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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올해 가장 큰 달 뜬다

겨울 끝자락에 펼쳐지는 화려한 별잔치

정월대보름에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한해의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이번 대보름달은 이름에 걸맞게 크기가 올해 가장 크다. 커다랗게 두둥실 떠오른 대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 커다란 소원을 빌어보자.


최근 목성과 토성은 황소자리의 플 레이아데스성단, 그리고 히아데스 성단과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가 지나면 이런 모습은 60년 후에야 다시 볼 수 있다.


추운 겨울이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2월. 2월의 밤하늘은 겨울 별자리들과 밝은 행성들이 어울려 대단히 화려하다. 거기에다 일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이 기다리고 있다. 추위를 잊게 해주는 달과 별들의 화려한 잔치를 기대해보자.

가장 작은 보름달에 비해 14%나 커

2월 7일은 정월대보름이다. 보름달을 유달리 좋아하는 우리 민족이 1년에 한번씩 맞이하는 명절이다. 어린 시절 필자는 정월대보름날 뜨는 달이 1년에 뜨는 보름달 중 가장 큰 달인 줄로만 알았다. 명절 이름에 대보름이라고 적혀 있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보름날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게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슬프던지.

올해의 정월대보름은 좀 특별하다. 이 무렵 올해의 가장 큰 보름달이 뜨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대보름이다. 2월에 보름달이 뜨는 날은 정월대보름 바로 다음날인 2월 8일이다(실제로 음력 보름과 하루나 이틀 차이를 두고 보름달이 뜨기도 한다). 그런데 이날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올해 중 가장 가까워진다. 이때의 거리는 35만6천8백52km다. 달과 거리가 가까우면 당연히 달이 크게 보일 것이다. 이날 달의 시반경은 16′45″나 된다. 1년 중 가장 크다.

그렇다면 올해 중 보름달이 가장 작을 때는 언제일까? 보름 시기에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때인 9월 3일이다. 이날 달과 지구간의 거리는 40만5천5백26km이다. 가장 가까울 때에 비해 약 15%나 멀다. 정월대보름 무렵의 보름달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이날 보름달의 시반경은 14′43″로서 2월 8일 달에 비해 크기가 14%나 작다. 항상 같은 크기인 것처럼 보이는 달에도 의외로 이처럼 크기의 변화가 크다.

2월 8일 떠오르는 보름달을 한번 쳐다보며 그 크기를 가늠해보자. 다른 때보다 유난히 크다고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상당한 눈썰미를 지닌 사람이다.


시반경^천구에 나타나는 겉보기 반지름. 보통 각도 로 표현한다. 1。= 60´, 1´=60´´


화려한 별무리와 어울린 목성과 토성

태양계의 행성들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궤도의 기울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하늘에서 비슷한 길, 즉 황도(하늘에 투영된 지구공전궤도)상에 나타난다. 목성도 예외가 아닌데, 해마다 황도상의 12 별자리 중 하나 정도씩 옮겨간다. 왜냐하면 목성이 태양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 약 11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구에서 보는 목성의 상대적 위치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회합주기는 약 13개월이다. 목성이 지구와의 상대적 위치가 태양-지구-목성인 순서로 일직선으로 나열될 때를 ‘충’이라고 한다. 이런 목성의 충 현상도 회합주기가 13개월이기 때문에 약 12년에 한번씩 나타나지 않는 해가 있다. 올해가 바로 그 해이다. 즉 지난해 11월에 목성은 충을 맞았기 때문에 다음번 충은 2002년 1월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토성은 약 30년에 한번 하늘을 한바퀴 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에 매우 작은 거리만큼 별들 사이를 하늘에서 움직인다.

이제 목성과 토성의 움직임을 하늘에서 그려보면, 목성이 토성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목성이 토성을 따라잡았다가 추월하는 경우가 생긴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 다음에 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시기는 2020년 12월, 2040년 11월, 2060년 4월이다.

특이하게도 올겨울에는 목성과 토성 옆에 히아데스성단과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빛나고 있다. 목성과 토성은 황소자리의 1등성 알데바란과 어울린 히아데스성단, 그리고 맨눈으로도 오밀조밀하게 보이는 플레이아데스성단과 함께 겨울밤하늘에 화려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네개의 천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현상은 올해가 지나고 나면 약 60년 후인 2060년에나 볼 수 있다고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이 귀한 모습을 눈여겨보고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두면 어떨까.

200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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