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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피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우리 주변에는 건강유지를 위해 사슴과 같은 동물의 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서양 의학 지식으로 볼 때 그 효과는 불분명하다. 과거 서양에서도 건강유지와 생명연장을 위해 사람의 피를 마시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는데...

건강해지고 회춘한다?

예로부터 인체에서 피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여러 기록에서 건강을 위해 피를 사용했다는 애용이 발견된다. 로마시대에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의 피를 먹으면 회춘한다고 믿은 귀족들이 검투사의 몸에서 피를 빼내 마셨다고 전해진다. 또 이집트의 파라오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피로 목욕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 효과를 보았을 리는 만무하다. 전설에 따르면 15세기 후반에 죽음을 코앞에 둔 교황이 세명의 소년 피를 마셨으나 효과는 없었고 모두 죽었다고 한다.

1604년 독일의 마구누스 베게레우스는 비록 학문적인 뒷받침을 없었지만 "피는 마시기보다 수혈해야 더 좋은 효과를 가진다"라는 바른 주장을 했다. 1628년 영국의 윌리엄 하비가 혈액이 인체를 순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영국에서 피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 1652년 프란시스 훗다는 사람의 피가 아니더라도 질병치료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닭의 피를 사람에 주입하는 치료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1657년 크리스토파 렌은 개인의 정맥에 여러가지 약물, 맥주, 오줌, 침, 다른 동물의 피 등을 주입해 어떤 증상과 결과가 야기되는 지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요즈음 동물보호론자들이 보면 기절할 만한 내용이다.

이때부터 한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 피를 수혈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드디어 1665년 존 윌킨스는 동물에서 동물로 수혈한 첫번째 사례를 남겼다. 즉 개의 정맥에서 채취한 피를 일단 돼지의 방광에 주입한 다음, 금속관을 통해 이 피를 다른 개의 정맥에 주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같은 해에 리차드 로우어는 개의 경정맥에서 피를 제거해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다음 다른 개의 경동맥과 관으로 연결해 피가 흘러들어가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걱이 최초의 직접 수혈에 의한 동물실험의 성공이다. 자신감을 얻는 로우어는 1667년 11월, 정신병에 걸린 사람에게 치료를 위해 양의 피를 수혈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수혈 금지법이 선포되기도

한편 프랑스왕 루이 14세의 시의였던 진 데니스는 1667년, 로우어의 개 수혈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는 당시 원인불명의 고열로 고생하고 있던 15세 소년을 치료중이었는데, 도저희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자 동물의 피를 수혈하려는 생각으로 몇차례 동물실험을 한 다음 양의 피를 소년에게 수혈했다. 소년은 수차례에 걸쳐 수혈을 받았으나 큰 부작용 없이 회복됐다. 이에 용기를 얻은 데니스는 여러명의 환자에게 동물의 피를 수혈하는 치료를 계속했다. 그의 동물피 수혈법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기도 했으나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수혈을 금지하는 법안을 선포했고, 수혈은 2세기가 바뀔 때까지 법으로 금지됐다.

수혈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혈액을 빼내고 주입하는 기구가 개발돼야 한다. 또한 빼낸 혈약을 다시 주입하기 전까지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과 이 과정에서 병원성을 지닌 미생물이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혈액형이 일치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혈액을 주고받는데 사용할 기구는 점차 개량되고 있었지만 그 외의 수혈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인체의 생리 과정도 모른 채 혈액을 주고받는 일들이 행해진 것이다. 1818년 영국의 제임스 블런델에 의해 인체 수혈이 성공하고, 미생물학,
혈액학 등이 발전해 혈액형에 대한 지식과 여러 가지 혈액응고 방지제들이 알려진 후에야 수혈을 이용한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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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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