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에 잘 붙는 물질(강자성체)로 대표적인 철이 높은 압력 아래에서 초전도체의 성질을 가진다는 연구결과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됐다.
자성이 초전도성과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돼왔기 때문에 철의 초전도성은 학계에 놀라움을 주고 있다. 초전도성의 이론에 따르면, 스핀이 서로 반대방향인 전자들이 쌍을 이뤄 양이온 격자를 저항 없이 통과한다. 그런데 철과 같은 강자성체는 작은 자기장에도 전자의 스핀이 한방향으로 배열되기 때문에 초전도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특히 철은 대표적인 강자성체다.
하지만 철이 항상 자성을 띠지 않는다. 높은 압력에서는 자성을 잃고 만다. 그래서 일본 오사카대의 가츄야 시미즈 연구팀은 철이 자성을 잃는 압력에서는 초전도성을 띨 수 있다는 생각에 연구를 수행했다.
시미즈 연구팀은 우선 10미크론(10-6m) 크기의 철 조각을 높은 압력이 작용하는 공간에 넣은 뒤 헬륨을 이용해 온도를 10-30K(절대온도)로 낮췄다. 그리고는 저항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압력이 대기 압력의 1만배인 15GP(기가파스칼=109P)에 이르자 철의 저항이 갑작스럽게 줄어 0에 가까워졌다. 또한 연구팀은 철에 대해 내부 자기장이 완전히 0이 되는 ‘마이스너 효과’를 관측함으로써 철의 초전도성을 재확인했다.
시미즈 박사는“새로운 초전도체는 초전도성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높은 압력에서 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앎으로써 지구의 핵을 구성하는 높은 압력의 철의 성질을 밝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