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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수성 5월 22일 관측 최적기

태양 거대흑점 사라지는 시기

그리스 신화에는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태양을 가로질러 바삐 날아다니는신이 나온다. 다름아닌 신들의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헤르메스에서 유래된 머큐리(Mercury)라는 이름이 붙은 수성.보기 어렵다는 수성이 5월에 관측적기를 맞았다.

태양에서 가장 가깝고 빠르게 움직이는 행성은 수성이다. 화성이나 목성은 한밤중에 하늘 높이 떠오르므로 쉽게 눈에 뜨이는데 반해, 수성이나 금성은 항상 초저녁이나 새벽에만 볼 수 있다. 내행성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수성은 태양 주변만을 움직이므로 다른 행성들과는 달리 매우 보기 어렵다. 하지만 특정 시기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면 성공할 수 있다. 올해 가장 보기 쉬운 날인 5월 22일 수성 관측을 시도해보자.


5월과 6월 일몰 20분 후 수성의 위치와 모양. 5월 22일 무렵 고도가 제일 높아 관측하기 좋다.


일몰 후 주변 탁 트인 곳에서

수성의 경우 지구에서 봤을 때 태양에서 최대로 멀어지는 각도인 최대이각이 18°에서 28° 사이다. 실제 밤하늘에서는 일몰이나 일출 때 수성은 고도 20° 정도 이내에서 하늘에 떠있게 된다. 대개 수성은 최대이각 시점에 관측하게 되며, 이런 기회는 1년에 평균 6회 가량 발생한다.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는 수성의 최대이각 시점이, 천구에서 황도의 기울기가 커지는 시점인 봄철 초저녁과 가을철 새벽녘에 맞물리면 수성 관측의 절대적 호기가 된다. 올해의 경우 10월까지 모두 6회의 최대이각 시점이 있는데, 이 중에서 수성을 가장 보기 쉬운 때가 오는 5월 22일이다.

최대이각 시점이라고 해도 지구에서 보기에 수성은 태양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해가 진 다음 얼마 되지 않아 수성도 이내 지평선 아래로 진다. 수성을 볼 수 있는 시각은 대개 일몰 후 30분이 경과하기 전이다. 이때 수성의 고도는 5°-10° 정도다. 그러므로 서쪽 지평선은 산이 5° 이상 가려서는 곤란하다. 서울 시내 같은 대도시에서는 건물들이 가려서 지평선이 트인 곳이 드물다. 서울이라면 서쪽이 트인 한강변이나 주변 야산으로 올라가서 관측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수성을 찾는 일이다. 아직 하늘이 충분하게 어둡지 않아 별이라고는 눈에 보이지 않고 수성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가 진 지점을 확인해 정서쪽을 파악한 다음, 주변으로 약간 위를 탐색한다. 다행히 5월 22일의 경우 밝은 목성이 수성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즉 목성이 길잡이가 되므로 수성을 찾기 쉽다. 절호의 기회라 하겠다.

수성을 배율 50배 이상의 망원경으로 보면, 다른 별과는 달리 반달에 가까운 초승달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성의 표면 모습은 거의 확인 불가능하므로 일그러진 모습만 확인해도 대만족이다. 이 무렵 수성의 겉보기크기는 약 10′ 가량 된다. 금성과는 비할 수 없지만 별과 구분하기에는 대단히 크다.

5월 22일 수성은 가장 고도가 높아지므로 보기 쉽지만 그렇다고 하루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날을 전후해 약 15일 간 수성을 볼 수 있다. 즉 5월 10일 경부터 5월 말 정도까지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기간 중 수성은 일몰시 고도가 16°를 넘는다. 하루하루 수성의 위치를 그려보며 궤적을 밟아보는 것도 흥미있는 관측이 될 것이다.


태양 흑점. 가끔 태양 표면에는 맨 눈으로 볼만한 거대흑점이 나타 난다(물론 맨눈으로 그냥 보면 위 험하다).


극대기 막바지인 태양을 보자

태양의 흑점은 11년의 주기를 가지고 변화한다. 지난 1989년 태양은 활동 극대기를 맞아 왕성한 활동을 보였으며, 그 무렵 흑점도 크기면에서나 개수면에서 극대기를 맞았다.

이로부터 11년이 지난 2000년에 다시 태양의 활동은 극대기를 맞았다. 동시에 우리는 또다시 수많은 흑점을 볼 수 있게 됐다. 2000년을 전후해 태양의 표면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을 만큼 큰 거대흑점을 몇번 볼 수 있었다. 1999년 10월, 2000년 4월, 5월, 9월, 그리고 최근 2001년 3월의 거대흑점들이 대표적이다.

이제 흑점 극대기가 점차 지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이제 더 이상 거대흑점을 볼 수 없다. 지금 보지 않는다면 또다시 11년을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점차 사라져 가는 흑점들에 관심을 돌려보자.


(표) 올해 수성의 최대이각^동방최대이각은 저녁 서쪽하늘에서, 서방최대이각은 새벽 동쪽하늘에서 일어난다. 단 고도는 일몰시 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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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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