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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후 각국의 군사 정세와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 해군의 전략과 전술은 계속 변화되고 있다. 대규모적인 세계 전쟁이 국지적인 지역 전쟁으로 변하면서 해전 장소가 외해에서 연안으로, 작전 형태도 해군의 단독 작전에서 육군과 공군 및 해병대와의 통합 작전과 연합 작전으로 바뀌면서 군함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적군의 전투기와 미사일 공격을 격퇴하는 대공중전, 적군의 잠수함 공격에 대응하는 대잠수함전, 군함의 공격에 대비한 대수상함전, 전자파 교란을 통해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한 대전자전, 군사 정보전에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한 대정보전, 그리고 적군이 설치한 기뢰에 대항하기 위한 대기뢰전 등에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체계들이 군함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최첨단 과학 기술의 집합체인 이지스함과 같은 다목적 군함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군함의 대표 항공모함
 

군함은 군함 몸체, 추진 장치, 무기 체계, 전투 체계 및 승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군함을 크게 나누면 전투용 군함과 지원용 군함으로 구별되는데, 이 글에서는 전투용 군함에 관해 기술하기로 한다. 전투용 군함은 크게 항공 모함, 잠수함,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상륙용 군함, 고속 함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배수량을 기준으로 하면서 탑재된 무기와 수행하는 임무에 따라 나눈 것이다. 배수량은 아르키메데스 원리에 의해 군함 때문에 밀려나온 바다 물의 부피에 밀도를 곱한 값으로 일반적인 배의 크기를 나타낸다.

항공모함은 배수량이 3만-10만t이나 되는 거대한 군함이다. 50-1백대의 비행기를 탑재하고 발진시킬 수 있는 항공관제시설을 갖추고 사실상 수상이동 항공기지 역할을 한다. 재래식 항공 모함은 2차대전을 계기로 해상 세력의 근간으로 떠올랐다. 배의 전체를 덮는 넓은 비행 갑판이 특징이다. 토마호크, 스탠더드 암, 스패로우 등 강력한 미사일을 갖추고, 전투기를 강제로 당겨 이착륙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성능 증기식 캐터펄트(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서 이륙할 때는 양력을 키워주기 위해 비행기를 잡아당겨 주고, 착륙할 때는 제동해주는 장치이다), 각종 관제 장치, 격납고, 탑재기용 엘리베이터, 배의 좌우에 대한 공격과 수중공격에도 방어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 크게 공격용 항공모함, 경 항공모함, 호위용 항공모함, 상륙 작전용 항공모함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에서 경 항공모함을 포함해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및 최근의 태국까지 10개국뿐이다. 미국은 최근까지 가장 많은 15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재래식 항공 모함은 배수량이 7만-10만t, 길이가 3백17-3백24m이며, 최대 속도는 30-35노트로 거대한 몸체에 비해 속도도 빠른 편이다. 동력 장치는 기관(汽罐)이나 핵반응로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승조원은 항공단 승조원 약 2천여명을 포함해 총 3천여명이다. 1척당 건조비가 약 5천억원이나 된다. 영국에서 개발된 수직 이착륙기인 해리어 기를 탑재한 경 항공모함은 배수량이 1만-3만t이고, 길이가 1백80-2백30m이며 비행 갑판에는 캐터펄트가 없는 대신 스키 점프식 갑판이 설치돼 있다. 건조비와 유지비가 재래식 항공모함의 1/10 정도로 비용이 싸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경 항공모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잠수함은 물 속에 잠항할 수 있는 모든 군함을 포함한다. 그 종류에는 공격용 잠수함, 대공용 잠수함, 초계용 잠수함, 대잠수함용 잠수함, 미사일 잠수함, 부설용 잠수함, 표적용 잠수함 및 연습용 잠수함이 포함된다.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및 중국뿐인데, 미국 99척, 러시아 42척, 영국 19척, 프랑스 6척, 그리고 중국이 5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들은 수중 배수량이 6천-2만6천t이고, 수중에서의 최대 속도가 30노트 이상인 잠수함이 있을 정도로 속도도 매우 빠르다. 임무도 대공중전, 대잠수함전 및 대함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 시스템이 배치돼 있다.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한편 순양함은 8천-2만t의 배수량을 갖춘 군함이다. 함대를 구성해 지휘하면서 작전에 참여하거나 단독으로도 수색, 초계, 호위, 육상포격을 할 수 있는 군함이다. 때문에 대공, 대함, 대잠수함, 대지 공격능력을 갖추고 있다. 원래 순양함의 주된 임무가 대함 전투여서 포력에 중점을 두고 건조돼 왔지만, 최근에는 이지스(AEGIS) 전투 체계를 갖추면서 다목적용 군함으로 변신하게 됐다. 또한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이나 어뢰를 발사하고, 함포 등으로 적을 파괴하는 공격력뿐만 아니라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력, 고속운항 성능도 월등히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순양함이 다목적용 전투 체계를 갖춤에 따라 상부 구조물이 증가해 배수량이 1만t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군함이 방향을 바꾸거나 자세를 바꾸는 복원성능이 나빠지는 경향이 생겼다. 최근의 순양함은 상부의 구조물을 재배치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데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구축함은 잠수함을 쫓아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3천-1만t급으로 함대나 기동 선단의 대공, 대잠수함 방어임무를 수행한다. 구축함은 고속으로 적의 함대를 격침시키는 것이 주 임무였는데, 2차 대전 이후에는 해전 양상이 변하면서 호위, 경계임무와 함께 적의 전투기와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시키는 것이 주 임무로 부과됐다. 호위 구축함은 주로 기동 부대를 따라 대잠수함전과 대공중전에 관한 호위와 경계를 담당하고, 대공 초계 구축함은 대형 레이더를 이용해 적의 공습에 대처하면서 아군의 항공모함과 항공기 등을 유도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또한 특별히 대잠수함 공격력을 강화시켜 잠수함만 전문으로 격침시키는 대잠 구축함도 있다. 최근에는 여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격퇴시킬 수 있는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면서 배수량이 약 9천-1만t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은 최대 속도가 35-40노트로서 공대공 미사일, 대함 미사일, 단거리 미사일, 근접방어 무기 체계, 대공포 등 완벽한 다층 방공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점 결합한 다목적 군함도

최근 들어 전략적 필요가 다변화되면서 서로 다른 특성을 결합한 다목적 군함이 개발되고 있다. 공모양육함은 항공모함과 중대형 군함의 기능을 결합한 반면, 상륙작전에 유리한 강습 상륙함은 헬리콥터 25-30기를 탑재하고, 상륙정 3-5척과 상륙군 4백-1천9백명을 싣고서 전투와 상륙작전을 동시에 만족시기는 군함이다. 최근에 건조된 미국의 산 안토니오함이나 일본의 오오스미함은 수직 이착류기인 해리어기를 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앞으로의 이러한 다목적 군함의 건조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위함은 프리깃함이라고도 부른다. 호위함은 1천-2천t급으로 아군의 주력함정을 적의 함정이나 항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함포와 대공포를 장착하고 있는 함정이다. 최근에는 무장을 더 많이 하기 위해 5천t까지 배수량을 늘린 호위함도 건조되고 있다. 구축함보다는 속력, 무장력 및 크기가 다소 열세하나 대잠수함전, 대수상함전에서는 위력을 발휘한다. 프리깃 호위함은 보통 배수량이 2천t 미만이지만,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2대 정도의 대잠수함용 헬리콥터를 탑재할 수 있는 3천-4천t급 호위함도 운용하고 있다. 또한 고속정과 호위함의 중간 특성을 보유하며 주로 대수상함전 임무를 수행하고, 연안 초계 임무에 운용되는 배수량이 1천t 미만인 코르벳트 초계함도 있다. 초계함은 연안을 경비하는 임무를 주로한다. 약 1천2백-1천7백t 정도로 일정지역에서 적의 습격을 감시하고 방어해야 하므로 고속정과 호위함의 중간적인 특성을 갖추고 있다. 전함과의 전투 임무도 수행하지만 주로 연안을 경계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고속정은 3백t 이하의 소형함정에 유도탄 함포, 어뢰를 탑재하고 고속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연안에서 적 함정을 기습하는 작전과 항만을 방어하는데 사용된다.

제우스의 방패, 이지스함

최근에 건조되고 있는 군함에서 자체의 순항성능과 장착무기가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다양한 목적에 적절한 임무수행을 위해 대부분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신이 사용한 무적의 방패에서 따온 말이다. 이 체계는 원래 군함의 대함 미사일 공격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체계이다. 하지만 이지스 체계는 대공, 대함, 대잠수함전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함정 바깥과의 정보교환을 통제하고 함정의 전투행동을 총괄하는 전천후 통합시스템이다.

이지스함은 미국과 일본만이 보유하고 있는 금세기 최고의 전함으로 꼽힌다. 미국의 RCA사가 1969년 개발한 획기적인 방공시스템을 바탕으로 70년대 초반부터 미해군의 주력함에 실전배치되면서 현실화됐다. 현재 미군은 6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4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의 핵심은 레이더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인간이 개입하기 이전에 전투정보센터가 자동으로 인식하고 위상 배열 레이더, 무기 통제 체계, 스탠더드 미사일 및 최신 미사일들을 조합시켜 적의 공격에 대한 거의 전자동의 방어체계를 구축한 점이다. 1백20도를 커버하는 레이더 4개로 공중 목표물은 2백80km, 수평선 상의 돌출목표는 72km까지 탐지할 수 있으며, 탐지된 목표물도 레이더에서 2백개까지 동시추적이 가능하다. 고공목표용 미사일 90발을 장착하고 동시에 9발을 목표물에 발사할 수 있다. 또한 발사된 미사일 18개를 동시에 공중 유도할 수 있으며, 미사일이 목표물에 접근하면 목표물에서 반사된 전파를 잡아 미사일에 정보를 줌으로써 거의 100%의 명중률을 자랑한다. 또한 이지스함은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었다. 이처럼 위력적인 이지스함은 현재 1대당 가격이 8천억원정도로 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