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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청량음료에도 수상업적 숨어있다

노벨상이 건설해 온 21세기 과학문명

지금 주위를 둘러보라.문명의 이기로부터 떨어진 자연 속에 있지 않다면 노벨상 덕분에 누리고 환경에 살고 있을 것이다.흔히 마시는 청량음료에서부터 매일 접하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까지 어디에나 노벨상이 숨어있다.

올해 10월에도 어김없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크게 주목받는 뉴스가 있었다. 물론 금년에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피날레를 장식해 각 언론의 머릿기사가 됐다. 바로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발표되는 노벨상에 대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는 전혀 관련없는 특별한 위인이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생각해 노벨상 수상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올해 평화상은 예외가 될지 모르겠다). 특히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일반인들은 그들의 수상업적을 읽거나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골치아프고 난해한 문제는 천재과학자가 연구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자신은 노벨상과 관련없고 자신의 생활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노벨상 수상 업적이 건설한 세상 속을 살아가고 있다. 한 회사원의 아침을 스케치해보자. 먼저 일어나자마자 목욕탕으로 가서 세면을 한다. 이때 치약을 짜서 칫솔에 바르고 양치질을 한다. 다음은 아침식사를 위해 전자레인지에 우유를 데우면서 테플론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를 한다. 계란 프라이를 얹은 식빵에 따뜻한 우유를 마신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정장을 갖추고 향수를 뿌린 후 출근길에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한다. 회사의 자동문을 통과해서 사무실 자리에 앉는다.

위의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물건을 살펴보라. 치약, 전자레인지, 테플론 프라이팬, 향수, 자동문 등이 있다.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노벨상 수상업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

1. 불소가 든 치약

양치질을 하기 위해 칫솔에 바르는 것이 치약이다. 이 치약에는 충치예방을 위해 불소를 넣고 있다. 불소는 소량으로도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불소의 화학기호 F는 라틴어로 ‘흐른다’는 뜻의 단어에서 유래했다. 불소는 지각에 0.027%가 포함돼 있으며 동물과 식물, 사람 몸 중에서는 대부분 치아와 뼈에 몰려있다. 불소는 매우 반응성이 큰 물질이라 분해됐다고 해도 곧바로 다른 물질과 반응해버린다. 따라서 순수한 물질을 얻는 일이 대단히 어려웠다. 게다가 독성을 갖고 있어 많은 학자들이 불소를 분리하려다가 중독돼 생명을 빼앗기거나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앙리 무아상이 1886년에 드디어 기체 불소를 순수하게 정제했으며 1903년에는 고체 불소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런 공로로 무아상은 1906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20세기 초 미국의 치과의사들은 아칸사스 지역 주민들의 경우 치아의 법랑질(포유동물 치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에 반점이 생기면서 검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불소는 폐와 기관지를 강하게 자극하고 음식물에 불소가 0.0005%만 있어도 이가 검게 죽으면서 빠지고 손톱, 발톱도 빠진다. 그런데 이 지역의 물에는 불소가 많이 포함돼 있었다.

한편 의사들은 물에 소량의 불소가 함유된 또다른 지역의 경우는 충치가 현저히 적다는 점을 발견했다. 치통을 앓아본 사람은 충치에 대한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것이다. 충치 발병이 불소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은 즉시 연구원들의 주의를 끌었고 곧바로 그 특성을 알아차렸다. 불소의 양이 많으면 치명상을 주지만 소량인 경우에는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마시는 물 1L에 1mg 정도의 불소를 첨가하면 치아에 아칸사스의 경우와 같은 반점도 생기지 않으면서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것이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자는 주장의 근거다. 또한 거의 모든 치약에 불소를 첨가하는 이유도 불소를 적당히 섭취하면 이가 튼튼해지며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상수원 불소화는 현재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81년 경남 진해시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현재 과천, 울산, 청주 등 전국 28개 정수장에서 시행되고 있다.


앙리 무아상(Henri Moissan)^프랑스의 화학자로 불소를 순수하게 정제한 공로로 1906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2.무선전신에서 나온 전자 레인지

우유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사용했던 전자레인지를 보자. 전자레인지는 일반 가정에서 요리를 만들거나 데우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전자레인지는 마르코니의 무선전신으로부터 발전된 제품이다.

인류가 태어난 이래 가장 획기적인 발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무선전신이다. 무선전신의 개발은 3단계의 발전을 거쳤다. 첫단계가 맥스웰의 전자기에 대한 이론적 연구이며, 두번째 단계는 헤르츠의 전자기파 발견이고, 세번째 단계에서 이들의 연구를 토대로 무선통신의 기술이 이탈리아의 마르코니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마르코니는 전파를 증폭시킨 후 제어할 수 있다면 공간을 통해 매우 먼 거리까지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30m 이상 떨어진 전파 수신기와 전송기 사이에 스파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후 좀더 강력한 전송기를 사용해 송·수신기 사이의 거리를 3km까지 늘렸고, 전송기와 수신기 사이에 작은 산이 있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1901년에는 3천2백km나 떨어진 거리의 대륙 간 전파송신이 성공했으며 1906년에는 이미 세계의 한곳에서 열린 연설을 다른 어떤 장소로 보내는 일이 가능했다.


마르코니는 무선전신 발명으로 독일의 브라운과 함께 190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전자레인지는 마르코니와 어떤 관계를 가질까. 전자레인지는 다른 과학자들이 전파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스펜서는 좀더 효과적인 레이더용 전파가 없을까 하고 전파의 파장을 여러 크기로 바꿔 내보내는 실험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펜서는 바지 호주머니 안에 있던 사탕이 녹아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원인에 골몰하다 생각이 실험하고 있던 전파발생 튜브에 미쳤다. 곧바로 옥수수를 튜브 근처에 놓았더니 몇분 내에 옥수수 알갱이들이 익어서 튀기 시작했다. 당시 실험하던 전파의 파장은 약 0.1mm 정도였고,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실험을 한 결과 이 파장의 전파가 음식물에 열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파장대의 전파를 ‘마이크로파’라고 명명한 스펜서는 즉시 특허출원과 함께 실용화에 착수했고, 1954년부터 ‘레이더 레인지’(현재는 전자레인지로 불림)라는 이름의 새로운 조리기구가 시판되기 시작했다.

전파는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의 진동수보다 훨씬 낮은 진동수를 갖는다. 전파 외에도 X선, 감마선, 우주선, 마이크로파 등이 발견됐는데, 전자레인지는 이 중에서 마이크로파가 물체 내의 분자들, 특히 수분을 진동시켜 마찰열을 일으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한편 공간을 통해 전달되는 무선전신의 발명은 지구의 구석구석을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지구촌 통신을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라디오, 
텔레비전을 비롯한 매스컴의 출현을 가져왔고 20세기 후반의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꼽히는 휴대전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굴리엘모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이탈리아의 전기공학자로 무선전신을 발명한 업적으로 독일의 칼 브라운과 함께 190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3.타지않는 프라이팬에서 우주복까지

계란 프라이를 할 때 사용한 테플론 프라이팬. 현재 뒤퐁사의 등록상표로 주부들의 폭발적인 찬사 아래 시판되고 있는데 ‘타지 않는 프라이팬’으로 더 유명하다. 테플론은 고밀도 합성수지(플라스틱)의 일종이다. 그런데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지글러-나타 촉매 작용에 의해 생산된다. 올해 노벨화학상의 업적도 특별한 조건에서 이런 지글러-나타 촉매를 이용해서 만든 플라스틱의 전기전도성에 대한 것이다. 지글러와 나타는 1963년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한 주인공이다.

1953년에 독일의 칼 지글러는 몇몇 금속염화물과 유기 알루미늄화합물을 조합하면 매우 유효한 종합촉매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틸렌분자(CH2=CH2)들의 반응에 이 촉매를 쓰자 고밀도 폴리에틸렌이 만들어졌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분자량이 크고 녹는점이 높으며 직선형 분자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이전보다 단단하고 강하며 물에 끓는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다.

지글러의 성공에 자극받은 이탈리아의 화학자 줄리오 나타가 이 기술을 프로필렌(C3H6)에 적용했다. 프로필렌은 에틸렌에 작은 탄소원자 1개의 메틸기(-CH3)가 붙어 있는 구조이다. 나타는 프로필렌분자들의 반응에 지글러의 촉매를 사용해 이전보다 뛰어난 고밀도 폴리프로필렌을 만들었다. 현재 고밀도 폴리프로필렌은 고밀도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이 강해 자동차 부품, 냉장고 등 많은 성형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또한 융단, 케이블 등에도 사용돼 폴리프로필렌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글러와 나타의 연구는 화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그것은 인간이 원하는 대로 중합체를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분자 연구의 배경 하에 테플론이 발명됐다. 하지만 초기에 만들어진 테플론은 천덕꾸러기였다. 제조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도 했지만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에서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과학자들은 원폭용 우라늄235를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물질의 하나로서 6불화우라늄이라는 위험한 부식성 가스에도 끄떡없는 재료가 필요하게 됐는데, 바로 이 용도로 테플론이 사용된 것이다. 이 물질은 예상대로 우라늄 화합물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고, 원폭 개발팀은 원하던 우라늄235를 추출할 수 있었다. 학자들은 이때 테플론이 발명되지 않았으면 원자폭탄의 개발은 상당히 지연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테플론의 골격은 폴리에틸렌과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테플론의 탄소-불소 결합은 폴리에틸렌의 탄소-수소 결합보다 강하며 환경의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 테플론은 거의 모든 물질에 녹지 않고 젖지 않으며 열 저항이 강하다. 테플론이 사용되는 가장 유명한 예는 타지 않는 프라이팬의 코팅재료이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뿌리지 않고도 음식을 들러붙지 않도록 구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테플론이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군사기밀이 해제된 후인 1948년부터이지만 주부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프라이팬과 냄비가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부터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타지 않는 프라이팬이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습관대로 프라이팬을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테플론이 벗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뒤퐁사는 연구에 박차를 가해 내구력과 접착력이 강한 제4세대 테플론을 개발해 이런 문제점을 개선했고 그후 폭발적인 수요가 창출됐다.

테플론이 사용되는 분야는 프라이팬뿐이 아니다. 대동맥이나 맥박보조기 등 인체 안에 장치돼야 할 물질은 인체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로 제조돼야 하는데 테플론이 바로 이런 용도에 적합하다. 테플론은 인공각막이나 턱, 코, 두개골, 허리나 무릎관절 등의 인공뼈, 인공기관, 심장판막 또는 힘줄이나 봉합용 실, 의치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테플론은 의류부분에서도 선풍을 일으켰다. 테플론을 이용한 가볍고 따뜻한 섬유조직이 발명됐기 때문이다. 이 의류제품은 스키복과 방한캠핑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의류제품의 이름이 바로 고어-텍스다.

또한 테플론은 우주복의 외피로도 사용된다. 테플론은 우주의 특수한 환경에서 태양의 강력한 복사열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최초로 궤도비행에 성공한 존 글렌의 우주복도 테플론이 코팅된 것이었다. 우주선의 앞부분이나 기타 내열 보호막 또는 연료탱크에도 테플론이 사용되고 있다.

테플론이 가장 폭넓게 쓰이는 곳은 전자산업 분야다. 사무실에 있는 수많은 전화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전선은 테플론 코팅으로 절연돼 있고 TV에도 테플론 부품이 들어 있다.


레오폴트 루지치카(Leopold Ruzicka)^크로아티아계 스위스의 유기화학자로 합성향료 폴리메틸렌과 테르펜에 관한 연구업적으로 193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4.인공향료 든 청량음료

아침에 출근하기 전 옷에 뿌리는 향수. 이 세상에는 수많은 향기가 있는데 왜 특수한 향기들만 유달리 향수, 향료로 불리며 인간의 사랑을 받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합물은 약 2백만종으로 이 중 약 40만종의 물질이 냄새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물질은 특히 입자들이 수분이나 기름에 녹을 수 있고 공기를 통해 날아갈 정도로 미세하게 쪼개질 수 있다.

향수가 비싼 가격에 팔리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공향수를 만들려는 시도가 추진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05년에 독일 화학자인 요한 바이어가 ‘유기색소, 히드로 방향족 화합물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청색을 내는 합성염료인 인디고의 구조를 규명하고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한 공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런 화합물도 합성방법에 따라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

1910년에 독일의 오토 발라흐는 테르텐 및 캠퍼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스위스에서 강의를 하던 크로아티아의 화학자 레오폴트 루지치카는 폴리메틸렌과 테르펜에 관한 연구로 1939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그들의 연구는 간단히 말해 합성향료를 개발한 것이다. 특히 루지치카는 향수의 중요한 성분인 사향의 냄새를 처음으로 합성했다.

발라흐는 식물성 오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개가를 올렸다. 식물성 오일은 강한 맛과 냄새를 풍기는 휘발성 성분을 갖고 있는데다가 이를 잘 혼합하면 인간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것으로 성적인 자극을 유발하는 특이한 냄새의 각종 방향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인공향료로 첨가할 수도 있다. 바로 수많은 음료수들에 들어 있는 향료들, 사과·파인애플·살구 ·바나나·오렌지는 물론 천연에서 나는 거의 모든 과일이나 식물들의 맛이 바로 이들의 연구결과로부터 파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기여한 자동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독일계 미국 이론물리학자로 광전효과 법칙을 발견한 업적으로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자동문을 설치한 건물이 많아졌다. 대형건물의 철책문이나 차고의 육중한 문도 자동으로 열린다. 그러나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은 어떻게 사람이나 차량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자동문이 열리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자동문에는 광전관이 장치돼 있다. 광전관이란 빛의 강약을 전류의 강약으로 바꿔주는 장치로 빛의 강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세슘(Cs)이 부착돼 있다. 세슘에 빛이 닿으면 전자가 튀어나가는데, 그 전자를 모아서 도선에 연결시키면 빛의 강약에 대응한 전류가 흘러 자동문이 개폐된다. 즉 사람이 앞에 가면 빛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바로 이 단순해 보이는 원리에 20세기 과학분야의 최대업적이라는 양자론과 광전효과가 숨어있다.

1900년 독일의 플랑크가 ‘빛의 에너지는 연속적이 아니다’라는 양자론을 발표했다. 즉 빛의 에너지가 연속적인 값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양자’라는 덩어리의 정수배가 된다는 것이다(과학동아 10월호 특집 ‘양자역학’ 참조). 플랑크는 양자론에 대한 연구로 1918년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금속에 빛을 비추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인 광전효과에는 빛을 파동으로만 생각했던 19세기말 설명하기 힘든 점이 있었다. 금속에 비추는 빛의 파장이 특정값보다 짧으면 전자가 바로 튀어나오고, 튀어나오는 전자의 에너지는 사용한 빛의 양이 아니라 파장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그것이었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빛에 대해 ‘에너지 양자’ 개념을 도입해(빛을 입자로 생각해) 이를 해결했다. 아인슈타인은 1921년 이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놀랍게도 양자론과 광전효과는 현대문명의 이기에 거의 모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TV, 컴퓨터, 카메라, 무인 방범기 등 수많은 첨단기자재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한다면 위의 노벨상 업적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제품들이 노벨상의 수상 대상이거나 수상 연구에 의해 파생된 것이다.한마디로 노벨상은 탄생한지 1백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인류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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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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