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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팜파, 그란차코, 파타고니아의 나라

열대에서 한대까지, 초원에서 사막까지, 한 나라 안에 이런 다양한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비록 이번에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미 두번이나 월드컵을 차지한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 아름다운 항구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수도로 정한 이 나라는 남아메리카대륙의 남동부에 자리잡고 있다. 남북으로 3천7백km에 이르는 이 광대한 국토의 서부에는 안데스산맥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다.

국토는 칠레보다는 못하지만 남북으로 무척 긴 모습을 보여준다. 북쪽은 남위2로 바로 아래 남회기선(남위 23.5°)이 지난다. 남쪽으로는 남위 55°지점까지 내려오는데 그곳에는 푸에고섬이 있다.

이처럼 남북간의 위도차가 33°에 이르기 때문에 한 국토내에 여러 기후대를 갖고 있다. 북쪽은 열대 또는 아열대성 기후지만 남쪽은 한랭한 아한대 기후다. 대개 아르헨티나의 국토는 다섯 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서부의 안데스산맥, 남부의 파타고니아대지, 중앙부의 팜파평원, 안데스와 팜파 사이에 있는 산록건조분지, 북부의 미시오네스대지와 그란차코로 구별되는 것이다.

그중 안데스산맥은 북부가 높다. 6천m급 산들이 즐비한데 여기에는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산(6천9백60m)도 포함된다. 안데스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1천m 부근까지 빙하가 내려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건조성 기후지역인 파타고니아. 이곳에는 광할한 초원과 관목(灌木)이 펼쳐져 있다. 특히 안데스 가까이에는 사막상태를 이룬 곳이 많다.

안데스와 팜파의 중간부분을 차지하는 산록건조분지는 남북으로 뻗어 있는 사막지대다. 이 사막의 특징은 오아시스가 많다는 점. 안데스에서 흘러 나온 하천과 샘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이다.
 

후마후아카의 산지^열대성 식물인 선인장이 보인다. 이처럼 아르헨티나의 기후는 열대에서 한대까지 다양하다.
 

우기에는 「진흙의 바다」로

대초원으로 널리 알려진 팜파지역은 면적이 60만㎢에 달한다. 지형이 매우 평탄한 팜파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반경 6백km의 반원을 그리며 펼쳐져 있다. 반원의 중심부는 기후가 18℃ 내외로 온화하고 강수량도 많아 흔히 습윤팜파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주변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 건조해진다. 이 주변지역을 건조팜파라고 한다. 이 지역의 토양은 비옥하기로 유명하다.

북부의 그란차코는 열대 사바나기후를 보여준다. 이곳은 하천을 따라 회랑(回廊) 또는 섬모양의 숲이 분포한다. 관목들이 섞여 있는 초원도 펼쳐져 있다. 이 지역이 우기(雨期)를 맞으면 온통 '진흙의 바다'로 변한다.

미시오네스대지는 브라질고원의 일부인데, 열대우림 지역이다.

은의 나라

아르헨티나는 라틴어로 은(銀)이란 뜻이다. 국토의 중앙을 흐르는 큰 강을 거슬러 올라 가면 은의 산지에 도달한다고 해서 붙은 국호다. 실제로 그 강의 이름도 스페인어로 은을 가르키는 라 플라타(La Plata)다. 16세기 중엽 이후 스페인의 식민지였다가 나폴레옹의 스페인 점령을 틈타 독립을 쟁취했다. 독립(1816년)을 선언한 뒤 스페인어를 쓰기 싫었기 때문에 라플라타 대신 아르헨티나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브라질 칠레와 함께 남미의 ABC국 중 하나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원주민은 인디오다. 하지만 지금은 북부지방에 2만~3만명의 인디오가 살고 있을 뿐이고 대부분은 스페인계 이탈리아계 독일계 네덜란드계 백인들이다. 원주민과 백인과의 혼혈도 물론 많다. 이들이 바로 팜파를 누비는 가우초들이다. 가우초들은 주로 목축에 종사하고 있다.

스페인어(가스텔야노라고 한다)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페소(peso)를 지불수단으로 삼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총면적은 약 3백70만㎢. 그중 2백79만㎢는 남미 대륙에 붙어 있고 나머지 90만㎢는 남극 대륙내에 있다. 인구는 현재 3천만명 정도이므로 인구밀도는 1㎢당 10명 꼴에 불과하다.
 

「남미의 파리」부에노스 아이레스^팜파를 배후지로 삼아 세워진 이 도시에는 라플라타강이 흐른다.
 

탱고와 삼바 음악에 맞춰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예술가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에르네스토 사바토, 브루노 겔버 등이 있다.

또 연중 2백회 이상의 공연이 열리는 세계 3대 오페라홀중 하나로 꼽히는 코롱(Colon)극장도 자랑거리. 특히 아름다운 디자인과 완벽한 음향시설은 이곳을 찾는 사람을 경탄케 한다. 토스카니니, 카루소, 누레예프, 스트라빈스키, 마고트 폰테인 등이 공연했던 이 극장은 가히 파리의 오페라극장, 밀라노의 스칼라좌와 견줄만 하다.

민속음악으로는 유명한 탱고가 있다. 이밖에도 삼바 차카레라 등 인디오의 전통과 스페인풍이 어우러진 아르헨티나 특유의 리듬이 있다.

교육은 초등교육이 의무화돼 있다. 문명률이 극히 낮아 선진국 수준의 교육보급률을 보이고 있으며 1613년에 창립된 코르도바대학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각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만도 5명이다.

파토와 폴로를 즐겨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는 뭐니뭐니해도 축구다. 많은 프로팀이 있고, 각지에 훌륭한 경기장이 설치돼 있다. 1978년에 월드컵을 유치해 처음 우승을 맛본 이래 1986년에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활약으로 두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올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하는 저력을 보였다.

말을 타고 하는 파토(pato)와 폴로(polo)도 인기 스포츠다. 이밖에 테니스 하키 등도 젊은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럭비도 잘 하는데, 국가대표팀인 '로스 퓨마' 팀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마라도나와 여자테니스선수인 가브리엘라 사바티니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 있으나 국민 대다수는 카톨릭 신자다. 국가도 이를 인정, 대통령이나 부통령은 반드시 가톨릭신자여야 한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축산국으로 이미지가 심어져

2차대전 후 아르헨티나는 꾸준히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산업의 근간은 농·목축업이다. 근대공업에 필요한 기초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업화가 여의치 않은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축산국이라는 이미지가 깊이 박혀 있다. 수출에 있어서도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국토의 40% 이상이 목장과 목초지라는 사실은 농축산업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농축산 생산의 중추지역은 팜파.

세계에서 여덟번째로 넓은 국토를 갖고 있으며(한반도의 14배) 1인당 육류 소비량이 세계 최대인 아르헨티나에는 볼만한 곳 또한 많다.

그중 수도이자 아름다운 무역항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시 전체가 볼거리다. 9백만의 인구가 집중돼 있는 이곳은 역사의 도시이기도 하다. 실제로 1810년 이래 남미의 모든 역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요(5월)광장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라플라타강의 하류에 자리잡은 이 도시에는 '남미의 파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팜파를 배후지로 하여 성장한 이 도시에는 1821년에 세워진 국립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이 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3국 국경에 위치한 이구아수폭포도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너비 4.5km, 낙차평균 70m. 영화 '미션'을 통해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진 이 폭포는 미국의 나이아가라폭포 보다 모든 면에서 크다. 암석과 섬 때문에 20여개의 폭포가 갈라져서 갈색에 가까운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 지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정부는 현재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포사다스에서 증기선을 타고 폭포에 접근한다.

그란차코는 케브라초의 산지

인디오 말로 평원을 뜻하는 팜파(Pampas)는 북쪽으로는 그란차코에 접하고 남쪽으로는 파타고니아에 연결된다. 국토의 총 면적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4분의 3이 밀집해 있다. 연강수량 5백mm를 기준으로 습윤팜파(동부 대서양쪽)와 건조팜파(서부)로 나뉘는데 습윤팜파에서는 옥수수, 건조팜파에서는 밀을 주로 기른다. 팜파의 개척은 1870년대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는 목양(牧羊) 중심이었다. 그후 냉동선의 발달과 알팔파의 보급에 따라 점차 육우(肉牛)를 기르는 농가가 늘어났다. 그 결과 현재 목양업은 건조팜파 지역으로 밀려났고, 습윤팜파 지역에서는 목우(牧牛)를 주로 하고 있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콜로라도강의 남쪽 지역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남미대륙의 남쪽 끝 부분인 것이다. 이곳에는 한랭한 사막지역이 펼쳐져 있는데 알루미나 석탄 철광석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차코저지, 즉 그란차코(Gran Chaco)는 아르헨티나 북쪽의 대평원이다. 인구가 극히 희박한데, 이곳 사람들은 타닌의 원료인 케브라초 채취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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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페르난도 툴리오 세르베토 2등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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