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실험에서는 기온이 높으면 수목이 성장이 빨라진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진리가 지구생태계 전체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사이언스'(3월17일자)지에 발표됐다.
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에 걸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삼림지대는 최근 2년간 기온이 2℃ 상승했다. 이 기온변화가 수목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미국 라몬드 지구관측소의 야코비와드아리코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다. 이들은 알래스카 삼림경계 부근에 서식하는 나이 3백년 정도의 침엽수(노송나무)에 구멍을 뚫어 지름 5mm 정도의 원기둥 시료를 채취했다. 이 시료로부터 나이테의 폭과 밀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930년까지는 기온이 높으면 나이테의 폭이 넓어지고 밀도가 증가했다. 이는 지상의 기온 관측데이터와 일치했다. 그러나 1930-1940년까지는 기온이 상승했음에도 나이테의 폭이 좁아지고 밀도도 떨어졌다.
왜 수목의 성장이 저하됐을까. 야코비의 추정에 따르면 기온이 올라가면 잎에서 증산작용이 활발히 일어나 수목의 수분 부족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이때 강수량이 부족해 수분을 제때에 공급해주지 않으면 성장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 최근 등장한 나이테의 폭이 그해의 강수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도 이 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른 이유는 기온이 높아지면 해충의 번식력이 강해져 오히려 수목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것. 아무튼 삼림생태계의 변화에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