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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으로 배우는 16비트 PC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중개인, MS-DOS

컴퓨터를 배우기 어렵게 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불친절하고 딱딱한 컴퓨터 서적들에 있다. 부담없는 귀동냥으로 16비트 PC 소프트웨어를 배워보자.

1983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사람이 아닌 컴퓨터를 선정하여 세계의 관심사가 되었던 사실을 기억하시는지? 그때 타임지의 기사는 “현재 돈을 쓰게 하는 5가지 동기유발요인이 있는데, 그것은 필요 투자 교육 관리 과시이다. 컴퓨터는 이 5가지 동기 유발요인을 모두 만족시킨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컴퓨터란 어떤 컴퓨터를 말하는가?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컴퓨터를 선정한 바로 그 주에 ‘인포월드’(Infoworld : 개인용 컴퓨터를 다루는 미국의 유력 주간지)지는 ‘올해의 걸작’으로 IBM PC를 뽑았다. 즉 타임지가 말했던 컴퓨터는 개인용 컴퓨터, 그 중에서도 IBM PC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이 IBM PC를 성공하게 만들었는가? 하드웨어가 우수하기 때문인가? 소프트웨어가 우수하기 때문인가? 그러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IBM PC보다 더 우수한 개인용 컴퓨터는 많다. 그렇다면 IBM PC의 강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IBM PC를 지원해주는 공동체(community)의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IBM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IBM PC를 지원하는 조직을 만들어 서비스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IBM PC가 오늘날과 같이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IBM PC와 같이 공동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컴퓨터는 거의 없었다.

공동체의 위력

개인용 컴퓨터의 역사를 살펴보면, 공동체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쉽게 알 수 있다. 1975년 1월 최초의 상업화된 개인용 컴퓨터인 알테어(Altair)가 도입되었을 때 공동체의 힘이 처음으로 발휘되었다. 수많은 사용자들이 알테어를 위한 프로그램을 취미로 개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개인용 컴퓨터는 취미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두번째로 공동체의 힘이 나타났던 때는 1979년 비지칼크(VisiCalc)가 출연하여 개인용 컴퓨터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누렸던 애플 II 컴퓨터의 성공도 사실은 비지칼크에 힘입은바 크다. 비지칼크는 이른바 스프레드시트(spreadsheet : 회계용으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분류)라고 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분야를 개척하였는데 이 새로운 가능성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애플을 사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였다. 결국 애플 II는 그것을 지원하는 공동체를 형성하여, 8비트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IBM PC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개인용 컴퓨터로서 성공할 수 있는 필수요건인 풍부한 소프트웨어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IBM PC는 IBM사의 명성, 개선된 하드웨어, 개방된 구조로 인하여 사용자들을 끌어 모았다. 소프트웨어 업자들도 IBM PC를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거나 애플용으로 작성했던 프로그램을 옮겨 주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수많은 소프트웨어들이 IBM PC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IBM PC가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켜야

개인용 컴퓨터는 특수한 목적에만 사용되는 컴퓨터는 아니다. 각 개인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라 하더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능을 제공하는 컴퓨터도 외면받게 된다. IBM PC는 수많은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더욱이 같은 분야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수준이나 목적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데 IBM PC에는 그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그렇다면 현재 개인용 컴퓨터가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로는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인가? 여러가지 분류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스팀 소프트웨어
●언어 소프트웨어
●문서 소프트웨어
●계산 소프트웨어
●자료 소프트웨어
●그래픽 소프트웨어
●교육 소프트웨어
●오락 소프트웨어
●유틸리티(Utility) 소프트웨어

시스팀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시스팀, 즉 IBM PC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대형 컴퓨터에서와는 달리 개인용 컴퓨터인 IBM PC는 아주 간단한 시스팀 소프트웨어만을 제공할 뿐인데, 그것이 바로 MS-DOS이다.

언어 소프트웨어란 프로그램을 작성할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로서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베이직 언어로부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C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특히 최근에 개인용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언어의 발전은 눈부셔서 대형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것에 못지 않은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문서 소프트웨어는 가장 잘 알려진 종류의 것으로서 개인용 컴퓨터의 특성을 잘 살린 매우 인기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일반적으로 ‘워드프로세서’라고 불리우는데, 문서 처리 업무는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업무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최근에는 여러가지 형태로 분류, 발전되고 있는 추세이다.

계산 소프트웨어도 문서 소프트웨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컴퓨터의 특징인 빠르고 정확한 계산 기능을 이용하여 통계처리를 하거나,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거나, 반복적인 계산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계산 소프트웨어의 분야이다. 앞에서 언급한 스프레드시트도 계산 소프트웨어중 하나로서 문서 소프트웨어와 자료 소프트웨어와 함께 업무용 3대 소프트웨어로 불리운다.

자료 소프트웨어는 데이타베이스라고 불리우는 일련의 소프트웨어를 말하는 것이다. 단순한 문서 작성을 제외한 모든 업무는 거의 모두 이 자료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업무용 소프트웨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데이타베이스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한 가정의 가계부에서 중소업체의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여러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연결한 시스팀에서 사용될 수 있는 데이타 베이스들이 나와 대형 컴퓨터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다른 소프트웨어보다는 비교적 늦게 발전한 편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경향은 사용자가 훨씬 편하고 흥미롭게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의 그래픽은 초기의 취미적인 영역을 벗어나, 정보를 보다 효과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적인 컴퓨터 그래픽의 분야에도 IBM PC가 사용될 수 있도록 각종 주변장치가 실용화되고 있다.

교육 소프트웨어는 개인용 컴퓨터의 미개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BM PC에서도 나름대로의 특성에 맞는 간단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있으며, 최근에 상용화되기 시작한 광디스크는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오락 소프트웨어는 IBM PC에는 잘 맞지 않는 듯하다. 사실 IBM PC가 성공한 것은 업무용 컴퓨터적인 성격 때문이다. IBM PC는 게임 프로그램을 작성하기에 좋은 컴퓨터는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오락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특히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와 같이 비행의 상황을 그대로 흉내내는 소프트웨어나, 자신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즐기는 모험 게임(adventure game)등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는 앞에서 이야기한 각종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도와주거나, IBM PC의 운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소프트웨어이다. 개인용 컴퓨터는 상업적인 특성때문에 여러가지 제한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유틸리티이다. 예를 들어 IBM PC에 붙이는 여러가지 주변기기를 제어한다거나, 기존의 소프트웨어가 가지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등의 일을 한다.

지금까지 IBM PC에서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을 분류하여 각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간단하게 살펴 보았는데, 이러한 소프트웨어들을 한정된 지면에 한번에 소개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몇달에 걸친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시스팀 소프트웨어인 MS-DOS를 소개하고 다음호부터 언어, 문서, 계산, 자료 소프트웨어를 차례로 소개한 다음 그래픽, 교육, 오락,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를 마지막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정보 중개인의 역할
 

(그림1) BDOS와 BIOS의 역할


IBM PC의 오퍼레이팅 시스팀인 MS-DOS를 소개하기 전에, 우선 오퍼레이팅 시스팀의 역할을 간단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오퍼레이팅 시스팀이란 것은 중개인과 같은 일을 한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사이에 앉아서 정보전달의 임무를 맡는 것이다. 즉 소프트웨어의 명령을 받아 하드웨어가 그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변환하여 전달해 주는 것이 오퍼레이팅 시스팀의 기능이다. 따라서 같은 오퍼레이팅 시스팀을 사용하는 컴퓨터라면 하드웨어가 달라도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다.

IBM PC의 오퍼레이팅 시스팀인 MS-DOS는 2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그중 한 부분은 BDOS(Basic Disk Operating System)라고 불리우며, 다른 한 부분은 BIOS(Basic Input/Output System)이라고 불리운다. BDOS는 사용자나 프로그램의 명령을 받아들여 실행하는데, 실제적인 하드웨어와는 관계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나 프로그램은 하드웨어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반면에 BIOS는 사용자나 프로그램이 내린 논리적인 명령, 예를 들어 화면, 디스크 드라이브, 프린터 등을 제어하는 명령을 해당 하드웨어에 맞는 명령으로 바꾸어준다.

앞에서 이야기한 MS-DOS에 대한 내용은 IBM PC의 사용자가 MS-DOS를 사용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MS-DOS가 제공하는 명령어 하나의 의미를 더 공부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을 소개한 서적들은 많이 나와 있으며,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기술은 또 다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MS-DOS의 선조가 CP/M이란 오퍼레이팅 시스팀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1980년을 전후하여 미국에는 많은 8비트 컴퓨터들이 공존하고 있었는데, 그것들의 대부분은 CP/M-80을 표준 오퍼레이팅 시스팀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IBM PC가 등장하기 전에는 ‘애플’사와 ‘레디오 섹’사가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자사 고유의 오퍼레이팅 시스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CP/M-80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그때 IBM사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기를 결정했다. IBM사는 하드웨어의 설계에는 자신을 가졌으나,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경험이 없었으므로 오퍼레이팅 시스팀은 외부에서 구입하기로 하였다. 이치적으로 생각하면 당시의 표준 오퍼레이팅 시스팀인 CP/M-80을 만든 ‘디지틀 리서치’(Digital Research)사가 대상이 되야 하였지만, IBM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에 CP/M을 대체할 수 있는 16비트 개인용 컴퓨터용 오퍼레이팅 시스팀의 제작을 의뢰했던 것이다.

IBM사의 주문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작한 오퍼레이팅 시스팀이 MS-DOS이다. IBM은 CP/M-80용으로 개발된 다수의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IBM PC용으로 변환할 수 있기를 원했다. 따라서 MS-DOS는 CP/M과 비슷한 여러가지 특성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파일 이름으로 8자, 확장자로 3자를 둔 것 등이다. 그러므로 애플 II나 MSX 기종으로 CP/M 오퍼레이팅 시스팀을 사용해본 사람은 MS-DOS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험난한 변천사

MS-DOS는 최초의 버전 1.0에서 버전 3.3까지 꽤 험난한(?) 변천을 거듭해 왔다. MS-DOS의 최초 버전 1.0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1981년에 ‘시애틀 컴퓨터 프로덕츠’(Seattle Computer Products)사의 SCP-86 DOS를 구입하여 개선한 뒤 발표한 것으로서 8비트 개인용 컴퓨터의 표준 오퍼레이팅 시스팀이던 CP/M-80과 상당히 유사하였다.

그러나 1983년에 발표된 MS-DOS 버전 2.0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오퍼레이팅 시스팀이었다. 이것은 유닉스(UNIX)라고 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팀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서, 하드 디스크를 지원하고, 트리(tree)구조의 파일 관리시스팀을 사용하는 등의 새로운 기능들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MS-DOS 버전 2.0 이전의 MS-DOS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한편 버전 3.0의 등장은 버전 2.0의 놀라운 성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MS-DOS 버전 3.0은 1984년에 IBM PC/AT의 발표와 함께 이루어진 것이지만 AT가 채택한 80286CPU를 충분하게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전 3.0은 네트워크(network)상에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며 여러가지 기능들이 개선되었다.

(그림2)는 MS-DOS의 발전사를 그림으로 표시해본 것이다.
 

(그림2) MS-DOS의 발전사


등잔밑이 어둡다
 

(표1) 각 버전의 MS-DOS가 차지하는 디스크와 메모리에서의 크기


IBM PC를 사용한다는 것은 바로 MS-DOS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정도로 MS-DOS는 IBM PC의 가장 중요한 환경이다. 그래서 많은 IBM PC 사용자들이 자신은 MS-DOS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등잔밑이 어두운 것처럼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어 앞에서 설명한 MS-DOS의 각 버전의 차이점을 아는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많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버전의 MS-DOS가 나올 때마다 다투어 그것을 구하여 사용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리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MS-DOS는 버전이 거듭될수록 그 기능이 개선되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의 크기도 따라서 커졌다는 사실은 잊기가 쉽다. (표1)은 각 버전의 MS-DOS가 차지하는 디스크에서의 크기와 메모리에서의 크기이다. (표1)을 보면 버전 3.2는 버전 2.1의 약 2배 정도의 메모리를 더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버전의 MS-DOS는 네트워크 기능이나 새로운 1.2M 디스크 포맷 기능 등으로 장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거나, 사용할 능력이 없는 사용자라면 아마도 버전 2.1로 만족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몇가지 사소한 버그가 있는 것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버전 2.1에서 잘 수행된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프로그램의 크기가 커지고 있고, 쓸만한 램상주 프로그램이 많이 있으므로 굳이 높은 버전의 MS-DOS를 사용하여 아까운 메모리를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MS-DOS를 잘 사용한다는 것은 생각밖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도스의 내장 명령어를 배우는 일부터 시작해서, 디스켓을 관리하고, 간단한 배치파일을 만들어 사용하는 기쁨을 즐길 수 있기까지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쳐야 한다. 더우기 램디스크를 설치해 본다거나 버전 3.0이후에서 개선되었다는 프린터 스풀러의 기능을 연구하는 등의 학구파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컴퓨터에 푹 빠지지 않는한 하기 어려운 일이며, MS-DOS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간단한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작성해본다는 것은 컴퓨터 광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이루어지는 것처럼, 어렵게만 느껴지는 MS-DOS의 복잡미묘한 기능들도 관련서적을 보면 모두 나와있는 것들이다. 다만 처음에는 그 개념을 파악하기 어려워서 그 내용을 읽어도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매일 매일의 생활도 그 방법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발전의 가능성이 있듯이 매일 매일 사용하는 MS-DOS도 꾸준하게 배우는 자세로 다루어야 한다. 보다 고급적인 수준의 MS-DOS 사용을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참고서적을 하나 추천한다면 한글로 번역은 아직 안되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프레스에서 출판된 Supercharging MS-DOS가 적당할 것 같다.

다음호에서는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들의 큰 관심사중의 하나인 언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뉴런 컴퓨터

3대의 로봇이 등장하는 첨단 연극.

주인공은 경찰로봇, 범인로봇, 또하나는 이를 구경하면서 빨리 범인을 잡으라고 야유하는 구경꾼로봇이다. 경찰로봇은 최첨단 센서를 가지고 최단거리로 범인을 추적하고 있고, 범인로봇은 경찰로봇의 움직임을 파악해 교묘하게 도망다닌다.

이는 오는 5월 일본 '후지츠'사가 자체 기술전시전에서 펼칠 연극인 '범인체포극'의 한장면이다. 이들 로봇의 중요한 특징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높여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연극의 주인공이 되려면 로봇의 두뇌인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뉴런컴퓨터'가 되어야 한다.

뉴런은 뇌의 기본 구성단위인 신경세포이다. 출생시 인간은 2백억 내지 2천억개의 뉴런을 가지고 태어나 매일 수천개씩 잃어 버리지만 전혀 새롭게 보충하지는 못한다. 뉴런은 수많은 뉴런과 연결돼 있으며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뉴런컴퓨터는 뇌세포에 해당하는 소자와 신경에 해당하는 무수한 정보전송로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뉴런컴퓨터는 스스로의 학습기능을 갖고 있어 이론적으로 프로그램이 필요없는 컴퓨터다.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노이만'형이라는 '프로그램의 명령을 한번에 하나씩밖에 실행할 수 없는' 제약을 가지고 있었다.

뉴런컴퓨터는 이러한 노이만형 컴퓨터의 구각을 벗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무수한 전송로로 부터 정보가 들어오면 개개의 소자가 독자적으로 동작하고 그 결과를 다른 소자로 보낸다. 이 동작이 반복됨에 따라 판단이 정확해지고 소자도 스스로 영리해진다는(?) 구상. 예를들어 매일 일기예보와 그 결과를 계속 입력해나가면 컴퓨터는 점차 예보와 결과의 차이를 극복, 예보의 적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뉴런컴퓨터 개발열기는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아직까지 일부 학자들 사이의 이론공방전에 머물고 있기는 하지만 점차 기업에서 관심을 갖고 뛰어들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일본의 후지츠 이외에도 NEC 히다치, 미국의 IBM DEC 등이 뉴런컴퓨터 개발의 선두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MIT의 '민스키'교수가 뉴런컴퓨터의 지지를 확실히 표명한 이후 미국에서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면서(신경생리학의 발달) 뉴런컴퓨터에 대한 관심고조는 이론적 무장을 갖추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학습하는 능력, 무수한 정보의 동시처리능력을 갖춘 뉴런컴퓨터는 몇년 내에 관념의 틀을 벗어나 현실속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 사뭇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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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탁연상 컴퓨터전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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