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캥거루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유대류 동물인 웜뱃은 햄스터를 닮은 귀여운 외형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몸 길이가 70~120cm, 무게가 25~40kg이나 된다. 흥미롭게도 웜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육면체 대변을 누는 동물이기도 하다.
패트리카 양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웜뱃 체내의 유체역학적 특성을 연구해 어떻게 웜뱃의 대장이 네모난 똥을 만드는지 알아냈다. 이들은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수의사를 통해 안락사된 웜뱃을 해부해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웜뱃의 장 끝에서부터 8%에 해당하는 부위에서 대변이 액체 상태에서 고체 상태로 바뀌며, 2cm 길이의 사각형 모양을 갖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내장을 비우고 긴 풍선을 불어 넣어, 웜뱃 창자의 국부변형률이 사각형의 꼭짓점 부분에서는 약 20%이지만 모서리 부분에서는 약 75%라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신축성 있는 웜뱃의 장이 모서리 부분에서 더 잘 늘어나기 때문에 대장 끝부분에서 직육면체의 대변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직육면체 모양 인공물을 만들 때는 보통 거푸집을 사용하거나 절단을 해서 만든다. 양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떻게 부드러운 유기조직이 네모꼴을 만들 수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 학술대회에서 11월 18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