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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작은 발전소

낙도에도 전기공급 OK

발전소라고 하면 대규모 공장지대에서 매연을 뿜으며 밀집해 있는 시설물들이 먼저 떠오른다.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 공해가 없고 규모가 작으면서도 고효율을 발휘하는 발전소가 돌아간다고 상상해보자.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1897년 에디슨이 탄소선 전구를 완성시켜 전세계에 빛을 밝힌 이래 다양한 형태의 전기기구가 사용되면서, 전기는 인류 문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이렇듯 중요한 전기는 어떻게 생산되는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주된 발전방식부터 살펴보자.

1999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화력발전에 의한 전력생산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54.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국내의 경우 값싼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비가 낮고 발전원가가 적은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발전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체에너지원인 태양광, 풍력 등이 보급된다 하더라도 보급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기 생산의 대부분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보급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당분간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이로부터 발생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물질, 즉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시켜야만 한다. 이런 이유로 고효율, 무공해인 연료전지 발전방식이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1) 연료 전지 발전소의 구성


① 연료(천연가스, 메탄올, 석탄, 석유)
② 연료처리계
③ 수소가 많은 연료로 변환
④ 에너지 변환장치
⑤ 직류전기
⑥ 전력변환장치
⑦ 교류전기
⑧ 공기 중 산소 유입
⑨ 전기와 물 발생
⑩ 무공해 발전

연료전지 발전소는 기본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본체, 연료를 수소가 많은 연료로 변환시키는 연료처리계, 발전된 직류전기를 교류전기로 변환시키는 전력 변환장치로 구성된다.

연료전지는 근본적으로 수소와 산소를 전기·화학적으로 결합시켜 물과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장치다. 산소는 공기 중에서 얻을 수 있으며, 발전에 필요한 수소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메탄올, 석탄 등에서 얻을 수 있다. 천연가스나 메탄올 등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수증기첨가 개질법(Stream Reforming)을 이용한다. 수증기첨가 개질법은 이들 연료에 수증기를 집어넣어 촉매작용을 통해 연료 중 탄소성분과 수소성분을 분리시켜 수소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을 얻는 방법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

고효율과 무공해를 자랑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는 바로 도심에 설치될 수 있다. 규모가 크고 공해 요인이 많아 대규모 공장지대에만 출현하던 일반적인 발전소의 개념을 타파하는 것이다.

발전소가 도심에 설치되면 송·배전 설비를 절약하고 전기가 필요한 곳에 바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통상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과 같이 규모가 큰 발전소는 에너지 소비량을 쉽게 변화시키지 못하며, 효율이 낮아진다. 하지만 연료전지 발전소는 에너지 소비량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에너지 소비량에 따른 효율도 비슷하므로 소형·대형 발전소에 다같이 사용할 수 있다.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 쪽에서 소규모 연료전지 설비는 적은 투자비로 짧은 기간에 건설해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소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를 분산형 발전소라고 부른다.

앞으로 전력산업이 자유화돼 소비자와 발전 사업자들간 자유롭게 전기를 사고 팔게 된다면 소비자는 좋은 품질의 값싼 전기를, 발전 사업자는 적은 투자비로 환경 문제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발전 설비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 형태를 따져볼 때 분산전원용 연료전지가 가장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2)석탄가스화장치


집안에 갖추고 있는 발전장치

이번에는 가정 안으로 시야를 좁혀보자. 가정은 국가 전체 에너지 사용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에너지 수요처다. 가정에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에너지절약은 물론 공해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집안에 필요한 전기와 열을 외부에서 공급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보통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면 열이 발생되지만 열의 운반이 쉽지 않아 발생된 열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가정에 고효율, 무공해의 연료전지 발전기를 설치하고 도시가스 배관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 가전제품이나 조명에 이용하고 동시에 공급된 열로 난방한다면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정에너지 시스템이 될 수 있다. 또한 가정용으로 개발된 소규모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은 전원 계통과 떨어져 있어 전기가 공급되지 못하는 고립지역이나 낙도, 호텔, 병원, 음식점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

2050년 화석연료 절반 대체

우리가 쓰고 있는 화석연료가 모두 고갈된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어 현재의 문명사회를 유지시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를 생각하고 있다. 지구에 가장 많은 자원인 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소는 산소와 연소반응을 일으킬 경우 물이 되기 때문에 환경에 가장 영향이 없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다. 수소에너지는 화석연료 고갈시, 도시가스 배관망과 전기로 이뤄져 있는 현재의 에너지체계에서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수소에너지 시대에 연료전지는 어떠한 역할을 할까. 바로 에너지의 생산과 저장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력은 수소에너지 시대에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타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된 수소를 연료전지발전소에서 발전해 열과 전기를 가정 또는 공장에 공급한다. 또한 쓰고 남은 전력은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로 저장한 후 필요한 경우 다시 연료전지에 의해 발전, 공급하는 전력 저장의 역할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연료전지와 물분해장치를 연결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재생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라 부른다. 실제 독일 태양에너지연구소에서는 태양광 발전으로부터 얻은 전기를 이용,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어 이를 저장한 후 연료전지를 통한 발전과 자동차용 연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같은 내용의 연구를 진행중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21세기에 들어서면 연료전지는 초기에 전세계 발전량의 약 10%, 그리고 2050년에는 현재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설비의 절반 이상을 연료전지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 연료전지는 미래의 기술이 아닌 바로 우리 눈앞의 기술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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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임희천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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