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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재는 하늘의 저울 천칭자리

이제 한낮의 날씨는 더워지고 밤은 더욱 짧아져 있다. 밤하늘 보기가 쉽지 않은 계절이다. 서쪽 하늘에는 사자자리가 아직도 또렷하게 빛나고 있지만, 동쪽에는 벌써 여름의 대삼각형과 이를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 달에는 화려한 여름밤을 예고하는 늦봄의 별자리들을 살펴보자.

천칭자리
●중심위치 : 적경 15시 13분 적위 -15도 ●자정남중 : 5월 19일
●크기 : 538도, 29위 (하늘의 1.304%) ● 보이는 별 수: 35개
●주요별 : 주베넬게누미(α ) 밝기: 2.75 거리: 56광년
주베네샤말리(β) 밝기: 2.61 거리: 1,080광년

처녀자리 스피카와 전갈자리 안타레스 사이에 3개의 3등성이 멍에 모양(>;)으로 이어진 천칭자리가 있다. 황도 12궁의 하나인 이 별자리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저울을 그린 것인데, 그녀는 인간들의 선과 악을 재어 운명을 결정했다고 한다. 3천여년 전 수메르나 이집트인들도 이 별자리를 ‘하늘의 저울’이라고 생각했다. 이집트의 신 토트는 천칭의 한쪽에 진실의 깃털을 올려놓고 다른 쪽에는 죽은 사람의 심장을 올려놓아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면 죽은 사람에게 벌을 내렸다고 한다. 고대에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날 태양이 알파(α)별과 같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또한 천칭자리는 전갈자리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알파별과 베타(β)별에 각각 ‘주베넬게누비’(북쪽 집게발)과 ‘주베네샤말리’(남쪽 집게발)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 붙여졌다.

황도 12궁에서 천칭자리는 9월 22일-10월 21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의 별자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구의 세차운동으로 지금은 태양이 10월 31일-11월 23일 사이에 천칭자리를 통과한다. 알파별은 황도에서 20분 위에 있어 태양은 매년 11월 8일에 여기를 스쳐 지난다. 알파별은 황도상에 위치하므로 달에 가려지는 성식도 종종 일어난다. 베타별은 시력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녹색으로 보이는 희귀한 별로 알려져 있다.


왕관자리


왕관자리
●위치 : 적경 15시 53분 적위 +33도●자정남중 : 5월 29일
●크기 : 179도, 73위 (하늘의 0.433%) ● 보이는 별 수 : 22개

왕관자리는 목동자리 동쪽에 7개의 별들이 그릇 모양으로 이어진 작은 별자리다. 어둡지만 반원형의 곡선이 또렷해서 중국과 서양에서 모두 같은 모양으로 별자리를 그려왔다. 신화에선 이 그릇 모양의 곡선이 미노스의 딸이자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아내가 된 아리아드네의 금관으로 알려져 있다. 아리아드네는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를 사랑해서 그가 괴물 미노타우르를 처치하게 도와주고 함께 귀향길에 오른다. 그러나 테세우스가 그녀를 낙소스섬에 버려두고 떠나 크게 절망한 채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결혼했다. 이때 보석으로 장식한 금관을 선물받았다. 그녀가 죽은 뒤 디오니소스가 금관을 하늘로 던지자 금관의 보석이 위로 올라가면서 빛나더니 별자리로 남았다고 전해진다. 동양에서 이 별자리 이름은 관색성(貫索星). 7개 별에 파이(π)별과 로(ρ)별을 더해 9개의 별을 자루 모양으로 이어 ‘하늘의 감옥’으로 여겼다. 이 중 5-6개의 별만 보이면 왕이 죄인들을 석방하는 사면을 내렸다 한다. 별자리 속에서 눈에 보였다 사라지는 변광성들 때문에 그런 전설들이 생겼을 것이다. 왕관 내부의 R별은 5.8등급에서 갑자기 14등급으로 바뀌는 특이한 변광성이다.


이리자리


이리자리
●위치 : 적경 15도 17분 적위 -42.5도
●자정남중 : 5월 20일
●크기 : 334도, 46위 (하늘의 0.809%) ● 보이는 별 수 : 50개

천칭자리의 바로 남쪽 아래 지평선 위에는 이리자리가 있다. 켄타우루스의 창에 찔린 늑대의 모습으로 그려진 이 생소한 별자리는 고대 프톨레마이오스의 48개 별자리 속에 포함돼 있던 오래된 별자리이다. 전갈과 천칭자리 사이에 있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여름철 지평선 부근의 먼지와 습기로 인해 보기가 힘들다.

이리자리는 전갈자리 남쪽으로 이어지는 은하수에 접해 있어 성운과 성단들도 여러개 있다. 1006년 베타(β)별 근처에서 우리은하 속에서 일어난 가장 큰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는데, 당시 금성의 3배, 달의 1/4배 정도였다고 한다.

5월의 천문현상

2일: 화성 지구와 최접근

초저녁 동남쪽 하늘에서 붉은 별빛을 쏟아내는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날이다. 이날 지구와 화성과의 거리는 8천6백54만km, 화성의 밝기는 -1.6등급, 하지만 겉보기 크기가 2003년 8월 지구 대접근 때의 2/3정도인 16.2초로 작아 표면의 모양은 보기가 어렵다. 26일 저녁에는 화성이 둥근 달 아래에서 스피카와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
● 궤도장반경: 1.52368AU
● 공전주기:1.880866년 ● 자전주기: 1.0260일
●적도반경: 3397 km ● 질량: 0.10745 (지구 1)
● 위성 수: 2개
포보스(Phobos, 안쪽) 광도: 11.3등급, 공전주기: 0.3189일, 자전주기: 7.6538시간
데이모스(Deimos, 바깥쪽) 광도: 12.40, 공전주기: 1.2624일, 자전주기: 30.2986시간

■ 18일: 초승달과 금성이 쌍둥이자리에서 접근

이달 내내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금성이 18일 저녁하늘의 초승달과 쌍둥이자리서 만나는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금성의 밝기는 1등성의 1백배인 -4.0등급. 달과 금성의 거리는 약 6.5도이다.

날이 맑다면 작은 망원렌즈로 이 모습을 찍어보자. 지구에서 반사된 빛으로 신비스럽게 보이는 달의 모습이 찍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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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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