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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뉴스] 바이러스 먹고 사는 플랑크톤 최초 발견

바이러스만 먹어도 살 수 있는 생물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논외로 취급됐던 바이러스가 먹이사슬의 중요한 일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네브래스카-링컨대 생물과학부 연구팀은 담수에 사는 섬모충 플랑크톤인 할테리아(Halteria)가 바이러스만 섭취해도 성장과 번식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22년 12월 27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73/pnas.2215000120

 

할테리아는 길이가 15~35㎛(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인 구형의 원생생물이다. 입 주변 섬모를 활용해 먹이를 섭취하고, 몸체 중심부를 두른 섬모로 점프하듯 이동한다.

 

일부 원생생물이 바이러스를 먹이로 삼을 가능성은 1980년대부터 제기됐다. 한 미국 연구진은 해양 원생생물이 바이러스를 섭취한 사례를 2020년 9월에 최초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양 원생생물이 바이러스를 먹이로서 섭취한 것인지, 우연히 섭취한 것인지 확실치 않았다. 또 바이러스가 원생생물의 성장과 번식을 뒷받침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네브래스카-링컨대 연구팀은 우선 연못에서 바이러스를 섭취하는 원생생물을 추렸다. 연못물을 수집하고 녹조류를 숙주로 삼는 클로로바이러스를 넣은 결과 할테리아와 또다른 원생생물인 짚신벌레(Paramecium)가 바이러스를 섭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클로로바이러스의 DNA에 형광염료를 부착해 섭취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단 둘 간 차이는 있었다. 짚신벌레는 바이러스를 섭취하는 동안 크기와 개체수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반면에 할테리아는 개체수가 이틀 만에 약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클로로바이러스의 개체수는 100분의 1로 줄었다.

 

존 드롱 네브래스카-링컨대 생물과학부 교수는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먹이사슬 내 에너지 이동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이라면 전 세계 탄소 순환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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