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 주위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연속적이지 않고 띄엄띄엄하다. 이같은 양자효과가 중력장에서 움직이는 물체에서도 처음으로 관측됐다. 프랑스 로-랑제빈 연구소의 발러리 네스비제스키 박사팀이 성공시킨 이 연구는 ‘네이처’ 1월 17일자에 소개됐다.
자연에 존재하는 4가지 기본힘인 전자기력, 약력, 핵력, 그리고 중력의 영향을 받는 물체는 모두 이론적으로 불연속적인 에너지 값을 갖는다. 실제 중력을 제외한 다른 힘에서는 이같은 양자효과가 관측됐다. 그러나 중력의 경우 미시세계에서 다른 힘에 비해 매우 미약해 지금까지 양자효과가 관측되지 못했다.
네스비제스키 박사팀은 다른 힘에 의한 영향을 차단하고 중력의 양자효과만을 측정하기 위해 극저온 상태의 중성자를 이용했다. 실온에서 산소가 1초에 3백m를 이동하는 것에 비해 이 중성자는 1초에 8m를 갈 정도로 매우 느리다. 물론 전기적으로 중성이기 때문에 전자기력에 영향받지 않는다.
이같은 중성자를 포물선 형태로 운동하도록 탐지기를 향해 쏜 후, 중성자의 수직방향 운동을 분석했다. 그런데 중력의 영향을 받은 중성자가 15μm(1μm = ${10}^{-6}$m)의 높이를 떨어질 때 탐지기에 포착되지 않았다. 이 15μm의 높이 변화는 중력 에너지의 이론적인 양자 값인 1.41peV(1peV=${10}^{-12}$eV)에 해당한다. 즉 중성자가 15μm의 높이를 쭉 내려온 것이 아니라 점핑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많은 물리학자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립연구소의 입자물리학자 토마스 볼스는“중력의 효과가 매우 작은데도 실제로 측정할 수 있었다는데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