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그림자 놀이, 태양광선을 렌즈에 모아 종이를 태우며 신기해하던 기억, 거울로 만들어진 만화경 속에 담겨 있는 즐거운 세상. 우리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내던 이런 일들은 모두 ‘빛’과 연관돼 있다.
하지만 지구과학, 화학, 물리, 생물로 나눠지는 우리나라 과학교과서에서 이처럼 재미있는 ‘빛’의 본성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이런 안타까움을 가진 사람을 위해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시리즈가 나왔다. 그 첫번째가 ‘빛’에 관한 이야기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하자 빛이 생겨났다.” “우주는 대폭발로부터 시작됐다.” 이것은 신학과 과학이 말하는 빛의 탄생 시나리오다. 저마다의 믿음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신학과 과학이 우주와 인간의 탄생을 빛과 연관시켜 다루고 있는 것은 그만큼 ‘빛’의 중요성을 반증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정보의 70%를 시각을 통해 습득한다. 본다는 행위는 눈에 들어온 다양한 ‘정보’를 뇌가 해석함으로써 이뤄진다. 그러면 눈으로 보는 것은 모두 진실일까. 이 책은 보는 것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게다가 착시와 잔상의 다양한 예를 제시하며 우리 눈이 겪는 혼동을 직접 체험하게 해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설명과 논증을 통한 과학이 아닌, ‘보고 생각하는’ 과학을 제시한다는데 있다.
맑고 높은 하늘과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왜 푸른지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런 ‘당연한’질문을 해서 한번쯤 야단을 맞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반갑기 그지없다. 누구나 한번쯤 가지는 아리송한 질문을 끌어내 진지하게 답해주고, 생활과 자연 속에서 엉뚱한 의문을 끌어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과학이 얼마나 일상과 가까운지를 새삼 깨닫고, 이 새로운 발견에 기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당연한’ 것을 ‘뒤집어’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도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과 이미지 자료, 책의 곳곳에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최신 과학 뉴스를 소개하는 박스기사, 빛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Q&A는 물론 과학용어 설명까지 곁들어져 있다.
또 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도 가능한 과학 실험과 활동도 소개돼 있어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시리즈 첫번째 ‘드디어 빛이 보인다!’는 이제야 ‘빛’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다는 감탄의 표현이다. 빛을 통해 과학을 보고, 과학을 통해 빛을 보게 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정말 ‘드디어 빛이 보인다!’고 소리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