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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구는 과학자들이 본래 ‘의도했던’ 대로 진행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 연구의 결과물은 본래 만들 때 담았던 의도대로 이용되지 않고 전혀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의약분야의 제품에서 이런 사례들이 많이 발견된다.

요즘 남성의 발기부전치료제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아그라는 본래 심장병 치료제로 쓰기 위해 개발된 것이었다. 또 해열·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은 본래 내복용 살균제로 개발된 것이었다. 한편 대머리였던 한 고혈압환자가 고혈압치료제의 일종인 미녹시딜을 복용한 뒤 머리털이 돋아나자, 그 뒤부터 미녹시딜은 탈모방지, 발모촉진제로 더 널리 쓰였다. 암치료제로 이용되던 인터페론의 경우 관절염에도 특효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물론 의약분야 외에서도 여러 사례가 있다. 중세시대부터 금이 아닌 물질에서 금을 만들기 위해 활발히 연구되던 연금술은 결국 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무수한 사람들의 실험과 노력이 펼쳐지면서 근대 화학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한편 20세기 중엽 지질학에서 대륙이동설과 판구조론을 과학자들로 하여금 받아들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암석에 남아있는 지구자기장의 방향을 측정한 자료였다. 그런데 이를 측정한 기기를 개발한 분야는 지질학이 아니라 물리학이었다. 원래 이 기기는 해저의 암석을 측정하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사실 과학연구에서 이처럼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배출되는 사례는 무수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평가절하하거나 폐기처분할 필요는 없다. 실로 과학기술은 종종 전혀 다른 분야에서 나온 결과물을 다시 활용해 새로운 성과물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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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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