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BBC 방송은 지난 7월 19일 석유탐사와 암진단에 관심을 갖는 물리학자를 소개했다. ‘라이트터치’라는 이름의 에탄 센서를 개발한 영국 글래스고대 물리학과 마일스 파제트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에탄은 석유나 천연가스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파제트 교수가 만든 센서는 공기 분자 1조개 중 에탄이 10-20개만 있어도 감지할 수 있다.
파제트 교수는 석유를 탐사하는 지질학자들과 이 장치의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오만의 사막지대를 구획별로 나눠 에탄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땅 밑에 석유가 묻혀 있다면 소량일지라도 에탄이 흘러나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만일 이 방법이 성공할 경우 탐사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탄 센서의 성능에 고무된 파제트 교수는 암병동으로 관심을 돌렸다. 암환자들의 몸에는 암세포 분화가 활발해서 그 부산물로 에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영국 던디의 나인웰스 병원에서 행한 임상 결과, 폐암환자 21명 중 20명이 에탄 농도가 높은 숨을 내쉬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암이 없는 환자 29명 중 5명도 에탄의 농도가 높았는데 이는 다른 질병이나 식습관 때문으로 보인다. 파제트 교수는“과학이 실용화되는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어쨌든 이들 응용분야는 잠재성이 크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