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의 피해는 화재나 폭풍 방사능 오염등 직접적 피해 이후의 정황도 비참하고 잔혹하다.
핵폭발이 불러 일으키는 이상기상 '핵의 겨울'이 그것이다.
83년4월 '칼 세이건'박사등 미국의 과학자 그룹이 '핵의겨울'에 관한 특별회의를 열고 피해를 컴퓨터 모델로 산출해냈다.
이에 의하면 오늘날 미·소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총량은 전략·전술무기를 합쳐 5만발. 총파괴력은 1만5천메가t에 이른다. 세이건박사 등은 이중 5천메가톤이 사용된 것만으로 핵의 겨울이 온다고 지적했다.
5천메가튼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직접적인 인적피해는 북반구에서 즉사 11억명, 부상5억명이 된다. 그래도 20~30억은 당분가 살아남기는 하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당분간으로 이윽고 닥아오는 '핵의 겨울'때문에 천천히 동사, 아사가 늘어갈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잇달은 핵폭발때문에 대량의 먼지와 연기가 상공30km 가까이까지 올라가 퍼져 구름 사이 조차 덮어버린다. 그 양은 1메가톤당 10만~60만톤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열선에 의해 대화재가 생긴다. 북반구 도시지역의 반인 24만km²와 그 주변의 삼림과 초원 50만km²도 소실 될 것이다. 또 플라스틱과 기타 화학물질을 사용한 생활용구가 많아 도시부에서는 유독가스가 발생될 위험도 있다.
이런결과 핵폭발 후 불과 수일간에 북반구에서 발생되는 연기는 약2억2천2백만t에 이른다. 오늘날 1년간에 세계중에서 발생되는 연기의 총량은 2억t이다. 이중 1억3천만톤이 고도 10~20km의 대류권에 이르러 오랜동안 그곳에 머문다.
고공에 퍼진 먼지와 연기로 태양광의 90%를 가려 기온이 급격히 강하된다. 바다의 보온효과 혜택을 입는 연안지역 이외에서는 여름일지라도 개전후 3주간으로 영하23도까지 내려간다. 그리고 3개월간은 영하가 계속된다.
태양광선 조사량의 감소는 기온이 내려가게 하는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둡고 추운날이 계속되면 자연생태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할수 없게되고 끝내는 고사해 버린다. 이 때문에 초식동물이 아사하고 그것은 육식동물의 사멸로 이어져 먹이 연쇄의 사슬이 허물어진다.
이 생태계의 혼란에 파고들듯이 그때까지 자연계의 '살균능력'에 억눌려있던 정체모를 세균류가 번식 만연되기 시작한다.
지하에 서식하는 쥐나 원래 방사능에 강한 곤충이 번식하여 티푸스나 말라리아 등의 감염증이 유행된다. 방사능에 의해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은 이런것 때문에 쓰러지며 그 수는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20~30%에 이를것이다.
강아나 못, 삼림이 얼어 붙으면 대기속으로의 수중기 발산이 억제되어 강우량이 줄고 물기근 사태가 빚어진다. 곡물이나 가축도 줄고 인류는 기아에 허덕이게 된다.
지구를 덮은 연기나 먼지의 '구름'은 1년쯤에서 엷어져 태양의 빛이 다시 비치게된다.
그러나 이때 또다른 공포가 생긴다. 핵폭발로 오존층의 40%가 파괴되어 지상에 이르는 자외선이 보통의 2배가 된다. 그렇게 되면 또 기상이나 생태계, 인체에의 영향을 피할수 없다.
아무 보호책도 없으면 문밖에 30분 나가있는것 만으로 자외선에 각막을 상하게돼 백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다. 식물의 20%는 이 자외선의 영향 만으로 고사될 것이며 해면에 가까운 프랑크톤도 전멸된다.
이런 비참한 '핵의 거울'은 핵전쟁의 무대가 될 북반구에서 끝나지 않고 남반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점에 대해 세이건 박사 등은 지구의 성층권과 닮은 구조를 갖는 화성의 대기권에서 일어난 사풍(沙風) 관측으로 확인하고 있다. 화성에서는 반구에서 일어난 사풍이 10일이 채 못되어 반대쪽으로 그대로 이동하는 것이다.
'핵의거울'의 타격에서 인류가 회복되는것은 언제쯤 일까 정확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 핵전쟁으로부터 10년 뒤를 세이건 연구그룹은 다음과 같이 추측하고 있다.
제1차, 제2차산업은 차츰 회복되어가나 자연상태계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더욱 수년의 세월이 있어야 한다. '종의 보고'라 일컬어 지던 열대지방에서도 그 많은 부분이 사멸되어 버렸으며 그만큼 생명의 다양성은 잃어버려졌다. 해안 연안의 생물생태계는 조금씩 식물연쇄의 체제를 갖추어 갈것이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은 해소되지 않는다. 곡물생산에 있어서는 곡물 그자체의 능력은 상당히 회복 되겠으나 관개, 비료, 해충구제등 인적 지원태세의 회복이 갖추어지지 않아 생산량은 제약된다.
사회질서, 기능은 회복에는 누구나 전력을 다할것이므로 인구증가율은 상당히 억제될 것이다.인간 자신이 갖는 여러가지 능력을 회복하기까지는 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