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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는 진화해도 인간이 될 수 없다

인류의 사촌 유인원

1859년 우스터 주교부인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됐다는 소식을 듣자 “맙소사, 인간이 원숭이의 자손이라니. 사실이 아니길 바랄 수 밖에…. 그러나 사실이라면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기도를 드리자”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 귀부인이 당황하는 모습은 당시의 신문과 잡지에서 부풀려 소개됐다.


영장류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먹잇감을 사냥하기에 유리한 해부학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걱정했던 대로 ‘인간이 원숭이의 자손’이란 말은 널리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세기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시대에 있었던 오해가 아직도 판치고 있다. 오늘날 유인원 중에서, 특히 침팬지가 우리 조상의 ‘원시적인’ 모습으로 종종 인식되고 있음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원숭이나 침팬지가 인간의 조상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약 5백만-8백만년 전에 인류와 침팬지는 그들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후 각각 독자적인 방향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유인원은 생화학상, 해부학상 인류와 가장 가깝게 닮았다. 이들은 두드러지게 영장류(primates)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럼 유인원과 인류는 영장류 중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사람은 좁은코 원숭이?

영장류는 16목의 다른 젖먹이동물(포유류)과 어떻게 다를까? 영장류는 몸의 크기, 모습, 행위 등에서 많은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영장류’라고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장류로 규정할 수 있는 몇개의 해부학·생리학상의 특징이 찾아진다. 이런 특징들은 스미스의 ‘나무 위 생활이론’(영장류의 해부학상 특징은 이들의 조상이 나무 위에서 살았기 때문이라는 가설)과, 카트밀의 ‘사냥을 위한 시각발달이론’(영장류의 조상은 땅 위에서 살던 식충류(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동물)로 나무 위로 올라가 먹잇감을 사냥하기에 유리한 해부학상 특징을 발전시켰다는 가설)로 설명된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1백80종류의 영장류가 산다. 대부분은 북위 25도와 남위 30도 사이의 열대지방에 있다. 이들 중 약 80%는 남아메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의 열대 삼림지대에, 그리고 일부는 사바나와 준사막지대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그림1).


(그림1) 영장류의 분포도


영장류는 몸집이 작은 프로시미안(prosimian: 마다가스카르 섬에 사는 여우원숭이와 쥐원숭이가 여기에 속함)과 몸집이 큰 앤스로포이드(anthropoids)로 크게 나누어진다. 영장류의 몸집은 나무 위에서 네발걷기로 이동하거나, 땅 위를 깡충깡충 뛴다거나, 팔을 사용해 움직이는 방법 등 걷는 방법과 관계가 있다.

두 팔을 사용해 빨리 움직이는 긴팔원숭이같은 영장류는 '나무가지타기'(brachiator)라고 부른다. 영장류 중 가장 몸집이 큰 고릴라는 땅 위에서 네발로 돌아다니며, 침팬지는 나무 위에서는 두 팔을 사용하고 땅 위를 돌아다닐 때는 네발을 사용한다. 이때 침팬지는 고릴라처럼 손마디 바깥 면으로 땅을 짚고 걷는다. 땅 위를 두발로 걸어다니는 영장류로는 사람이 유일하다. 이처럼 각기 다른 ‘걷기방법’은 사람과 사람 이외의 영장류를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앤스로포이드 영장류는 해부학상 납작코 원숭이와 좁은코 원숭이로 구분된다. 유인원과 인류는 좁은코로 분류되며, 앤스로포이드 중 초과(superfamily)인 호미노이대(hominoidea, 일반으로 호미노이드라고 부름)에 속한다. 전통적으로 호미노이대는 인류과(hominidae)와 유인원과(pongidae)로 나누어진다(그림3). 그런데 문제는 발견되는 화석 영장류들이 유인원과에 속하지 않으므로 지금은 절멸된 독자적인 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림3) 전통적인 인류와 유인원의 분류


분자생물학의 연구에 따르면 살아있는 아프리카 유인원인 침팬지와 고릴라는 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유인원인 오랑우탄보다 인류에 더 가깝다(침팬지는 DNA의 98.6%가 사람과 닮았음). 이는 침팬지와 고릴라는 인류와 함께 인류과로 분류되어야함을 의미한다(그림2).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절멸됐거나 살아있는 인류만을 인류과로 분류하는 전통을 따르고 있다.


(그림2) 분자생물학에 따른 인류와 유인원의 분류


유인원과에 속하는 영장류는 각각 작은 유인원과 큰 유인원으로 구분된다. 유인원 중 인류와 가장 가까운 영장류는 큰 유인원으로, 침팬지(Pan troglodytes)와 피그미침팬지(P. paniscus), 오랑우탄(P. pygmaeus), 그리고 고릴라(Gorilla gorilla)가 여기에 속한다.


새끼를 돌보고 있는 오랑우탄 암컷.


오랑우탄·고릴라·침팬지

오랑우탄은 아시아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지역의 숲속에 살고 있는 큰 유인원이다. 빙하기에는 지금 살고 있는 지역보다 더 널리 퍼져 있었으며, 중국지역에서도 살았다. 몸집은 성인 남자만큼이나 크다.

오랑우탄은 팔이 길어, 두 팔을 쳐들면 키가 약 2.5m 정도가 된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아주 휘어져 있다. 나무를 천천히 기어오르며 과일과 열매 그리고 잎사귀들을 주식으로 한다. 오랑우탄의 수놈들은 암놈에 비해 몸집이 아주 크며 몸무게가 1백35kg을 넘는다. 수놈들은 시간의 대다수를 땅 위에서 보내며 항상 혼자 있다. 짝을 이루고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며 새끼들과 같이 사는 암놈들이 모여 있는 영역을 어슬렁거릴 때는 교미할 상대를 찾거나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다. 수놈들은 서로 소리를 통해서, 또는 냄새로써 자기의 영역을 지킨다.

영장류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큰 고릴라는 1800년대 중반까지 유럽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 아프리카 콩고의 우기 삼림지대와 중앙 아프리카의 산악 기슭에서 사는 고릴라는 주로 땅 위에서 생활한다. 성인 수놈은 몸무게가 2백30kg 정도 나가며, 암놈의 몸무게는 수놈의 절반 가량 된다. 고릴라는 두발로 서 있는 시간이 많으며, 긴 팔을 이용해 손마디 바깥 면으로 땅을 짚으며 걷는다. 늙은 수놈은 등의 털이 갈색과 흰색으로 변해 ‘은빛등(silverbacks) 고릴라’라고 불린다.

고릴라는 야채만 먹으며, 특히 대나무 잎을 좋아한다. 가족은 환경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지만, 가장 대표되는 구성은 한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은빛등을 가진 수놈, 이보다 젊은 검은등의 수놈 2-3마리, 최고 6마리 정도의 암놈들과 새끼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기 영역을 고집하지 않아 다른 그룹과 다투지 않는다. 고릴라는 밀림 속에서 살기 때문에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오랫동안 난폭한 맹수로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아주 얌전한 동물임이 최근에 밝혀졌다.

침팬지는 보통 침팬지와 피그미 침팬지의 두 종이 있으며,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산다. 몸의 크기는 긴팔원숭이와 고릴라의 중간에 속한다. 암놈은 수놈보다 10% 정도가 작아 암·수 사이의 몸 크기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땅 위를 다닐 때는 손마디 바깥 면으로 땅을 짚고 걸으며, 숲 속의 나무에서는 팔을 이용해서 움직인다. 때로는 두 방법을 모두 쓴다. 대개 과일을 주식으로 하나 가끔 작은 동물과 원숭이, 작은 비비를 잡아먹기도 한다.

영국의 여성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돌은 침팬지의 사회행위를 20년 이상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침팬지는 40살까지 살기 때문에 구돌 여사처럼 오랫동안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침팬지는 전원을 좋아하고 평화스러운 동물로서 인식됐으나, 오늘날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침팬지는 50-1백마리가 15-20km² 정도의 지역에서 모여 살며, 만일 다른 침팬지가 그들의 영역에 들어오면 이를 잡아서 때리고 물고 때로는 죽여버리기조차 한다.

사람은 가슴과 음경이 크다

사람과 비슷하다는 침팬지와 고릴라는 사람과 해부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머리뼈를 보면(그림4), 유인원의 두뇌 크기는 사람의 3분의 1 정도. 사람의 얼굴은 유인원에 비해 편평하고 몸 전체에서 볼 때 아주 작다. 사람의 잇몸과 입천장은 넓은 포물선형인 반면, 유인원은 길고 좁은 사각형(U형)으로 앞쪽 두 귀퉁이에 커다란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다. 중추신경굼(척추신경 안에 있는 구멍)은 유인원의 경우 머리 뒤쪽으로 나 있지만, 사람은 머리밑에 위치하고 있다.


(그림4) 사람과 유인원의 비교^사람은 유인원에 비해 얼굴이 편평하고, 발뒤꿈치가 있어 두발로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해준다.


사지뼈에서는 더욱 뚜렷한 차이가 보인다. 사람은 걸을 때 발뒤꿈치가 땅에서 받는 충격을 막아주며, 발바닥 가운데가 움푹 파여 충격을 줄여준다. 유인원은 사람과 달리 옆으로 비켜나간 엄지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무릎 관절을 보면 사람은 무릎뼈의 가장자리가 허벅지뼈 끝의 파여진 부분 안에 자리하고 있고, 허벅지뼈는 몸 중앙선으로 향해 각이 져 있다. 이에 반해 유인원의 허벅지뼈는 납작하고 무릎뼈가 닿는 부분이 얇게 파여 있고, 다리는 밖으로 향해 굽어 있다.

사람의 엉덩뼈는 접시모양으로 둥글고 짧은데, 유인원은 길고 좁은 엉덩뼈를 지니고 있다. 사람의 등뼈는 S자 모양인데, 유인원은 등이 굽어져 마치 둥근 교각을 가진 다리와 같은 모양이다.

사람은 긴 엄지손가락과 짧은 손가락을 가지고 있지만, 유인원은 긴 손가락에 짧은 엄지손가락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위팔뼈와 허벅지뼈 길이가 거의 같은데 비해, 유인원은 위팔뼈가 더 길다. 유인원의 빗장뼈는 사람에 비해 더 크며 어깨쪽이 사람보다 올라가 있다.

사람과 유인원은 엉덩이힘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사람은 넙적하고 휘어져 있는 엉덩뼈에 두개의 힘살이 붙어 있다. 이 힘살들은 다리를 밖에서 안으로(옆에서 옆으로) 잡아당긴다. 결국 이 힘살들은 사람이 걸을 때 한발이 땅에 닿기 전 중력의 중심을 잡아당겨 몸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구실을 한다. 유인원에게는 이와 같은 엉덩뼈와 힘살이 없어서 두발로 걸을 때 온몸이 좌우로 움직인다.

물론 몸집의 크기로 사람과 유인원을 구분할 수도 있다. 침팬지는 암·수의 차이가 별로 없으나, 고릴라와 오랑우탄은 그 차이가 크다. 사람은 성에 따른 남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사람은 가슴과 음경이 다른 유인원과 비해 매우 큰 편이다.

침팬지는 의사전달 가능

유인원은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을까. 말이란 단어들을 써서 문장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시공을 초월해 의사를 서로 소통하게 하는 것.

1970년대에 침팬지에게 몸짓언어나 컴퓨터를 이용해 말하는 법을 가르치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는 “말이란 사람에게만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테라스라는 학자는 촘스키의 주장이 일부 틀렸다며 ‘님 침스키’란 침팬지가 사인(신호)으로 의사를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침스키는 사인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함께 일하면 할수록 더욱 더 많은 신호를 익힌다고 테라스는 보고했다. 그런데 침팬지는 이미 알고 있는 단어들로 생각을 표현하는 문법의 법칙들을 사용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 연구결과 “침팬지는 사람처럼 문법을 사용해 생각을 표현할 수 없으며, 또한 동물들은 대사를 가르쳐 준 후에야 단지 가끔 신호를 보낸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미국 스탠퍼드대의 패터슨은 ‘코코’라는 고릴라를 연구해 테라스와는 반대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말이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미국 조지아주의 요크영장류센터에 있는 ‘라나’라는 침팬지는 펀칭버튼을 이용해 문장을 만들고 서로 의사를 교환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유인원이 사람의 말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연구자들은 1970년대의 연구결과와 달리 유인원이 말을 배운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침팬지와 고릴라의 발성 구조는 사람의 발성 구조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말을 가르치는 것은 별로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유인원의 의사전달에 대한 연구는 유인원이 자신들 그대로이기보다 좀 더 사람처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생각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본다. 실례로 침팬지의 경우 사냥할 때 이들이 연모를 사용하는 것은, 갈라파고스섬에 사는 핀치새들이 주둥이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다시 말해 사람이 연모를 사용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유인원이 인간이 될 수 없는 이유

사람들은 묻는다. 만일 진화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유인원으로부터 진화됐음에 틀림없는데, 왜 아직도 사람으로 진화하지 않은 유인원이 살고 있느냐고. 또 유인원이 언제 사람으로 진화할 것인지.

이런 의문은 조상에 속하는 집단이 모두 후손집단으로 진화했다는 가정과, 유인원이 사람으로 변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 진화를 나무에 비교한다면 유인원에서 인류가 출현했다는 생각은 유인원이라는 관목에서 줄기 하나가 갈라져 마침내 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인원과 인간은 같은 관목(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각각 침팬지, 고릴라, 사람으로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오늘날의 인류와 유인원들은 각자 다른 길을 따라 진화해온 마지막 산물이기 때문에 어떤 유인원도 인류로 진화해 갈 수는 없다.

인류 진화의 가계도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으로부터 우리 자신인 슬기사람까지 진화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미래에 우리는 어떻게 분화해갈까.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환경은 진화상 분화를 일으킬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분화를 일으킬 만큼 고립되지 않았으며 집단 내에서 분화를 일으킬 만한 요인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인류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촌에서의 교류가 아주 활발해 한 종으로 동일화되어가고 있다. 인류에게 분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고립된 집단이 요구되는데 아마도 우주로 나가 정착한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고립된다면 가능한 이야기다.

유인원의 미래

유인원이 중요한 연구대상인 것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기 때문이나 지난 반세기 동안 유인원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부정확했다. 가장 극적인 예가 거대한 고릴라인 킹콩의 출현이다.

킹콩은 지난 40년간 유인원을 극도로 상징화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의 고릴라는 킹콩을 닮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랑우탄과 침팬지 또한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미지와 다르다. 우리는 지금까지 유인원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유인원은 3만5천-10만5천마리의 오랑우탄, 5천-9천마리의 삼림 고릴라, 1천마리가 채 되지 못하는 산악 고릴라, 그리고 적은 수의 침팬지들뿐이다. 그런데 이들은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큰 유인원들이 살고 있는 열대 우림지대는 점차 황폐해지고 있으며, 벌목 때문에 점차 유인원의 삶의 터전이 없어지고 있다. 열대우림지대는 지구에서 생물들이 가장 다양하게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개발이란 명목으로 삼림이 파괴됨으로써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많은 생물들이 매일 지구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대부분의 생태학자들은 중생대 말에 일어났던 생물의 대절멸 사건과 같은 일이 앞으로 생길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그것은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 같은 자연재난이 아닌 사람에 의한 파괴행위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영장류의 3분의 1 이상이 멸종이라는 위험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영장류는 대개 식량을 필요로 하는, 그리고 삼림지대를 그대로 보존할 수 없는 개발도상국가들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보존문제는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유인원들은 아직도 먹기 위해, 또 스포츠라는 취미를 위해 사냥되고 있다. 침팬지의 경우 사람과 생화학적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여러 연구와 의학실험용으로 희생된다. 때로 이들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연구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균에 감염되기도 한다. 멸종되어 가는 동물들을 희생시켜 가뜩이나 많은 사람이란 ‘종’을 더욱 더 포화상태로 이끌어가는 것은 합리적인 일일까.

동물원에서 야생동물을 잡아가는 것도 또 하나의 위협이다. 미국의 샌디에고동물원 등에서는 야생동물공원을 만들어 많은 수의 고릴라를 키우고 보호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릴라와 오랑우탄은 지구상에서 거의 멸종 상태이며, 번식이 빠른 편인 침팬지도 위험한 상태다. 유인원은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는 사람과 달리 숲에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의 사회에 적응하며, 그들 사회의 기술과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들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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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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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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