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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만나는 밤하늘의 기준점

2년 뒤를 기대하며 아듀 화성

추분! 밤낮의 길이가 같은 날. 태양이 하늘 위에 떠서 세상을 밝히는 시간과지평선 아래로 져 어둠이 지배하는 시간이 동일하다.
태양이 추분점에 위치하는 그때 우리는 밤하늘에서 춘분점을 볼 수 있다.춘분점은 어디에 있을까.


추분날 태양이 하늘에서 위치하는 지점을 추분점이라 한다. 물론 태양빛 때문에 추분점을 볼 수는 없다. 대신 봄에 태양이 위치하는 춘분점을 한밤중에 정남쪽에서 만날 수 있다. 춘분점과 추분점은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춘분점을 찾아보자.

추분에 잘 보이는 춘분점
 

춘분점은 밤하늘에서 가상의 지점이지만 모든 별의 위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따라서 춘분점을 찾아보는 일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다. 밤하늘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좌표계가 적도좌표계인데, 이 좌표계의 기준점이 바로 춘분점이다. 또 춘분점은 지구의 자전축을 기준으로 한 천구의 적도와 지구의 공전축을 기준으로 한 황도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물론 추분점도 천구상에서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춘분점은 밤하늘에서 항상 고정돼 있을까. 그렇지 않다. 지구의 세차운동(자전축이 지구공전궤도면에 수직인 축에 대해 23.5° 기울어져 있어 팽이처럼 뒤뚱거리며 움직이는 현상) 때문에 지구의 자전축 방향이 바뀌고 천구의 북극은 변하며 춘분점도 마찬가지로 변한다. 춘분점은 평균적으로 천구상에서 매년 약 50″만큼 동에서 서로 움직이고, 2만6천년 후에는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현재 대부분의 성도는 좌표계로 2000.0 분점을 사용한다. 2000.0 분점의 의미는 2000년 춘분점을 기준으로 모든 좌표를 설정했다는 뜻이다. 성도에서 사용하는 이 분점은 50년마다 한번씩 수정되며 1992년 이전에는 1950.0 분점을 사용했다. 만일 매년 변하는 춘분점을 기준으로 사용한다면 매우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다행히 50년마다 한번씩 성도를 교체하면 된다.

춘분점은 밤하늘에서 어디에 있을까. 평소처럼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가상의 점인 춘분점을 찾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춘분점은 추분날 밤 12시에 정남 방향에 위치한다. 추분날 자정 무렵 밖으로 나가서 하늘에서 춘분점을 찾아보자. 2000년 춘분점은 황도상의 별자리인 물고기자리에 위치해 있다. 물고기자리의 서쪽 물고기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춘분점을 찾았다면, 이곳을 기준으로 해 좌표계를 그려보자. 춘분점과 천의 북극을 잇고 이를 지평선까지 연장시키면 북점과 남점에 닿게 되고 이것이 바로 자오선이다. 또 정동지점과 정서지점, 그리고 춘분점을 잇는 큰 원을 그리면 이것이 바로 천의 적도가 된다. 마지막으로 정동에서 북쪽으로 23.5° 떨어진 지점, 정서에서 남쪽으로 23.5° 떨어진 지점, 그리고 춘분점을 이으면 이것이 바로 황도가 된다. 즉 태양이 지나가는 길이다. 이런 연습은 밤하늘에서 공간적인 감각을 키우는데 대단히 도움을 준다.

춘분점은 황도를 따라 서쪽으로 50″씩 움직인다. 50″는 눈으로 확인하기에 대단히 작다. 이제 하늘에서 춘분점이 그리는 거대한 세월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분날 밤 12시에 춘분점은 정남(남점) 하늘에 위치한다. 물론 태양이 위치한 추분점은 천구의 정반대편에 있다. 춘분점과 천의 북극을 잇고 이를 지평선까지 연장시키면 북점과 남점에 닿게 된다. 또 정동과 정서, 그리고 춘분점을 잇는 큰 원이 바로 천의 적도다. 황도는 적도와 23.5˚로 기울져 있다.


저물어가는 붉은 행성

 지난 6월 중순 지구에 근접했던 화성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 현재 초저녁 남서쪽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화성은 무더웠던 지난 여름, 그 특유의 붉은 빛으로 시선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남쪽하늘 은하수 한가운데에서 붉은 별 안타레스와 붉은 빛을 경쟁하면서 밝은 빛을 비췄던 여름밤의 화성을 기억할 것이다. 화성의 붉은 빛이 더해져 올여름은 더 더웠나보다.

이제 점차 빛이 약해지며 서쪽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간다. 현재 화성은 망원경 상에서 약간 찌그러진 원반 모습으로 크기는 가장 크게 보였던 지난 6월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겉보기지름은 11″이며 밝기는 0등급대다. 망원경으로 보면 이미 한쪽이 일그러진 모습이 나타난다. 화성의 표면을 보기엔 이미 늦어버린 시간이지만 맨눈으로 다른 별자리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기엔 참으로 안성맞춤이다.

 화성이 서쪽하늘 너머로 사라지고 나면 약 2년 뒤 다시 동쪽하늘에서 찬란한 모습을 보인다. 이때 화성은 올해보다 더욱 크고 밝아진 모습으로 진정한 대접근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2년 뒤인 2003년 8월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저무는 화성에 다시 한번 눈길을 보내보자. 아듀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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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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