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일시적인 기억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 약학대학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졸’이 기억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코티졸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농도가 높을 경우 뇌에 에너지가 공급되는 것을 저해한다.
실험에는 총 51명이 참가해 세그룹으로 나뉜 뒤 서로 다른 농도의 코티졸을 투여받았다. 첫 번째 그룹에는 복부수술과 같은 대수술이 있을 때 분비되는 정도로 높은 농도의 코티졸을 투여했고, 두 번째 그룹은 몇바늘 꿰맬 때 분비되는 양만큼, 세 번째 그룹은 코티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위약을 투여했다. 실험결과 높은 농도의 코티졸을 투여한 그룹의 15명중 14명이 읽어준 문장의 정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수술이나 입원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기억력 손상 외에 다른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 리더인 존 뉴커머 박사는 말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상적인 스트레스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 전에 가족의 사망소식을 듣거나 직전에 너무 많은 양의 공부를 해야한다면 공부효과가 떨어진다.
실험에 사용한 코티졸의 농도는 보통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양보다 월등히 높지만, 낮은 농도의 코티졸이 장기간 분비될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뉴커머 박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다행히 코티졸의 효과는 가역적이어서 투약을 중지하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기억력이 정상상태로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