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온하늘을 뒤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견만큼이나 새로운 소행성의 궤도 예측은 힘들다. 따라서 소행성이 언제 얼마만큼의 확률로 지구와 충돌한다고 예보하지만‘양치기소년’이 되기 십상이다.
최근 들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는 언론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은 내심 걱정하다가 이런 보도가 해프닝으로 끝나버리는 데에 당혹스러워한다. 떠돌이 소행성의 충돌확률이 예전에 비해 특히 늘어나진 않았을 텐데 왜 그럴까.
물론 예전보다 소행성충돌에 과학자들과 언론의 관심이 커졌다는 사실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예전에는 지구 근처를 돌아다니던 소행성이 있는 줄도 몰랐다가 천체관측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소행성의 발견은 줄을 이었고 충돌의 가능성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사람들의 공포와 호기심은 늘어갔다. 과연 이런 소행성을 현대에는 어떻게 발견해 충돌 가능성을 제시하고 계속 추적하게 되는 것일까. 아울러 국내외 소행성 추적 실태를 살펴보자.
‘소행성충돌’ 헤드라인의 진실
지금까지 발표된 충돌예보는 모두 ‘오보’였다. 소행성 1997 XF11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소행성은 1997년 12월 미국 애리조나대 ‘스페이스워치’팀에서 발견했으며, 2028년 10월 27일 지구로부터 4만6천km(지구 지름의 약 3.6배) 떨어진 지점을 통과할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국내 일부 보도는 이런 사실을 과장했다. 물론 사소한 표현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마치 링거 병에 달린 꼭지로 투약되는 양을 조절하는 것처럼 헤드라인의 어투만으로 ‘자극’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과학적인 사실이 왜곡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1997 XF11은 잊혀졌다.
의아스럽게도 2년 뒤 국내 한 방송사는 2000년 10월, 2회에 걸쳐 이 소행성에 관한 빛바랜 필름을 방영했다. ‘1997 XF11은 2040년 지구와 충돌한다’는 줄거리였다. 그리고 일주일간 한국천문연구원에는 ‘진실을 밝혀달라’는 어린 학생들의 요청이 빗발쳤다.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000년 11월 3일 국제천문연맹(IAU)은 소행성 2000 SG344의 지구충돌가능성에 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문제의 소행성은 ‘2030년 9월 21일 지구 근처를 통과하며, 충돌확률은 5백분의 1, 새로운 관측자료가 추가되면 확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바로 그날 저녁뉴스를 지켜보던 필자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과학뉴스치고는 이례적으로 방송 시작 15분만에 2000 SG344에 관한 소식이 전해졌는데, 소행성 충돌과 공룡멸종 등 자극적인 화면 일색이었다.
그 다음날 새로 발견된 관측자료를 가지고 다시 계산한 결과 충돌가능성이 줄었다는 IAU의 정정 발표가 나왔다. 이들은 72시간의 기술검토 시한을 지켰으며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 성급한 발표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어쨌거나 과학자들은 또한번 ‘늑대와 소년’의 양치기가 됐다. 천문학자들은 ‘과학적인 사실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물론 이에 앞서 일반인들이 현대에는 소행성을 어떻게 발견하고 추적하는지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사진을 대체한 관측장비 CCD
과거 천문학자들은 사진건판을 애용했다. 건판은 증명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 집어넣는 금속틀 안에 든 유리판이며, 빛에 민감한 물질로 처리돼 있다. 이런 건판과 카메라는 하늘을 여러번 찍어야 하는 소행성 관측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 여러장의 사진을 비교해서 위치가 변하는 천체는 십중팔구 소행성 아니면 혜성이기 때문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소형 망원경과 카메라, 그리고 무서운 끈기로 무장된 아마추어들이 소행성 발견을 주도했다. 그러나 첨단 관측시스템과 무인화된 관측기술이 도입되면서 전문가 그룹의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1990년대 초 천문학에 CCD(Charge-Coupled Device)라 불리는 전하결합소자가 본격 도입됐다. CCD는 빛에 반응하는 화소들이 수백만개 정도 늘어선 사각형 칩으로 짧은 시간 동안의 노출로 어두운 별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관측자료에 대한 디지털 처리를 가능케 했다. 이와 함께 컴퓨터를 이용해 천체의 위치를 정밀하게 판독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비슷한 시기에 음반시장에서 CD가 LP를 퇴역시킨 것처럼 CCD는 결국 사진건판을 대체했다. 이제 디지털 기술 덕분에 1km급 소행성을 검출, 추적할 수 있게 됐다.
3백여개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금까지 알려진 소행성의 대부분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2-4AU, 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의 소행성대에 분포한다. 소행성대에 속한 천체들 가운데 지름이 1km보다 큰 것은 1백만개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 천체는 목성과 같은 거대행성의 중력 영향, 또는 다른 소행성과의 충돌 때문에 궤도가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행성 중에서 지구궤도를 통과하거나, 지구 가까이 지나가는 소행성을 지구접근소행성(NEA, Near-Earth Asteroids)이라 하고, NEA 및 지구에 접근하는 혜성과 기타 물체들을 통칭해 지구접근천체(NEO, Near-Earth Objects)라 한다. 혜성은 수적으로 소행성에 비해 매우 적고, 궤도특성상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작기 때문에 NEO의 대부분은 소행성들이다.
NEA는 다음과 같이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아텐형은 궤도 장반경이 1AU보다 작고, 원일점(태양에서 제일 먼 지점) 거리가 0.983AU 이상인 NEA들이다. 이에 비해 아폴로형은 1AU 이상의 궤도 장반경과 1.017AU 이하의 근일점(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 거리를 가지는 것들이다. 한편 아모르형은 장반경이 1 AU 이상이고 근일점 거리가 1.017-1.3AU인 소행성들이다.
아텐형과 아폴로형은 지구 궤도를 통과하고, 아모르형은 지구 궤도에 근접해 스쳐 지난다. 이중에서 지구궤도를 가로지르는 궤도를 가진 소행성을 지구궤도통과소행성(ECA, Earth-Crossing Asteroid)이라고 한다.
NEA 가운데서도 지구 최접근거리가 0.05AU(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20배) 이내, 지름 1백50m 이상인 것을 따로 지구위협소행성(PHA, 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라고 부른다. 여기서 0.05AU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이보다 거리가 먼 소행성의 경우 추후 1백년 내에 충돌위험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작년 6월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 소행성센터(MPC)에는 2백50개의 PHA가 등록됐는데, 6개월만에 50개를 추가, 현재는 3백여개의 소행성이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다(http://neo.jpl.nasa.gov/neo/pha _elem.html).
소행성 찾아 온하늘을 뒤진다
소행성대는 하늘에서 태양이 일년 동안 지나는 길인 황도대(이것은 하늘에 투영된 지구공전궤도와 같다)와 거의 일치한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과거 ‘건판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황도대를 집중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하지만 NEA 가운데는 지구궤도와 큰 각도를 이루면서 움직이는 것이 많을 뿐 아니라 소행성이 발견될 위치를 사전에 예측하는 일은 실제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황도대를 집중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물론, 하늘 전체를 모니터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작업을 가리켜 ‘전천탐사’(all sky survey)라고 말한다. 전천탐사에서는 얼마나 넓은 하늘을 동시에 찍을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어두운 소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한번에 넓은 영역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특수 설계된 광시야망원경이, 어두운 소행성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검출기인 CCD 카메라가 필요하다. 게다가 하룻밤만 관측해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지기 때문에 고성능 컴퓨터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이 분야 연구에 자동 원격제어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나아가 완벽한 탐사관측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수 설계된 망원경을 좋은 관측지에 설치하는 것은 물론, 남·북반구를 망라한 전천관측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큰 망원경을 쓸 경우 작고 어두운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경 3m급 망원경으로는 지름 수백m급 소행성도 발견이 가능하다. 일단 소행성이 발견된 후에는 새로운 소행성의 궤도를 추적해야 하는데, 이런 용도로는 시야가 좁은 일반적인 천체망원경이 이용된다. 왜냐하면 광시야시스템으로는 정밀하게 소행성의 위치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NEO 가운데 일부는 지상관측시설을 이용한 발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들은 지구궤도 안쪽을 공전하는 NEO들인데, 지구에서 볼 때 늘 태양 근처에 머물기 때문이다.
충돌가능성 변동되기도
이미 수많은 소행성들이 발견됐는데 새로운 소행성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먼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번 촬영한 후 이들을 비교해 배경별들 사이를 움직이는 천체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런 천체가 있으면 소행성(또는 혜성)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새로운 소행성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번 이상 관측한 소행성의 위치자료를 바탕으로 소행성의 궤도를 계산한다. 기존의 소행성자료와 비교해 이들과 일치하는 것이 없으면 새로운 소행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대부분 소행성센터(MPC)에서 해결해준다.
그리고 새로운 소행성의 궤도를 확인해 지구접근천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린다. 지구접근소행성인 경우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구해진 예상궤도 상에서 지구와 만나는지를 계산한다. 이때 지구에 접근하는 정도와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72시간의 기술검토시한 동안 이 소행성을 새로 관측하거나 과거 관측된 자료가 있는지를 확인해 이로부터 좀더 정확한 궤도를 계산하고 지구와의 충돌확률을 새로 구한다. 이 과정에서 발견당시보다는 한층 정밀한 데이터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관측자료가 많을수록 좀더 정확한 궤도를 알아낼 수 있다.
발견초기에 가까운 장래에 충돌이 예상됐다가 관측자료가 추가돼 다시 궤도를 계산한 결과 충돌 가능성이 배제된 소행성들도 있다(표). 1991 BA와 1994 GV는 지름 10m급이기 때문에 공중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크며, 1998 OX4와 1995 CS는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 하지만 1998 OX4가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2백만분의 1, 1995 CS는 20만분의 1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소행성 충돌은 ‘□□□분의 1’로 표현되는 확률의 문제라기보다는 언젠가 주사위 숫자가 ‘1’이 나오는 것처럼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다만 시간이 문제가 될 뿐이다. 우리가 NEO를 발견하고 궤도를 계산하며 추적·감시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천문학자들이 연구비를 따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꼭 밝혀두고 싶다.
해가 지지 않는 탐사
2000년 1월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지구접근천체 추적감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 주인공은 ‘니어팻’(NEOPAT, Near-Earth Object PATrol)과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된 지구접근천체연구실로 이뤄진 연구팀. 이 연구팀 소속 김승리 박사는 2000년 여름, NEO 확인관측 도중 소행성 2000 KJ4를 발견했으며, 이것은 국내 주요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또한 지난 1년간 소백산천문대 61cm망원경과 보현산천문대 1.8m망원경을 이용해서 30여개 지구접근소행성에 대한 추적관측을 수행했고, 그 결과는 소행성센터(MPC)의 전자회람에 발표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 12월 13일에는 지구접근천체연구실의 전영범, 천무영, 박윤호 연구원이 소행성대에서 새로운 소행성 25개를 무더기로 발견하는 쾌거가 언론에 발표되기도 했다.
2000년 6월, 한국천문연구원의 지구접근천체연구팀은 연세대학교 ‘와이스타’(YSTAR, Yonsei Survey Telescopes Astronomical Research) 팀과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그 1단계 목표는 지름 50cm 광시야 광학계에 고속추적 기능이 추가된 작은 로봇망원경을 설치, 테스트하는 작업이다. 이들은 2001년 초 정상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로봇은 구름의 양을 비롯한 날씨를 모니터한 뒤, 관측스케줄을 결정해서 순서대로 촬영한 다음, 관측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한 후 배경별에 대해 움직이는 천체, 즉 소행성(또는 혜성)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한다. 그리고 문제의 소행성(혜성)이 등록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 본부에 e-메일을 통해 보고하도록 프로그램이 돼있다. 관측 우선순위 결정, 망원경 구동, 초점조절, CCD 제어, 관측자료 저장, 자료처리 등을 병렬분산처리형 PC가 처리, 시스템을 일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결국 사람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일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구접근천체연구팀과 YSTAR 팀은 향후 2-3년 내, 이런 똑똑한 로봇망원경을 남아공, 대만, 칠레, 미국 등 해외전진기지에 설치, ‘해가 지지 않는’ NEO 탐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인 만큼, 외국학자들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향후 10년 내 지름 1km급 90% 발견 목표
현재 20여개국에서 지구접근천체를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대부분 연구소와 대학, 사설단체에서 주관하는 반면, 정부(또는 군) 주도로 이뤄지는 곳도 있다.
특히 미국은 매년 다른 나라의 총 투자비용을 초과하는 예산을 소행성 연구에 투입한다. 그 핵심사업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 공군이 향후 10년 내에 지름 1km급 이상인 소행성의 90% 발견을 목표로 수행하는 NEO 추적감시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미 공군-MIT 공동으로 1m 망원경 2대를 이용, 같은급 소행성을 탐색하는 ‘리니어’(LINEAR)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또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 소행성센터(MPC)에서는 전세계 관측자료를 수집, 관리하며 정밀궤도 DB를 운영, 소행성 연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미 국방성이 인공위성 탐지·추적과 더불어 소행성의 상층대기 폭발과 NEO 추적감시활동을 수행한다는 것. 이것은 관련 연구가 과학적으로 가치있는 결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안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미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핀란드, 그리스, 체코, 옛소련 등에서 NEO에 대한 관측과 이론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유럽 의회를 포함, 각국의 연구기관과 대학을 주축으로 이뤄진다. 1999년 유럽우주기구(ESA) 장기전략위원회는 앞으로 ESA가 지구접근천체에 의한 위협과 대책에 관한 연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2001년 개최 예정인 유럽 내 관계장관회의에서 안건으로 채택하게 될, ESA의 미래 역할에 관한 문건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회의는 유럽연합(EU)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정부 주도 하에 지구접근천체 연구에 본격 착수했으며, 남반구 설치 예정인 3m급 망원경 건설을 계획중이다.
그밖에 지상 관측시설을 이용해서 지구접근천체를 추적·감시하는 곳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중국, 캐나다 등이다. 한국은 연천(343), 보현산천문대(344), 소백산천문대(345) 등 3곳이 소행성관측소로 MPC에 등록돼 있고 중국은 7개가 있다. 반면에 일본은 60여개를 헤아릴 만큼, 극성 아마추어들이 활약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일본은 우주방위협회(JGSA), 국립천문대, 우주사업단, 국립항공연구소, 우주기술국 등에서는 구경 50cm와 1m 광시야 망원경을 설치, 지구접근천체는 물론, 자국 위성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위성 잔해물 관측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때 국회 통신과학위원회 소속의원 중 한사람이, 천문대(구 한국천문연구원)와 기상청이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 기자단과 관계자들을 아연케 했던 일이 있다. 우리 국회는 언제쯤 지구접근천체에 의한 위협과 대책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지구와 충돌이 예상된 소행성
최초 궤도계산 직후 50년 내에 지구충돌이 예보됐다가, 추가 궤도계산 결과 충돌 가능성이 배제된 소행성들이다. 이들 중에서 4개(*)는 최초 충돌예보 이후 새 관측자료가 추가돼 재계산한 결과 충돌가능성이 배제된 소행성들이다. 다른 2개(**)는 예보 직후 이뤄진 관측만으로는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과거 사진건판을 분석한 결과, 가능성이 없다고 판명된 천체들이다. 물론 아직도 충돌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소행성도 있다.
소행성 명명법
소행성 발견자는 새로 찾은 소행성에 임시이름을 붙인 다음, 그것을 소행성센터(MPC)에 보고한다. 이때 ‘X’와 같은 흔한 문자는 쓰지 않으며, 길이는 여섯자 이내로 해야 한다.
예컨대 해리포터가 처음 발견한 것이면 ‘포터’의 첫글자 둘을 따서 PO0001(또는 HP001)과 같이 표시하며, 궁예와 왕건이 공동으로 발견한 경우, GW0001(또는 GW001) 또는 GuWa0001(또는 GuWa001)과 같이 명명한다.
MPC는 발견자로부터 임시이름을 보고받은 뒤, 다시 발견자에게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공식명칭을 통보한다. 공식명칭은 해당 천체에 대해서 최소 이틀간의 관측이 수행됐고, 과거에 발견된 것인지 여부를 단시일 내에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한다.
그 명명법은 무엇일까. 발견 연도를 나타내는 네개의 숫자에 이어, 어느 달 상순(또는 하순)인가를 나타내는 영문 알파벳을 쓴다. 이때 영문자 ‘I’와 ‘Z’는 사용하지 않는다.
A 1월 1일 ∼ 15일
B 1월 16일 ∼ 31일
C 2월 1일 ∼ 15일
D 2월 16일 ∼ 29일
E 3월 1일 ∼ 15일
F 3월 16일 ∼ 31일
G 4월 1일 ∼ 15일
:
:
X 12월 1일 ∼ 15일
Y 12월 16일 ∼ 31일
그리고 동기간(매달 상순 또는 하순)에 몇번째 발견된 소행성인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영문자를 붙여 나간다. 단 숫자 ‘1’과 구분하기 위해 영문자 ‘I’는 생략한다.
A = 첫번째
B = 두번째
C = 세번째
D = 네번째
E = 다섯번째
:
:
X = 스물세번째
Y = 스물네번째
Z = 스물다섯번째
해당 월 15일 이내(상순 또는 하순)에 발견된 소행성이 25개를 넘을 경우에는 어떨까. 그럴 때에는 두번째 영문자 뒤에 숫자 ‘1’을, 50개 이상이면 두번째 영문자 뒤에 ‘2’를 붙인다. 이러한 방법으로 76-100번째 소행성에는 ‘3’을, 101-125번째 소행성까지는 ‘4’를 쓴다. 예를 들면 한국천문연구원 김승리 박사가 발견한 2000 KJ4는 2000년 5월 하순에 1백9번째로 발견된 소행성임을 알 수 있다.
1925년 이전에 발견된 소행성에 대해서는 19××년의 천단위 숫자 ‘1’ 대신 영문자 ‘A’를 쓴다. 예컨대 소행성 ‘A904 OA’는 1904년 7월 하순에 첫번째로 발견된 소행성을 뜻한다. 그럼 네자리로 된 소행성 번호와 고유이름은 언제쯤 얻을 수 있을까.
소행성이 충(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2-3회 통과한 이후, 네자리로 된 소행성 번호를 부여받는다. 예를 들면 소행성 ‘세종’(Sejong)은 ‘1996 QV1’이라는 명칭이 부여된 이후 궤도를 확인, ‘7365’라는 이름으로 확정됐다. 즉 7천3백65번째로 등록된 소행성이라는 뜻.
이제 발견자 본인이 붙이고 싶은 이름을 MPC에 제안할 수 있다. 발견자는 이름이 갖는 의미, 또 그렇게 명명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덧붙여 메일로 보낸다. 이렇게 제안된 이름은 국제천문연맹(IAU) 산하에 11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천체 명명위원회(SBNC)에 상정, 최종 결정된다. 이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적어도 두달 뒤에는 명명 여부가 확정된다. 그러나 제안된 이름 자체, 또는 명명 이유에 대해서 위원회가 수긍하지 못할 경우 더 길어질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설사 ‘제안됐을 뿐’이라고 밝히더라도 확정되지 않은 이름을 미리 발표하는 행위는 소행성센터가 금하고 있다는 것. 또 한가지. 여러명의 관측자가 여러해 동안 각각 발견한 천체가 동일 소행성으로 판명되는 경우, 최초 발견자에게 명명권이 주어진다.
대상 천체의 이름이 최종 확정되면 MPC에서 발행하는 소행성회람을 통해 소행성 발견 사실이 공식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