럼 컬러로 세상을 볼 수 있다.

빛이 눈에 들어오면 수정체를 거쳐 망막에 상이 맺히게 된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사람의 경우 이 망막의 중심부에는 약 5백만개의 광수용기가 있지만 파리는 겨우 2만4천개뿐이다. 광수용기가 적을수록 상이 뚜렷하지 않다. 파리 눈은 사람의 경우보다 해상력이 훨씬 떨어진다. 그렇지만 파리가 살아가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흔히 우리는 파리 눈에 대해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다. 파리 눈에는 멀티비전처럼 수천개의 이미지가 맺힌다고 알고 있다. 각각의 렌즈에 하나의 상이 렌즈마다 각각 맺혀 수천개의 분리된 이미지를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파리눈의 렌즈는 한 방향에서 오는 빛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 파리의 겹눈은 둥글기 때문에 빛이 들어오는 방향은 각기 다르다. 각 렌즈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오는 빛을 받아 들여 각각 다른 이미지를 만든 다음, 뇌에서 한 장의 이미지로 합성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순 박사
  • 진행

    김학수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물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