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5월 한글도메인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3월 15일부터 4월 25일까지 한글도메인 서비스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test.kr’과 ‘실험.kr’ 두 카테고리 안에 한글도메인 이름을 등록해, 우선적으로 홈페이지 접속 상태를 테스트하고 전자우편 서비스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사용되는 한글도메인 서비스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이 중 계층방식을 이용한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한글도메인 서비스 시험 운영은 회사이름이나 상품명을 키워드처럼 한글로 입력하면 곧바로 홈페이지에 접속되는 키워드 방식과의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계층방식은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영문도메인 서비스인 계층방식에 한글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dongascience.com 또는 dongascience.co.kr처럼 최상위 도메인 중 기업체에 해당하는 com과 국가 도메인 kr, 회사를 뜻하는 co가 결합된 co.kr에 회사이름을 영문 대신 한글로 바꾼 것이다. 즉 동아사이언스.com 또는 동아사이언스.co.kr이 한글도메인이 된다.
이와 달리 키워드방식은 계층방식이 한글과 영문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데서 오는 오타와 불편함이 없이 한글만 입력하고 또 짧게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소창에 ‘www.dongascience.com’ 대신에 간편하게 ‘동아사이언스’라고만 치면 바로 동아사이언스 홈페이지에 접속된다.
기억하기 쉽고 익숙한 한글 주소
모든 홈페이지는 숫자로 된 IP주소를 가져, 이 주소를 통해서 접속된다. 하지만 이 숫자가 외우기도 어렵고, 어떤 회사나 기관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쉽게 외울 수 있으며, 의미 파악도 가능한 이름을 인터넷 주소로 활용하게 만든 것이 도메인이다. 즉 233.233.23.223이라는 숫자 대신에 www.dongascience.com을 사용하면 외우기도 쉽고, 동아사이언스의 홈페이지 주소라는 의미도 파악하기 쉬워진다.
한글도메인도 영문 대신에 한국인에게 외우기 쉽고 편리한 한글을 이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다. 인터넷 주소창에 영문으로 된 회사의 인터넷 주소를 모두 외워서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전세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영문도메인은 동아사이언스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기 위해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www.dongascience.com’을 입력하면 도메인네임서버(DNS)가 영문으로 된 도메인 이름을 숫자로 된 IP주소를 찾아줘 홈페이지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반면 키워드방식으로 제공되는 한글도메인은 도메인 서버에서 IP주소를 찾아주는 게 아니고, 서비스 업체별로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자체적으로 한글이름과 IP주소를 연결해준다. 예를 들어 ㄱ사의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주소창에 ‘동아사이언스’라고 입력하면, ㄱ사에서 받아서 설치한 플러그인을 통해 ‘동아사이언스’ 키워드가 ㄱ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 등록해둔 IP주소를 찾아서 동아사이언스 홈페이지로 연결시켜준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서 연결해주기 때문에 ‘포워딩 서비스’라고도 불린다.
한글도메인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는 영문 도메인이 가졌던 영향력만큼 앞으로 인터넷에서 기업의 인지도와 인터넷 지도를 재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상단어를 이용해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도 있으며, 익숙한 한글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홈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어 영문도메인보다 편리하다. 키워드 방식을 응용해 주소창에 검색어를 넣으면 검색 사이트에 검색어와 관련된 단어를 찾아주는 정도까지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표준 없어 혼선 가중
그러나 한글도메인 서비스는 서비스 방식이 두가지로 표준화되지 못했고,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가 다양해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키워드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중복되지 않는 고유한 주소를 사용하는 영문도메인과 달리 업체별로 연결해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중복될 우려가 크며, 엄밀하게 도메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중복을 막기 위해 선택된 방식이 계층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도메인 선점 같은 난점이 존재하고 있어 한글도메인에 대한 표준이 쉽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한글도메인 서비스와 같은 자국어도메인 서비스는 다른 나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필요가 생겼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나라에서 영어 대신 자신들에게 가장 편리하고 익숙한 자국 언어를 이용한 도메인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현재 계층방식 다국어도메인 서비스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미국에 있는 도메인 등록 데이터베이스와 네임서버를 운영하는 곳인 TLD레지스트리에서 .com, .cc, .tv의 도메인에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도메인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