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자주빛의 레드와인에서 연노랑의 화이트와인, 분홍빛 로즈와인까지. 최근 와인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와인의 다채로운 빛깔이 바이러스성 ‘이동유전자’ 때문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사이언스’ 5월 14일자에 발표됐다. 이동유전자는 세포의 DNA 속으로 들어가 융합된 바이러스성 DNA가닥으로 인간의 DNA에서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포도껍질의 짙은 자흑(紫黑)색은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을 만드는 유전자 때문이다.
일본 과수연구원 쇼조 코바야시 박사팀은 청포도와 연한 붉은색 포도의 안토시아닌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동유전자 조각이 끼어있어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전자는 쌍으로 존재하는데 한쪽만 망가지면 색소가 소량 만들어져 로즈와인용 품종인 연한 붉은빛 포도가, 둘 다 망가지면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아 화이트와인을 얻는 청포도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